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카페투어 사진by하노이민언냐
꼰 메오 어이~ con mèo ơi!
하노이 아래 같은 꽌 까페(quán cà phê) 없고 하늘 아래 같은 꼰 메오(con mèo) 없다. 천 가지 얼굴의 캣츠와 원두 볶는 집사들의 힐링 타임! 하노이에서 고양이 하다.
존재 자체가 천연 자연강장제! 숨결 하나까지 담고 싶다. 사심 듬뿍 사진은 스크롤 압박을 터뜨린다. 겁 없이 클릭한 당신에게 필요한 건 비행기 티켓이 아니라 안구, 손가락 운동! 재빠른 동공회전과 유연한 손놀림만이 장착했다면, 떠나자! 하노이 꽌까페 투어, 레츠 기릿!
Hãy đi gặp các bạn nhé! (하이 디 갑 깍 반 녜! 친구들을 만나러 고!)
1. Hub de Tana Coffee
자네 이름이 뭔가?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알렉산드르 오베르닌 미어 네코 베리 베리 스트로베리 5세, 순혈의 타이거 가문 후손이라네. 어흐으옹?!
‘나비야~’를 외쳤다가는 당장 애꾸눈 스크래치 소장 각이다.
안 본 이는 있어도 한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다. 척수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눈빛, 꼿꼿한 허리에 한 올 한 올 휘향찬란 황금색 털을 휘날리는 그대! '날 때부터 주인공'을 여기서 만날 줄이야.
온리 카테고리 고민으로 반나절 날린 거, 실화냐.
카페로 데려간다더니 웬 도서관?! 진지함이 뚝뚝 떨어지는 도서관 같지만 고양이 카페다. 사실 연재 2주 만에 예상치 못한 복병에 허덕이고 있다. 이름하여 목록 감옥! ‘카공족 카페’(6화 연재 예정)와 고양이 카페 사이에서 하루를 꼴딱 써버렸다. 이런 게 오뉴월 늘어진 ‘묘 猫’한 팔자인가.
야옹 대신 어흐응~ 내가 왕이 될 상인가.
햇살은 거들뿐! 기백 넘치는 자태, 카리스마 꼰 메오(con mèo 고양이)의 정석을 보여주는 녀석은 사람으로 치면 ‘왕’이 될 상이다. 고양이 기운에 압도당하는 게 처음인 인간은 당황스럽다. “자.. 잠시 커피를 마시고 가도… 되겠나이까?!” 무릎을 꿇어 허락을 구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 커피 주문도 눈치 보게 되는 건, 기분 탓?!
야옹~ 친화력 갑의 다정스러운 장난꾸러기들도 있다.
십인십색의 인간처럼 고양이도 십묘십색이다. 카페 안으로 시선을 돌리자 세상 프랜들리한 친구들이 보인다. 터치마저 허락할 것 같은 고양이가 하나 아니 둘! 하악, 호기로운 배드 가이 스타일도 좋지만 역시 만질 수 있는 너희도 좋다. 자칫 삭막한 작업현장이 평화로운 공간으로 전환된 건 너희 덕분이다.
말랑말랑 시공간이 아득해지는 오후, 너와 함께라 가능하다.
사뿐사뿐 소리 없이 다가와 옆에 앉더니 다시 옆 테이블에 자리 잡는다. 알고 보면 프로 인간 조련사, 밀당의 고수들이다. 가방 끈에 살포시 킥을 가하더니 신발 뒤에 앉아 털을 고른다. 너울너울 걷기가 앉기를 반복하는 너희는 전쟁, 테러 뉴스로 잠긴 바깥세상을 태양계 밖으로 밀어내는 슈퍼 빠워얼의 소유자였구나.
메뉴 개발도 게을리하지 않는 성실한 당신! 자주 만석이 되는 조용한 인싸, Hub de Tana Coffee!
음료도 맘에 들지만 시즌별 메뉴, 디저트 출시도 성실히 해낸다. 지난 10월 쭝투(Chung Thu 추석)엔 ‘초콜릿’부터 ‘견과류’까지 다양한 맛의 바잉 쯩(bánh trung 월병)을 내놓기도 했다. 충실한 본업 수행은 언제나 옳다. 물론 일 테이블 일 콘센트의 은혜로움도 카공족에겐 유혹적이다. 자칫 무한 평화 + 고요 속에 흔들흔들 낮잠과 사투를 벌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노 워리~ 알람 없이도 의식 회복이 가능하다. 드르륵 의자소리, 헛기침, 책장 넘기는 소리마저 투명하게 들리니 쉽게 눈을 뜰 수 있다.
