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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노이 민언냐 Feb 08. 2023

베트남은 왜 스타벅스에 쓴 맛을 선사했나

커피 강국, 베트남                 일러스트by하노이민언냐

​눈 부셔! 반짝이는 광채를 품은 10주년 기념 로고에 시선 탈! 베트남 상륙 10주년을 자축하는 여기는 어디?

싱가포르 스타벅스
일본 스타벅스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어디 가나 널 벗어날 수 없다. 초록 빛깔 여, ‘세이렌’이 우리를 내려다보는 스타벅스다. 그 아래 환희의 춤을 추는 이가 있으니.. 광속으로 뛰어들어가는 만 12세의 쭌! 미국 자본주의에 촉촉하게 물들어버린 너는 역시 ‘나의 아들, my son, con trai tôi, mon fils, 私の息子’구나.

말레이시아 스타벅스
베트남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2013 월 2월 호찌민을 시작으로 커피 강국에 도전장을 내민다. 2014년 7월에는 하노이에 깃발을 았다. 미국 최대 커피 업체이자 글로벌 브랜드거침없는 커피 정복기가 시작된 것이다.

불패신화의 대 스타벅스에게 자비 는 쓴 맛을 선사하는 나라가 있다. 바로 베트남이다.


착석을 위한 눈치작전이 뜨거운 한국의 스타벅스를 떠올리면 도무지 상상이 안 가지만 5 - 6년 전까지만 해도 베트남의 매장은 아주 한산했다. 대접 네가 처음이야~


호찌민에서 1호점이 열릴 때만 해도 축제 분위기였다. 샐러브리티들은 앞다투어 인증사진을 올려 절로 광고가 되었고 젊은 세대들은 핫플레이스로 불다. 하지만 뜨거운 관심은 3개월 만에 차갑게 식었다. 결국 매출이 떨어져 겨우 업계 4위 수준에 멈추는 굴욕까지 맛봐야 했다. 유일하게 매장이 줄어드는 곳이 베트남일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달랏 원두를 쓰는 Lightly Coffee/ CAFE RAAW

사실 베트남의 커피 부심은 상당하다. 커피 원두 생산국으로 세계 2위를 차지하며 그 역사도 길다. 프랑스 선교사들이 커피나무를 들이고 재배를 시작한 게 1850년 대였다. 덕분에 ‘삼보일카페’라고 할 정도로 커피 천국의 위상을 자랑하며 흔한 커피 자판기필요 없을 정도다. 3만 동, 천오백 원이면 맛있고 신선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비싼 미국 프렌차이저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다. 특히 한 산미가 특징인 베트남 커피에 비해 아라비카 원두 베이스인 스타벅스는 맛부터 호불호가 갈렸다. 맥도널드를 떠올리며 실패의 우려도 일기 시작했다. 맥도널드는 첫 달만 반짝 반응을 보였을 뿐, 100년 된 스트리트 푸드의 대표 주자, ‘바잉 미’(바게트 샌드위치)에 단숨에 밀려버렸기 때문이다. 햄버거몇 배 비싼 ‘짝퉁 바잉미’ 취급 당하는 쓴 경험은 자칫 스타벅스에게도 가능한 이야기였다.

하이랜즈 커피
푹롱, 더커피하우스, 올데이커피, 아하커피

특히 베트남은 로컬 커피 브랜드가 상당히 많다. 흔히 아는 Highlands Coffee는 물론 Coffee House, Phuc Long 그리고 한국인들의 최애 브랜드인 Cộng CàPhê 등이 그렇다. 그중 20년 전부터 시작된 최대 브랜드는 단연 Highlands Coffee다. 일명 베트남 스벅으로 불리며 한 번이라도 여행을 와본다면 모두 한 번은 만나게 된다. 고급화 마케팅을 선보이며 엄격한 매장관리를 주도하지만 프랜차이즈 비용 또한 가장 비싸다. 가입 수수료는 35억 - 50억 동으로 약 152,000 - 217,000 달러를 웃돈다. 300개 이상의(500개로 추정) 지점을 보유해 가장 성공적인 기업으로 불리며 그 뒤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Cộng CàPhê 콩카페가 64개로 2위다. aha Cafe 아하 카페 또한 빠질 수 없다. 60개의 지점 수로 콩카페 뒤를 바짝 추격 중이다. 이외에 Coffee House 커피 하우스(150개 이상)나 Viva Coffee 비바 커피, Phuc Long 푹 롱 커피 등 다양한 브랜드가 있다.

브랜드별 수입 분배와 지점 수 비교, 분석 /출처 VN 익스프레스

이제 스타벅스가 베트남에서 웃지 못하는 이유가 설명이 되지 않.


물론 치열한 커피 시장을 뚫고 스타벅스가 10년을 이어온 것은 자축할 일이다. 특히 남은 지점이 열 개도 안 되는 위기의 ‘버거 킹’이나 진작에 백기를 들고 전면 철수한 샌드위치 브랜드 ’ 서브웨이’를 떠올리면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브랜드의 이름값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2021년 호찌민 1군의 2 개 매장은 이미 문을 닫았고 작년 6월 30일에는 호안끼엠 지점이 폐쇄되기도 했다. 70 개가 넘는 지점을 보유했지만 아직 코로나와 임대료 협상이라는 복병에 고군분투 중이다. 일부 매장은 아예 테이크 아웃 전용으로 전환할 계획도 있어 사업 확장은 쉬워 보이지 않는다.

사심 가득 최애 카페의 행진

하지만 예외는 늘 있는 법! 우리 집에서 만큼은 대단한 위상을 자랑한다. 스벅에 환장하는 예비 중1 아들분이다. 초록 간판만 봐도 ​이성을 잃고 달려드는 모습이란.. 헤어진 가족 상봉에 버금가는 뜨거운 재회를 연출하기도 한다. 자네, 로열코스터머로 둔갑하기엔 너무 이르지 않소.

Bonjour Cafe 호떠이점

떳떳하지 못한 건 엄마도 마찬가지랍니다. 1일 1 카페 투어에 진심이지만 역시 텀블러는 스타벅스가 '내 맘 속에 1등'! 로컬 카페에서 3만 동(한화 천오백 원)에서 5만 동(한화 백 원)의 커피를 마셔도 에코가방 깊숙한 곳에 스타벅스 텀블러를 품고 다니니 말이다. 인간의 이중성이란.. 벅의 굿즈는 너무 유혹적이지 말입니다.

결국 영롱한 빛을 뿜는 핑크 텀블러에 눈을 떼지 못하는 쩡이! 그리고 그 뒤엔 하트 모양의 컵에 홀딱 빠져 동공 지진을 일으키는 엄마가 있다. 딴 건 몰라도 10주년은 꼭 챙겨줘야 한다는 궁색한 변명만 줄줄 늘어놓으며 말이다. 딸아! 아무래도 올해 결혼기념일 선물은 스벅 굿즈로 해야 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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