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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94호 매듭 06화

[경영] AI 수혜주와 밈 주식 (레딧의 선택)

편집부원 김상엽

by 상경논총

AI 수혜주와 밈 주식, 갈림길에 서있는 레딧의 선택은?


서론

“페이스북이 당신을 아는 사람들이 당신이 관심 없는 것들을 공유하는 공간이라면,
레딧은 당신을 모르는 사람들이 당신이 관심 있는 것들에 대해 공유하는 공간입니다.”

레딧은 하루에 1억 명 이상의 유저가 사용하는 커뮤니티 기반 SNS 서비스이다. 레딧에는 “서브레딧”이라는 하위 커뮤니티가 있는데 그 개수가 3백만 개를 넘는다. 3백만 개 이상의 다양한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다 보니 레딧에 가입한 유저는 자신의 취향에 들어맞는 커뮤니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WallStreetBets’라는 서브레딧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자신의 투자 아이디어, 전략, 주식 전망 등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해당 서브레딧이 유명한 이유는 2021년에 발생한 “게임스탑 주가 폭등 사건” 때문이다. 게임스탑은 비디오게임 판매 매장을 운영하던 업체로, 당시 1,000개 이상의 매장을 폐쇄할 예정이었던 잊혀저가는 기업이었다. 이에 일부 헤지펀드들은 2020년부터 게임스탑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에 나서고 있었다.

그러나 일부 헤지펀드가 게임스탑 공매도에 나선다는 소식이 ‘WallStreetBets’에 퍼지자 커뮤니티 내 개인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게임스탑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서브레딧 내에서 활동하던 개인투자자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가난을 경험했기에 증권가에 대해 엄청난 적대감을 품고 있었기에 필사적으로 헤지펀드에 대항했다. 이 사건으로 1조 원이었던 게임스탑의 주가는 한때 26조 원을 달성했으며, 공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입으며 파산에 이르렀다.

위 사례는 레딧의 독특한 특징을 극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탈중앙화된 커뮤니티 구조로 유저들의 자율성을 극대화함으로써 관심사에 대한 토론을 폭발적으로 유발시킨다. 이러한 레딧만의 특징은 개인투자자들에게 활발한 논의의 장을 제공했으며, 더 나아가 그들 간 심리적 연대감을 강화하며 단순한 투자 이상의 사회적 운동을 만들었다고 해석 가능하다.

동시에 게임스탑 주가 폭등 사건은 레딧을 밈 주식(Meme stock) 성지로 떠오르도록 한 사례이기도 하다. 밈 주식은 온라인 상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의 눈길을 끄는 주식을 의미한다. 밈은 화제가 되는 순간 빠르게 달아오르지면 관심이 식으면 곧바로 소멸되는데, 밈 주식 역시 단기간에 투자자들이 몰렸다가 급속히 빠져나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레딧이 지난 3월 뉴욕 증권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상장 직전까지 레딧은 설립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기업이었다. 그러나 후술할 레딧의 AI 훈련용 데이터 비즈니스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낙관적인 전망을 안겨준 것이 상장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게임스탑 주가 폭등 사건을 주도한 ‘WallStreetBets’가 레딧 주식에 큰 변동성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들은 레딧도 게임스탑처럼 ‘밈 주식화’가 되어 높은 기업 가치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AI 수혜주가 될 것인가, 또는 밈 주식이 될 것인가. 레딧의 미래에 대해 전망하기 위해서는 독특한 커뮤니티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따라서 본 글은 레딧의 커뮤니티 시스템 및 그로부터 파생되는 유저들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주요하게 다루고자 한다.


본론 1. 사상 첫 흑자를 기록한 레딧

올해 3분기 레딧은 설립 이래에 최초로 흑자를 달성했다. 레딧 매출의 대부분(98%)을 차지하는 광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6%나 증가하면서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레딧은 페이스북나 X(트위터)와 비슷한 머신러닝 기반의 타겟팅 광고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철저한 익명성 보장 정책으로 인해 개인화된 광고를 정식으로 도입한 것은 2023년이다. 그로 인해 레딧의 광고 인프라는 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비해 뒤쳐지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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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레딧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출처 : 레딧 주식회사)


레딧의 광고 사업이 성장의 초기 단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에 1조 원, 올해 3분기에 약 4,400억 원이 넘는 광고 매출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레딧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웹사이트 중 하나이기에 광고 매출의 잠재력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초 기준으로 레딧의 일간 방문자는 8,300만 명, 주간 방문자는 3억 600만 명에 달한다.

