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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음 Sep 29. 2022

조급해하지마, 내가 안아줄 거니까

여름, 성장의 계절

 




변화를 감당해야 하는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면, 모두 다 비슷한 마음을 느끼고 있다면 기분이 조금 나아질까? 개학, 월요일, 인사이동처럼 변화를 동반한 하루는 모두에게 버겁다. 변화는 적응을 필요로 하고, 적응은 꽤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한다.



버거울거라 생각했던 하루가 끝나면 결국 힘들 것만 같았던 하루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조금은 버거웠어도 모두에게 버거웠을 순간이라는 건 약간의 위로로 다가온다. 변화보다 더 무겁게 다가오는 건 더 나은 하루를 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하루는 늘 예상치 못하게 저물고, 저문 하루에는 늘 아쉬움이 남는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금요일 저녁에 도착했음에도 잠이 들어버린 하루가 아깝다던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긴 대화를 기다렸는데 아주 짧은 목소리조차 듣지 못하고 하루를 끝낸다던가, 혹은 조금 더 오늘을 잘 보낼 수는 없었는지에 대한 아쉬움. 뭔가 풀리지 않는 무언가가 한 발자국 떼기 어렵게 만들었을 때 해결하지 못한 사실에 대한 속상함.



그럼에도 이렇게 계속 나오지 않는 해결책을 붙잡고 끙끙거릴 수는 없어서 최후의 조치를 꺼내야 한다면, 아마 아무런 생각 없이 하루를 보내는 게 최후의 조치가 아닐까. 아무것도 아쉬워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정보를 머릿속에 넣어줄 때 상황은 반전되고 만다.



“오늘은요, 조금은 덮어두고요     

밤공기를 즐겨봐요! 아주 시원하답니다     

조급해하지 말아요”           



쏟아져서 감당하기 어려운 고민들을 뒤로하고 밤공기를 즐겨본다. 여름인데도 시원한 밤공기를 맞으며 조급해하지 말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반복되는 생각의 고리를 끊어내고 모두 다 똑같은 마음이 들 거라는 사실에 안도한다. 바꿀 수 없는 것들을 조금은 덮어둔다. 시원한 밤공기가 뺨에 스치는 걸 가만히 놔둔다.




'신지음 계절집'의 사계절 중 '여름 : 성장의 계절'편 입니다.

4계절의 이야기가 틈틈히 올라올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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