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은 매일 아침 일일 업무 계획이라는 것을 보고 해야 했다. 일일 업무 계획은 내가 오늘 수행할 각 업무들을 몇 시에 시작해서 몇 시에 완료할 계획인 것까지를 자유롭게 적어 팀 단체 메신저 방에 공유하고 팀장님은 팀원들의 각 업무 계획을 보고 필요하다면 단체 메신저 방에 피드백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팀장님께서 처음 일일 업무 계획을 해야 되는 이유를 말씀하셨을 때는 그 목적이 공감이 되었었는데 담당자는 본인이 진행하는 일이 완수되기 위하여 단기/중기/장기별 어떤 것들을 해야 하는지 세부적으로 계획할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이었다.
이전에는 장기적으로 진행되야 되는 과제들을 주단위, 일단위로 계획을 세워 팔로우업한 경험은 있었는데 시간 단위로 나눠 계획을 세워본 적은 없었다. 어쩌면 이것으로 한 단계 더 내가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2주 동안은 OJT 기간이기에 앞서 말했던 것처럼 팀장님께서 내주신 숙제를 단계별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끝낼 것인지를 일일 업무 계획에 위주로 적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으나 OJT기간이 끝난 뒤에부터 일일 업무 계획은 내 업무 특성상 골치 아픈 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내가 입사 후 맡은 업무는 승진이라는 업무 한 가지였다. 승진은 연초에 발표되는 것이기에 특성상 그 직전 연도 하반기에 업무가 몰려있었고 연초에는 연간 계획에 따라 월별로 몇 가지 해야 할 일들만 한다면 할 것들이 없었다.
그렇기에 매일 아침에 일일 업무 계획을 어떻게 작성할까라는 것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지난번 이야기 했던 임원 보고 이후 당분간 해야 할 일들은 단순 행정 업무였기 때문에 이것들을 어떻게 적어야 할지 난감하였다. 그렇다고 솔직하게 1시간 30분 정도면 하루 해야 할 일들이 다 끝났다고 쓰기에는 팀 전체에 공유가 되는 사항이라 있어 보이게라도 써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일일업무계획은 일을 위한 일이 되는 것 같았고 그것은 팀 동료들에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