그러나 레딧의 광고 사업이 급성장한 배경에는 단순히 커뮤니티의 규모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타 소셜미디어와 차별화되는 레딧 유저들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레딧 내 수많은 서브레딧들은 관심사 기반의 하위 커뮤니티이다. 각 서브레딧 내 유저들은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있기에 상품 추천이나 리뷰가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이에 광고주는 적절한 서브레딧을 발견만 해도 관심사에 기반한 광고를 집행하기 용이하며, 이는 레딧의 광고 인프라가 뒤떨어져도 높은 효율성을 보여주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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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레딧 유저들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이용 중복도 (출처 : Comscore)


레딧 유저들의 높은 충성도 또한 광고 사업 급성장의 또다른 요인이다. 위 이미지는 레딧과 다른 소셜미디어 간 사용자 중복도를 나타낸 것으로, 레딧의 유저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X 등과 사용자 중복도가 낮은 차별화된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는 “친구” 또는 “팔로워” 기반이기에 공개적으로 공유하기 어려운 고민을 드러내기 어렵다. 반면 레딧은 “관심사” 기반의 소셜미디어이며 익명성이 보장된다. 따라서 유저들이 익명성을 통해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주제를 탐색하며, 솔직하고 깊이가 있는 논의와 참여가 활발하다.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레딧 유저들의 관심사가 매우 구체적이고, 참여도 또한 높아 광고의 맥락적 적합성이 높다. 예를 들어, 특정 서브레딧에서 논의되는 주제와 광고 메시지를 적절하게 연결해 유저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광고가 스며든다. 이는 레딧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독점적인 가치이다.


본론 2. 레딧만의 독특한 커뮤니티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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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Relative Google Search Volume, US (출처 : trendlineHQ)

위 차트는 각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구글 검색량 추이를 나타내는 것이다. 대부분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검색량이 감소세에 있는 반면, 레딧은 과거부터 검색량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 차이는 근본적으로 콘텐츠의 질적 차이에서 기인한다. 즉, 레딧이 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비해 신뢰도 높은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검색 결과로써 레딧의 콘텐츠가 가장 선호되고 있다.

레딧의 콘텐츠는 어떻게 질적으로 우수할 수 있을까? 이는 레딧만의 독특한 커뮤니티 시스템을 이해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레딧은 대중적인 주제부터 매우 니치한 주제까지 포괄하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서브레딧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철저한 익명성 정책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유저들이 각 서브레딧에 소속감을 가지고 열성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주요한 것은 레딧의 “탈중앙화(분권형)” 커뮤니티 구조이다. 레딧 내 하위 커뮤니티인 서브레딧은 누구나 자유롭게 생성할 수 있다. 레딧은 각 서브레딧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 공간만 제공한다. 대신 각 서브레딧 내 이용자들이 자율적으로 관리자 역할을 한다. 이들을 모더레이터라고 하는데, 서브레딧의 규칙을 관리하고 문제가 되는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유저를 제재하는 권한을 보유한다. 레딧은 충성도가 높은 유저인 모더레이터에게 커뮤니티 관리 권한을 일임하는 분권형 커뮤니티 구조를 띄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모더레이터의 관리 하, 각 서브레딧에서는 카르마 시스템을 통해 유저들의 활동을 촉진한다. 카르마 시스템은 업보트(Upvote)와 다운보트(Downvote)로 구성되어 있다. 유저들은 콘텐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때 업보트를,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때 다운보트를 할 수 있다. 카르마는 업보트에서 다운보트를 차감한 점수로, 레딧은 카르마를 이용해 수많은 콘텐츠 중에서 유저들이 가치 있다고 판단하는 콘텐츠를 신속하게 선별된다. 업보트가 많을수록 서브레딧의 상단에 위치해 유저들에게 쉽게 노출되고, 다운보트가 많은 콘텐츠는 유저들에게 잘 보이지 않게 된다.

