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편집부원 정성현
1. 여는 글
1경 5,203조원. 보기만 해도 가늠이 안되는 이 돈은 2022년 1월 27일 코스피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을 청약받기 위해 기관이 주문한 금액이다. 이후 청약 첫날에만 33조원이라는 역대 최대 금액이 몰린 LG엔솔은 단숨에 삼성전자에 이어 코스피 시가총액 2위로 뛰어올랐다.[1] 이처럼 소위 대어의 등장에 당시 주식시장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바로 LG화학의 주주들이었다. LG엔솔은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하여 설립한 회사인데 바로 이 물적분할 때문에 100만원 수준이었던 LG화학의 주가가 53만원까지 떨어졌다는 것이다.[2] 그렇다면 물적분할이 무엇이길래 일부 주주들이 주가가 떨어졌다고 분통을 터뜨리며 일각에서는 물적분할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할까?
이 글에서는 위의 궁금증들을 토대로 주식시장의 가장 큰 화두인 물적분할에 대하여 탐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우선 물적분할의 상위개념인 기업분할을 알아볼 것이다. 이후 기업분할의 하위개념인 물적분할을 마찬가지로 기업분할의 하위개념인 인적분할과의 비교를 통해 더 자세하게 파헤쳐볼 것이다. 그리고 물적분할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차례대로 살펴본 후 물적분할을 보완할 방안 빛 제언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주식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뜨거운 요즘 이 글이 독자들로 하여금 물적분할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나아가 기업의 행동 하나하나가 기업의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인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2. 기업분할이란
상법 제530조 2항에서는 기업분할에 대해 회사를 재산과 사원관계를 포함하여 분리하여 다른 회사에 출자하거나 새로운 회사를 설립함으로써 하나의 회사를 복수로 분할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쉽게 말해 기업분할과 대비되는 개념인 기업합병이 여러 회사를 하나로 합치는 것이라면 기업분할은 반대로 한 회사를 여러 개로 쪼개는 것이다. 즉 A회사와 B회사를 통합하여 C회사를 만드는 것은 기업합병으로 C회사를 A회사와 B회사로 나누는 것은 기업분할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기업분할은 1998년 외환위기 때 기업 구조조정의 수단으로서 한국에 도입되었다. 과거 재벌로 대표되던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규모의 경제[3]와 범위의 경제[4]를 실현함으로써 이윤을 추구하고자 하였으며 그에 따라 적극적으로 계열사를 설립하는 등 기업집단을 확장해왔다. 허나 이는 지나친 문어발식 확장으로 변질하여 외환위기 시기에 경영위기와 심각한 비효율성을 야기했다. 이때 기업분할은 기업들이 불필요한 사업을 자사로부터 떼어낼 수 있는 수단이었다. 그리고 기업들은 이를 통해 기업의 자본과 인력 등 각종 자원을 보다 경쟁력 있는 핵심사업에 집중할 수 있었으며 자연스럽게 기업들의 전문성과 효율성은 핵심사업을 위주로 증대되었다.[5] 이처럼 기업분할은 당시 기업들에게 전문화 및 효율화는 물론이고 부진한 사업의 정리, 수익성 개선까지 여러 이익을 안겨주는 구조조정 수단이었다. 한편 기업분할은 지금도 경영전략 중 하나로서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3. 물적분할과 인적분할
앞서 물적분할과 인적분할의 상위개념이 기업분할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것은 물적분할과 인적분할이 기업분할의 하위개념이라는 말과 똑같다. 결국 물적분할과 인적분할 모두 그 기초는 기업분할에 두고 있기에 한 회사를 여러 개로 쪼갠다는 점은 동일하다. 이들의 차이는 분할을 거쳐 새롭게 설립된 회사의 지분을 누가 가지는지에 달려있다.
우선 물적분할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롭게 설립된 회사의 지분을 기존의 분할 대상 회사가 100% 가져간다. 물적분할은 사전적으로 물건 즉 기업의 분할이다. 때문에 이때 분할되는 것은 기업이 가진 건물, 공장, 토지와 같은 자산이지 사람 즉 주주가 아니다. 결국 주주에는 별다른 변동이 없으므로 신설 회사는 자연스럽게 기존 회사가 독차지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게 되면 신설 회사는 기존 회사가 모든 지분을 소유한 사실상 100% 자회사가 된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는 기존 회사가 신설 회사를 지분을 토대로 완전하게 지배할 수 있기에 흔히 이때 기존 회사와 신설 회사의 관계를 종속적인 수직 관계라고 한다.
