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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월요병, 금요일에 끝내라

월요일을 두려워하는 당신에게

by 영보이 삼

30년 넘게 일했지만, 일요일 저녁만 되면 어김없이 무력감이 찾아온다. 월요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기분이다. 엄청난 업무 압박이 있는 것도 아니다. 딱히 힘든 일이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그저 일요일이라는 이유만으로 월요일이 두렵다.

이 불안감을 떨쳐내려 많이 노력하였다. 일요일 저녁 운동도, 액션 영화도, 다른 사람 만나는 것도 소용없었다. 오히려 '지금 할 일이 있는데 도망치고 있다'는 죄책감만 더해졌다. 운동으로 걷는 것조차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 외부 자극이나 활동으로는 근본적인 불안감을 해소할 수 없었다.

금요일은 늘 나름의 해방감을 안겨주었다. 한 주를 마무리하는 홀가분함에 취해, 그동안 쌓였던 일들을 미루기 일쑤였다. 당장 하지 않아도 되니 마음은 편했지만, 그 대가는 고스란히 월요일의 불안감으로 돌아왔다. 금요일의 달콤한 망각은 결국 주말 내내 나를 짓누르는 미룸의 짐을 키웠다.

이 악순환을 끊어내고 싶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일요일에 회사에 나와 버리는 것을 시도했다. 텅 빈 사무실에서 내일을 준비하며 '미리 대비하고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오래가지 못했다. 일요일에 회사에 나가는 것은 결국 금요일의 미룸을 일요일로 연장하는 것에 불과했다. '일요일에 가서 하면 되지'라는 생각은 금요일의 해방감을 더욱 부추겼고, 미루는 습관을 강화시켰다. 이 루틴은 월요일의 부담을 잠시 덜어주는 듯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었다.

결국 깨달았다. 월요병은 외부의 자극이나 환경 변화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문제는 내 안에, 바로 '미루는 습관'에 있었다. 이메일 하나, 작은 보고서 하나라도 쌓아두면 그것이 마음의 짐이 되어 주말을 좀먹는다.

내가 찾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금요일에 있었다. 그동안 미루고 미뤘던 일들을 금요일에 모조리 끝내버리는 것. 특히 쏟아지는 이메일을 거의 '클리어'하고 나면, 신기하게도 월요일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사라졌다. 일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다는 성취감이 불안감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평정심이 자리할 수 있었다. 물론, 이것만으로 월요병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일요일 저녁의 미묘한 다운된 기분이나 월요일에 대한 아주 작은 긴장감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금요일을 잘 마무리하는 습관 덕분에, 불안감은 훨씬 줄어들었고 마음은 훨씬 가벼워졌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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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안다. 월요일의 두려움은 금요일에 끝낼 수 있다는 것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해도 괜찮다. 그저 '미루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당신도 혹시 일요일 저녁, 이유 모를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면, 금요일을 붙잡아라. 그 작은 실천이 당신의 주말을, 그리고 월요일 아침을 훨씬 좋게 바꿔놓을 것이다. 결단하고 행동하라. 당신의 시간은 당신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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