앗, 뜨거워!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변태 본능! 널 영원히 기억해.
카페를 나서려니 느껴지는 뜨거운 시선! 하노이 여름보다 강하다. 이별하려니 내심 섭섭한 거냐. 너란 고양이는 내가 사라질 때까지, 문 앞에서 바라봐주었다. 일심단편 해바라기도 좋지만 결국 마성의 배드 가이에 끌리는 변태성이란! 심쿵 유발자, 알렉산드르 베리……블라 블라 5세야, 널 영원히 기억할게!
영업; 07;30 - 23;00
음료; 55-70,000 동(2500 - 3500 원)
디저트; 55,000 동(2700 원)
2. 골목카페와 고양이 카페의 교집합, 르 쁘띠 카페. Le petit Café
이 구역 주인공은 나야, 나! ‘고양이‘로소이다.
널 기다리고 있었어!
차도 오토바이도 진입 불가! 기계적 접근은 단호히 거절한다. 인적 드문 길의 먼 끝자락에 운명처럼 우두커니 있다. 자신을 보려면 한 발자국 더 가까이 오라고 속삭이는 걸까. 삼보 세 오토(xe ô tô 자동차)를 외치는 게으른 인간조차 걷게 만드는 마법의 카페! 간판만 봐도 걸음의 수고가 사르르 녹는 건 안 비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담았다. 올 포 유~
르 쁘티 카페는 하노이 골목 카페 탑 5에 꼽을 정도로 애정하는 곳이다. 이름처럼 아담한 공간이지만 무엇 하나 빠뜨리지 않은 종합 선물세트! 그린그린 꿈에 그린 정원, 여심 자극 인테리어, 다양한 인원을 위한 단단한 테이블(6인석부터 4, 2인석까지)과 푹신푹신 헤어 나오기 힘든 마력의 소파까지! 이런 욕심쟁이 같으니라고~ 상냥한 미소의 사장님은 한두 번만 가도 먼저 기억해 내고 인사까지 건네며 반겨준다. 이러니 안 가고 베기냐 말이지.
입구부터 익살스러운 캐리커처가 똿!
다시 시작된 ‘목록’의 굴레! 골목 카페에서 고양이 카페로 이름을 지웠다 썼다 반복하길 삼천일곱 번! 남다른 고양이 사랑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냥이를 향한 애틋함이 잠시 머무는 내게도 전해질 정도니, 이건 트루 럽!
대자로 뻗은 그대의 이름은 C 투 더 A 투 더 T! CAT 캣! (‘빅 to the 뱅’의 라임을 벗어나지 못한 X세대)
강렬했던 첫 만남을 어찌 잊으리. 그날의 분위기, 공기와 냄새까지 정확히 떠오른다. 대자로 뻗은 너를 발견한 나는 ‘헙’ 외마디 비명을 뱉으며 후진했으니 말이다. 이토록 인간미 넘치는 고양이를 보았나!
감히 널 고양이라고 불러도 될까.
이토록 완전한 낮잠을 취하는 생명체는 네가 처음이다. 고개 든 채 배를 깐 네게서 익숙한 향기가 난다. 숙제하라면 곧장 자고 마는 초딩5 잼민이 딸과 싱크로율 삼천 프로다. 빈자리를 찾느라 서성이는 손님이 스쳐도, 카운터의 벨이 울리고 커피 머신이 돌아가도 꼼짝하지 않는다. 화장실 입구라는 번잡한 포지션에도 지지 않는 정신력, 리스펙트! 진정한 챔피언이다.
르 쁘티 카페는 와플을 디저트로 판매한다. 핼러윈에는 두 눈 동그랗게 뜬 리미티드 버전도 판매했다. 혼자 분주히 와플을 굽고 커피까지 내는 주인장, 꼬렌! (파이팅, cố lên) 라테와 시그니처 음료인 크리미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두 모금 꼴깍하니 바닥을 보인 박시우(bạc xỉu)는 어쩐다?! 적은 양에 실망한 응어이 한(한국인, người hàn)! 하지만 40,000 동, 한화 2천 원이니깐 양심과 함께 셧 더 마우스!
영업; 08;30 - 22; 00
음료; 35000 - 50000동 (1700 - 2500 원)
와플; 45000 - 50000동 (2300 - 2500 원)
3. 그대와 함께 야옹, 수줍은 아기 고양이가 있는 Stay Coffee
Stay.. Stay.. Stay with me.
비 내리이느은~~~~~ 하노이! 왓더… 흐린 하노이에는 커피 탐방이 필수다. 비가 오면 제아무리 퍼석한 심장도 촉촉한 갬성에 젖기 마련이다.