LG엔솔의 예시를 통해 이를 한번 살펴보자. LG엔솔의 물적분할이 결정된 2020년 10월 30일 직전인 26일 기준 LG화학의 주주 구성은 LG화학 33.34%, 국민연금 10.51%, 소액주주 54.33%이다.[6] 이때 LG화학이 물적분할을 택하면 그림1에서 볼 수 있듯이 LG엔솔의 지분은 LG화학 즉 기존 회사가 모두 가져가게 된다. 반면 기존의 LG화학 주주들은 변동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LG엔솔의 주주 구성에서 제외된다. 그 결과 LG화학은 LG엔솔의 유일한 최대주주이며 LG엔솔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반면 인적분할의 경우 기존 회사의 지분 비율이 신설 회사의 지분 비율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즉 기존 회사의 주주들이 각자가 가진 지분만큼 신설 회사의 지분 또한 가져가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인적분할에서는 물적분할과 달리 사람 즉 주주의 변동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인적분할에서는 기존 회사와 신설 회사의 지배 구조가 똑같으며 기존 회사가 신설 회사에 대해 특별히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렵다. 이때 두 회사의 관계를 물적분할과는 대조적으로 수평적 관계라고 한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LG엔솔의 예시를 살펴보자. LG화학의 주주 구성은 LG화학, 국민연금, 소액주주로 이루어져 있다. 이때 만약 LG화학이 인적분할을 택한다면 그림2에서 나타나듯이 LG엔솔의 주주 구성은 LG화학의 것을 똑같이 베낀 것과 같다. LG화학의 주주들이 지분만큼 LG엔솔의 지분도 가져간 것이다. 그렇기에 LG엔솔의 주주 구성도 마찬가지로 LG화학 33.34%, 국민연금 10,51%, 소액주주 54.33%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LG화학은 LG엔솔에 대해 물적분할처럼 유일한 최대주주로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4. 물적분할의 순기능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물적분할의 순기능에 대해 알아보자. 물적분할의 순기능에는 먼저 효과적인 투자 유치가 있다. 이는 물적분할을 통해 더욱 경쟁력 있는 사업에 투자를 집중시킬 수 있다는 논리이다. 최근의 여러 물적분할 사례들을 보면 설립된 신설 회사들은 대부분 기존 회사에서 핵심적인 사업부였다. 가령 LG화학-LG엔솔, SK케미칼-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카카오뱅크 모두 핵심적인 혹은 유망한 사업부를 물적분할을 통해 떼어낸 사례이다. 이것들이 과연 모두 우연일까?
투자자들이 기업에 투자할 때 그 기업의 모든 것이 좋아서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한 기업이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을 때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은 사업도 있지만 반대로 이러한 우려를 충분히 불식할 만큼 유망하다고 보는 사업도 있기에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다. 기업의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자사가 하는 여러 사업 가운데에는 많은 이익이 발생하고 더욱 키우고 싶은 사업이 있는 반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은 사업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전자에 투자를 보다 집중하기를 원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이 유망한 사업 즉 기업이 키우기를 원하는 사업이 물적분할로 떨어져 나오면 어떻게 될까? 이때 투자자와 기업의 이해관계는 극적으로 일치할 것이다. 왜냐하면 투자자는 신설 회사에 투자함으로써 유망하다고 보는 사업에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동시에 기업은 평소에 키우고자 했던 사업에 투자를 최대한 집중시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른 순기능으로는 효율성 향상을 들 수 있다. 규모가 큰 기업들은 보통 많은 사업을 동시에 영위한다. 그런데 만약 그 규모가 너무 커진다면 자칫 한정된 회사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쓰지 못할 수 있다.[7] 예를 들어 A회사가 B, C라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C의 성장이 매우 정체되어 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A회사의 입장에서는 B에게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허나 A회사의 자원은 B만 쓰는 것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이 C에게 자원을 쏟아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한다. 하지만 만약 B를 물적분할하여 별도의 회사로 만든다면 이전보다 B에 온전히 투입할 수 있는 자원을 늘릴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기존 강점의 강화는 물론 C가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의 최소화도 기대할 수 있다.[8]
그런데 이러한 효과는 앞에서 언급한 구조조정 수단으로서의 기업분할과 맥락을 같이 한다. 기업분할 또한 불필요한 사업 혹은 의도적으로 키우고자 하는 사업을 떼어내어 기업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물적분할의 순기능이라는 것이 사실 상위개념인 기업분할의 순기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위의 물적분할의 순기능은 물적분할과 인적분할의 차이점인 지분 구성이 아닌 분할 그 자체에서 기인한다는 점에서 물적분할은 인적분할과 순기능을 공유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5. 물적분할의 역기능
