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마다 계속되는 일일업무보고로 인하여 매일 아침에 눈을 뜨는 게 두려웠던 날들이 지속되면서 누적되던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신체에 스트레스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때 나는 역류성 식도염과 위염 증상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물리적인 고통에도 시달렸다.
사람이 힘들 때 사이비종교에 많이 빠진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이때 조금 이해가 되었던 것 같다. 아마 그들도 스스로 타계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답을 줄 수 있는 누군가가 너무도 필요했을 것이다.
이때부터 유튜브로 직장생활을 이삼십년한 멘토들의 마인드 컨트롤 영상들을 미친 듯이 보기 시작했다. 그들 중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고 끝내 해답을 찾은 사람이 적어도 한 명은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소득은 없었다. 현실적인 해결책을 얻지도 못했고 대부분의 내용들은 비슷비슷했다. 하지만, 적어도 다들 힘들었구나하며 마음의 위안을 얻는 잠깐의 시간들은 내 자신이 스스로 무너질 수 있는 순간을 붙잡아주었던 것 같다.
여느 때와 같이 일일업무보고를 끝내고 자리류 돌아가려던 중에 팀장님께서 한 시간 뒤쯤 회의실을 잡고 팀 동료 A와 같이 보자고 하셨고 회의에서 팀장님께서는 나와 A에게 현재 업무 분장에 관하여 말을 꺼내셨다. 팀장님은 내 업무의 대부분이 시기적으로 하반기에 몰려있기 때문에 업무를 재분장하여 평시에도 할 일이 있어야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말이었다. 결국은 본인도 물리적으로도 절대적으로도 해야 할 업무량 자체가 부족한 걸 인정한 것이고 난 그것을 내 역량의 부족으로 가스라이팅을 당해왔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그런 감정을 느낀 것이 아니라 이제 살았다라는 안도감을 느꼈었다. 이제 일일업무보고로 시달릴 일이 없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