카르마 시스템은 콘텐츠의 품질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카르마 점수는 유저들의 명성과 신뢰도를 나타내는데, 높은 카르마 점수는 유저가 커뮤니티에 유의미한 기여를 했음을 의미한다. 이에 유저들은 카르마 점수를 획득하면서 질적으로 우수한 콘텐츠 작성에 동기부여를 얻는다. 다른 유저들은 카르마 시스템을 통해 중요도나 관련도가 높은 콘텐츠를 결정하는데 기여하며 서브레딧 내 콘텐츠의 질을 유지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본론 3. 레딧은 AI 수혜주인가, 혹은 새로운 밈 주식인가?

커뮤니티 콘텐츠들의 폭넓은 다양성과 높은 신뢰도는 레딧을 새로운 비즈니스로 안내했으니, 바로 ‘AI 훈련용 데이터 비즈니스’이다. LLM(대규모 언어모델, Large Language Model) 훈련을 위해서는 신뢰도 높은 콘텐츠가 요구된다. 레딧의 다양한 서브레딧에는 특정 분야에 대한 도메인 지식을 보유한 유저들이 질 높은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있다. 2023년 말 기준으로 레딧에는 10억 건이 넘는 게시물과 160억 건이 넘는 댓글이 저장되어 있으며, 하루 평균 약 120만 건의 게시물과 750만 건의 댓글이 새로 생성되고 있다. 이 방대한 정보들은 LLM 기반의 AI를 훈련시키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막대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는 매출 다각화가 필요했던 레딧에게는 엄청난 기회이다. IPO 직전까지 레딧은 계속해서 적자를 보고 있었고, 광고 매출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었다. 이는 레딧의 매출과 유저 수가 매년 성장함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리스크 요인으로 주요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레딧이 IPO 신고서에 AI 훈련용 데이터 비즈니스를 적시하면서 상황은 반전되었다. 레딧은 이미 2~3년 정도의 단기 계약들을 통해 AI 기업에 데이터를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 1월 기준으로 관련 계약 금액이 약 2억 3,0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생성형 AI 붐에 힘입어 레딧의 AI 훈련용 데이터 비즈니스는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분석에 따르면 레딧의 AI 훈련용 데이터 비즈니스는 2027년에는 레딧 총매출의 3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후발 AI 모델 기업들과 데이터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추가 매출을 올릴 잠재력이 상당하다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기준으로 레딧의 광고 사업이 총매출의 98%를 차지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레딧의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레딧은 새로운 ‘AI 수혜주’로 떠오르는 중이다. 방대한 데이터에 기반하여 AI 기업과 적극적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해나가는 모습은 AI 수혜주로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에 레딧이 OpenAI와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했을 때 레딧의 주가는 약 12% 증가했었는데, 이는 AI 수혜주로서 레딧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드러내었다고 볼 수 있다. 생성형 AI 붐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OpenAI와 구글 등 굵직한 AI 기업들과 성공적으로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모습은 레딧이 보유한 데이터의 가치와 AI 분야에서의 입지를 명백하게 보여주며 시장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레딧은 충성 유저들에 기반해 빠르고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레딧의 충성 유저들은 가장 중요한 자산이면서 동시에 가장 큰 리스크이다. 지난 3월 IPO 당시, 레딧은 75,000명의 충성 유저들을 대상으로 주식 사전 공모를 시행했다. 통상 대형 증권사 등 전문 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절차를 일반 유저들에게 개방한 것이다. 이는 유저들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사용자 중 대부분은 상장 후 주가가 폭등하자 주식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여기에 ‘WallStreetsBets’의 공매도 세력까지 가담하면서 주가가 폭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WallStreetBets’ 내에서는 레딧 주가의 적정성을 의심하는 글들이 계속해서 업로드되며 레딧의 주가를 끌어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여기서 레딧의 분권형 커뮤니티 구조가 지닌 문제점이 드러난다. 앞서 언급했듯이 레딧은 서브레딧의 관리 대부분을 모더레이터에게 일임한다. 모더레이터는 충성도와 자율성에 기반해 서브레딧을 관리하는데, 만약 이들이 콘텐츠 모니터링에 소홀하거나 레딧과 대립되는 구도를 형성할 경우 예상치 못한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레딧의 ‘밈 주식화’이다. 주가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갖춘 ‘WallStreetBets’가 레딧 주식을 대상으로 주가 변동성을 높일 위험성이 언제나 존재한다. 이미 IPO 직후 레딧의 주가를 폭락시켰던 ‘WallStreetBets’가 레딧의 주가를 마음대로 움직인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결론. 수익성과 커뮤니티, 두 갈래길에 선 레딧의 미래는?