이번에도 오셨네요. 카테고리 귀신이여!
또다시 밀려드는 목록의 고민! 왜 때문에 하노이의 카페는 모든 감성을 독차지하고 있을까. 나만의 골목 카페 타이틀을 붙일지, 고양이로 할지 몰라 지웠다 썼다를 반복한다. 그래, 결심했다. 순진 무구한 얼굴의 녀석들을 보고도 캐츠 카페로 명하지 않는 건, 배신이야! 힐링만 받고 등 돌리면 아니 되오~
침묵한 화이트 벽과 그 위를 누르고 선 단단한 책장
벽면을 가득 채운 아우성치는 그림들
그리고 사뿐사뿐 물드는 작은 발자국
그림보다 더 그림 같은 꼰 메오!
테이블 마저 잘생겼잖다. 무생물이지만 제멋대로 남자라고 엮어버리는 부산 뇨자~ 그리고 핸섬한 테이블을 정복한 건 바로 꼰 메오, 고양이! 무생물부터 생물까지 완벽이란 이런 거지. 그대들을 비추는 불빛 그리고 그림자, 구석구석에 들어찬 틈까지 흠잡을 게 1도 없다.
내려앉는 걸음마다 찰칵찰칵!
오전에 마신 진한 커피로 고구마 라테(논 카페인)를 마셨다. 쌀쌀해진 가을바람엔 뜨끈한 라테가 최고지 말입니다. 그리고 한 시간 전에 먹은 빵을 까맣게 잊은 망각의 빵순이는 또 디저트를 주문한다. 신 로이, 몸뚱이~
댓츠 롸잇! 고양이가 온다? 아니, 빵으로 돌진한다.
갑작스러운 냥이의 습격! 허기는 누구를 위해 울리나, 너도 배가 고프구나? 디저트를 탐한 건 엄마 고양이! 직원은 빛의 속도로 달려와 저지했다. 대담한 행동력을 보아 초범은 아닌가 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제압당하며 미수로 마무리된다. 직원은 멋쩍은 미소를 보이며 마미 캣에게 주의를 준다. 테이블이 삐걱댄 건 기분 탓이 아니었다. 알고 보니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나. 함께 헬스 가자, 마미 캣!
둑훈둑훈, 나대지 마, 심장아! 요동치는 심장박동에 놀라 달아나면 어떻게 해!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잖아. 꺄악, 러블리 큐트 스위트 베이비! 살금살금 그림자까지 조용한 아기 고양이가 맞은편 의자에 앉아주었다. 이런 행복, 누려도 될까. 캄 다운, 헐트 비트! 이러다 심정지 올지도 몰라!
엄마와 달리 한없이 작은 체격! 함께 있지만 경계심 가득한 시선은 거두지 않는다. 그렇게 잠잠히 한참을 머물던 녀석은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고개를 숙인 채 앉아있었다. 너무 작고 고와서 만져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소듕해서 지켜주고 싶단 말을 세상에서 가장 멍소리라 생각했건만… 그때의 썩은 나 자신, 반성하라.
플리즈 스테이 위드 미! 럽 미 어 리를~ 플리즈~ 매달리는 인간이란 얼마나 추한가.
온기만 남기고 사라지고 나니 아쉬움이 폭발한다. 가질 수 없는 너라서 더 욕심나잖아. 조금 더 함께 하길 바랐는데 말이지. 꽃과 장난치는 고양이가 이렇게 사랑스러울 줄은 몰랐다. 내 통장 다 너 줄게.(잔액이 없단 게 함정~)
아쉬울 때, 떠나자.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땀 비엣!(tạm biệt! 안녕!)
한참을 바라보다가 카페를 나선다. 하지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의자를 빼고 가방을 챙기는 손이 이렇게 굼뜰 수 있구나. 아쉬움 가득한 이별의 순간! 웬걸, 갑작스러운 턴으로 방향을 틀었다. 내게 배웅인사를 하러 와준 걸까. 또 한 번 심쿵, 요런 매력적인 고양이 같으니라고~
봐도 또 보고 싶은 너, 고양이 해줘서 고맙다옹.
영업; 08; 00 -22; 00
음료; 40000 - 60000 동 (2000 - 3000 원)
피. 에스.
고양이 카페만 따로 연재할 수 정도로 하노이는 고양이 천국! 덕분에 스마트 폰은 올웨이즈 용량 초과! 아깝지만 탈락한 하지만 묵혀두긴 과하게 러블리한 검은 냥이들과 우리 집의 살아있는 인간 냥이 사진으로 마무리!
다음 주, 금요일에 또 봐요. ‘헨 갑 라이 녜, Hẹn gặp lại nh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