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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품에 안아본 것들에는 흔적이 남곤 해
새가 알을 품던 둥지에도,
자고 일어난 이부자리에도,
안고 있던 품속에도 온기는 남아있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잊혀진 채 굳어 있다가
어느 날 발견한 흔적에는 온기가 스며있겠지
그리고 올려다본 밤하늘에는 아마
빛바랜 날들이 매달려있을 거야
그때쯤 되면 우리는 떠올리게 될까
아무리 더워도 자석처럼 서로를 찾아가던 손
몰래 조용히 뒤로 돌아가 둘러주던 목도리
뭘 하는지보다 같이 있는지가 더 중요했었던 날들을 말이야
우리는 행복할 때 흔적을 남기곤 했는데
시간은 지나가지만 흔적은 그 자리에 그대로니까
지금의 온기를 나중의 우리한테도 전해주려고 그랬나
무언가를 품에 안아본 것들에는 온기가 남곤 해
너는 내가 추위를 많이 타는걸 알고 있지
나도 네가 투닥거리면서도 잡은 손은 절대 안놓는 걸 알아
시시콜콜한 얘기들은 다 잊어버렸을 먼 나중에,
서로의 숨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계절이 다시 오면
난 지금 남긴 흔적을 다시 보러 오게 될거야
그 기억이 주는 온기를 느끼려고 말이야
그리고 그때도 우린 함께 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