“이 사이트를 계속 운영하는 것은 바로 우리인데, 우리는 무시당하고 있다.”

레딧은 기업의 노력만으로 성장한 기업이 아니다. 매일 수백만 개의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유저들과, 이를 관리하는 모더레이터들의 헌신을 바탕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그러나 지난 6월을 기점으로 수많은 유저들과 모더레이터들은 레딧과 갈라지기 시작했다. 레딧의 새로운 API 요금제에 유저들이 부당하다고 반발하며 들고 일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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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Reddit Blackout (출처 : CBC News)

레딧이 발표했던 API 요금제는 구글이나 OpenAI 등 AI 기업 이외에도 개인이 개발한 서드파티 앱에도 적용되는 것이었다. 만약 서드파티 앱을 계속해서 운영하고 싶다면 개인 개발자는 월마다 200만 달러, 한화로 약 25억 원으로 레딧에게 지불해야 했다. 만약 레딧이 새로운 API 요금제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서드파티 앱들은 모두 서비스를 종료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레딧이 서드파티 앱에 요금을 부과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서드파티 앱은 유저들이 레딧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도와주며 레딧이 성장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 이에 유저들은 레딧의 API 요금제가 부당하다기보다는, 커뮤니티 생태계보다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레딧의 결정에 분노하는 것이다. 이 사건 이후에도 레딧의 행보는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으며, 유저들과 레딧 경영진 간의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짐작컨데 ‘WallStreetBets’ 내에서 레딧의 기업 가치를 하락시키려는 움직임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것도 레딧의 행보와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을 것이다.

레딧의 강점은 언제나 모더레이터들과 충성 유저들로 구성된 커뮤니티였다. 만약 레딧이 수익성을 추구하고 싶다면, 최근의 행보처럼 유저들을 수익 창출을 위한 자원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유저와 상생하며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만약 레딧이 커뮤니티를 경시하는 행보를 계속해서 보인다면 레딧을 밈 주식화하려는 유저들의 움직임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반면에 레딧이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고 상생하려는 행보를 보여줄 경우, 충성 유저들과 모더레이터들은 레딧을 위해 다시금 헌신할 것이고 AI를 훈련시키는데 활용 가능한 데이터들은 계속해서 누적될 것이다.

레딧은 핵심 가치와 모순되는 것이 아닌, 핵심 가치와 부합하는 수익 창출 방법을 탐색해야 한다. 그들이 상장 당시 제출했던 증권신고서에 명시되어 있는 문장으로 글을 마무리하겠다.

“유저들이 레딧 가치의 핵심이다.”


[참고 자료]

문헌

[1] 곽승욱, “게임스톱 주가 폭등 사태가 던지는 교훈”, 동아비즈니스리뷰, 2023.06

[4] Reddit, Inc., “Reddit’s S-1”,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2024.02

신문기사

[2] Mike Issac, “Reddit Prices IPO at $34 a share, in a positive sign for tech”, NYT, 2024.03

[3] 전가은 기자, “레딧, 상장 후 첫 분기 흑자 기록… 주가 25% 급등”, 한국경제, 2024.10

[5] 윤영숙 기자, “기업가치 최대 109억 달러… 레딧은 어디서 돈을 버나”, 연합인포맥스, 2024.03

[6] 유현정 기자, “레딧, 오픈AI와 광고 및 콘텐츠 파트너십…시간 외 거래서 주가 12% 상승”, 이데일리, 2024.05

[7] 김신영 기자, “게시판 정보 천국 레딧, AI 훈련에 쓰일 인간의 경험을 팔려고 한다”, 조선일보, 2024.04

[8] 김현기 기자, “미국 최대 커뮤니티 레딧, API 유료화 정책으로 홍역”, TechM, 2023.06

[9] JA Westenberg, “Goodbye, Reddit : How the internet’s front page is eating itself”, Medium, 2024.09

그림

[그림 1] 레딧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레딧 주식회사

[그림 2] 레딧 유저들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이용 중복도, Comscore

[그림 3] Relative Google Search Volume US, trendlineHQ

[그림 4] Reddit Blackout, CBC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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