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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경논총 Jun 03. 2024

[오아시스] 무엇을 향해 살고 계신가요?

바람

저희 상경논총이 93호 주제를 ‘항해’로 정하면서, 저는 어떤 글을 쓰면 좋을지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그 중에 ‘항해’라는 단어가 ‘향해’라는 단어와 이면적인 뜻과 표면적인 글자가 비슷하다는 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이와 관련된 글을 써보자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독자분들은 대학 생활이라는 ‘항해’에서 무엇을 ‘향해’ 살고 계신가요? 본 글을 통해서 잠시 쉬어가며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소망하면서 글을 시작해 봅니다.


대학교 3학년에 들어서면서 주위 친구들과 선배들 그리고 후배들의 정말 많은 이야기가 제 귀를 스쳐 지나가는 것을 경험 하곤 합니다. 그들을 관찰하면서 발견한 점은 제 각기 다른 삶의 가치관과 목표를 가지고 대학생활과 20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돈과 경제적인 부를 목표로 살기도 하고, 또다른 친구들은 친구들간의 우정, 이성 간의 사랑과 낭만을 추구하면서 대학생활을 보내기도 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사회적인 지위와 커리어를 위해 밤낮으로 공부하고 대외 활동하는 것을 보곤 합니다. 대학 생활에 명확한 해답이 없다는 것이 자명 하다면, 모두가 각자의 인생의 ‘항해’를 훌륭하게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이 유형의 사람들 외에 많은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는 친구들을 보곤 합니다. 바로 대학 생활에서 아무 활동도, 아무 관계도 맺지 않는 친구들입니다. 과거로부터의 상처 때문인지, 아니면 개인의 성향 때문인지는 자세한 사항과 속사정은 알 수 없지만 그런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볼 때면 대학생활이 하나같이 재미가 없다고 말하는 것을 듣곤 합니다.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한 친구들은 어쩔 수 없지만, 그외의 경우에 접하게 되는 친구들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대학생활의 ‘항해’의 갈피를 전혀 못잡고 있는 느낌을 줄 때가 많습니다.


얼마전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흔히 말하는 전문직인 변호사, 회계사도 대체가 가능하다는 예측이 제기되었습니다. 어쩌면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지요. 만약 그 정도로 인공지능이 발달한다면 정말 많은 직업들이 대체되고 노동의 패러다임이 완벽하게 바뀌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미래학자들은 인류가 ‘호모 사피엔스’를 넘어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의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합니다. 실제로 여러 선진국에서는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이미 이루어져서 도입되는 곳들을 보기도 하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이런 시대가 점점 현실화 된다면 어떤 대학생활을 보낸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저는 감히 사람과 관계 맺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배워간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학은 배우러 오는 곳이라기 보다는 경험하러 오는 곳이다’라는 어느 인문학 교수님의 말씀처럼,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사람됨을 배워가고 경험한 사람들이 진정으로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인재들이 아닐까요. 학회를 위해서 인턴을 할 만큼 취업 용도의 스펙을 위한 스펙을 쌓는 오버스펙의 사회에서 우리는 정말 다가올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며 달려가고 있는지 반추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만화인 원피스의 이야기를 살펴 보면 선장 루피는 겁도 없이 모험을 즐기고 도전 하면서 자기와 함께 목숨을 같이할 동료들을 만납니다. 어쩌면 우리가 하는 대학생활이라는 ‘항해’도 비슷한 이야기가 아닐까 말하고 싶습니다. 그냥 수업만 듣고 바로 집으로 사라지는 대학생활을 하면서 외로움과 따분함을 느끼는 분이 계시다면 감히 오지랖 넓은 이야기지만 동료들을 구해보라고 조언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 ‘항해’의 이야기 속에서 자유로운 항해사가 되어보시기 바랍니다. 바다는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보다 더 크고 광활합니다. 이 넓은 바다에서 지도를 펼쳐서 가고 싶은 곳을 가는 루피 일행처럼 마음 가는대로 동아리도 해보고, 학회도 해보고, 대외 활동도 해보면서 동료들을 만나 보십시오. 그러면 어느 순간 뒤를 돌아 보았을 때 아무 생각 없이 항해 하면서 찍었던 점들이 이어지는 경험을 하면서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저는 저학년 때까지 굉장히 폐쇄적인 대학생활을 보냈습니다. 과거에 고등학교에 있었던 일들 때문에 사람들이 두려워서 학교 수업만 들으면서 과 생활, 동아리 생활, 대외 활동도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상경논총에 들어오면서 좋은 친구, 누나, 형, 동생들을 만나게 되었고 여기서 느낀 따뜻함을 발판 삼아서 다른 동아리에서도 행복하게 생활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1,2학년 때가 세상적인 기준에서는 학업에만 집중하고, 비즈니스적인 관계만 맺으니 성공에는 더 가깝다고 판단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현재가 더 행복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학점이 조금 좋지 않더라도 그것과는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친구들을 얻었기 때문이지요. 저는 앞으로 남은 3학기의 ‘항해’가 더 기대가 됩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는게 맞지만, 멀리 가려면 같이 가는게 맞기 때문이지요.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 모두의 대학생활의 ‘항해’는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면서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항해’에서 무엇을 ‘향해’ 살고 계신가요? 이 글을 읽으면서 만약 본인의 ‘항해’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셨다면 저는 이 글을 쓴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무엇을 향해 나아가든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청춘이라는 시간을 보내는 모든 이들의 ‘항해’를 응원하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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