물적분할의 역기능에 대해서는 서론에서 간략히 나온 것처럼 물적분할 이후 모회사의 저평가로 인한 주주의 피해를 떠올릴 수 있다. 이를 위해 물적분할로 소위 알짜 사업이 분리된 경우를 생각해보자. 알짜 사업이 신설 회사로 분리되면 모회사는 신설 회사의 지분을 100% 가지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신설 회사의 실적이 모회사의 재무제표에 그대로 반영되어 모회사의 손해는 이론적으로는 없다. 허나 주주의 입장에서는 알짜 사업에 대해 이전과는 달리 100%의 지분을 가진 모회사를 거쳐서 간접적으로만 통제력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이는 알짜 사업에 기반한 주식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이것은 수익성 있는 사업에 대한 기존의 영향력이 줄면 주식의 매력이 줄어드는 것과 똑같다고 볼 수 있다.[9] 게다가 외부 투자자의 경우에도 물적분할의 순기능에서 언급했듯이 모회사보다는 알짜 사업을 지닌 신설 회사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더 유리하므로 모회사에 대한 투자는 이전보다 침체되고 이로 인해 모회사의 가치 회복은 더욱 어려워진다. 결과적으로 주주들만 손실을 입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이해상충이라는 관점에서도 물적분할의 역기능을 찾을 수 있다. 가장 먼저 모회사와 신설 회사를 포함한 계열사들 사이의 이해상충이 있다. 만약 모회사가 신설 회사가 창출할 수 있는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자금을 끌어 모은다고 생각해보자. 이때 만약 신주 발행, 회사채 발행과 같은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모회사와 계열사 사이의 위계관계를 이용하여 계열사의 자금을 가져와 신설 회사에 지원하면 어떻게 될까? 이는 업무상 배임,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에 해당하는 행위이며 모회사, 신설 회사는 이익을 보지만 자금을 제공한 계열사와 그 주주들은 피해를 입는 이해상충이 발생한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지원은 물론이고 역시 위계관계를 이용한 불합리한 내부거래와 같은 행위 역시 비슷한 이해상충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그 피해 역시 대부분 주주들의 몫일 것이다.
물적분할로 인한 이해상충은 일반주주들과 지배주주 사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은 앞에서 이미 나온 간접적인 통제력 및 영향력 행사로 인한 손해를 이해상충의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다. 계속해서 말하고 있지만 주주의 입장에서 물적분할은 알짜 사업에 대한 간접적인 보유와 그에 따른 주식 가치의 하락이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모든 주주에게 해당되는 것일까? 지배주주는 모회사는 물론이고 계열사를 모두 지배하고 있는 주주이다. 즉 물적분할을 통해 탄생한 신설 회사 역시 계열사들 가운데 하나이므로 다른 계열사들과 마찬가지로 지배주주의 통제 아래에 놓여있다.[10] 그렇기에 간접적인 보유 및 영향력 행사로 인한 주주의 손해는 지배주주의 경우 해당되지 않는다. 가령 지배주주의 입장에서는 물적분할로 인한 손실이 우려된다면 물적분할 이후의 상장이나 지분 매각에 있어서 그 시기, 가격, 물량, 방식을 자신들에게 가능한 유리하도록 조정할 여력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물적분할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역기능들은 공통적으로 어느 한쪽이 이익을 얻는 과정에서 다른 한쪽은 손해를 입게 된다는 점을 내포한다. 그리고 이때 손해를 입는 쪽은 많은 경우 주주들 특히 지배주주를 제외한 일반주주 내지 소액주주임을 알 수 있다.
6. 물적분할 이후의 주가
앞서 물적분할의 역기능에 대해 논의하면서 물적분할이 알짜 사업에 대한 기존 주주들의 영향력을 감소시킴으로써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한 바 있다. 그런데 그보다 앞서 모회사가 신설 회사를 사실상 수직적으로 지배하면 신설 회사의 알짜 사업을 통한 이익이 모회사의 재무제표에 반영되기에 이론적으로 손해는 없다고도 말하였다. 이렇게 상반되는 두 진술은 자칫 물적분할이 결과적으로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해답을 얻는데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두 개의 사례를 통해 경험적 혹은 직관적으로 물적분할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자 한다.
LG화학과 SK케미칼은 물적분할을 통해 각각 LG에너지솔루션, SK바이오사이언스로 분할되었다. 그래서 GOOGLE FINANCE를 활용하여 물적분할 이후 신설 회사의 상장이 승인된 전후 3개월 동안의 주가를 그래프로 살펴볼 것이다. 따라서 LG화학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이 승인된 2021년 12월 1일을 기점으로 전후 3개월,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이 승인된 2021년 2월 4일을 기점으로 전후 3개월의 주가를 살펴볼 것이다.
그림3과 그림4를 보면 LG화학과 SK케미칼 모두 신설 회사가 상장 심사에 통과한 이후로 적어도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는 않으며 심사 이전의 주가를 3개월 동안에는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록 LG화학은 2022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한번 주가가 반등하였지만 이후 다시 하락하였기에 큰 의미가 있는 움직임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사료된다. 이렇듯 왜 LG화학과 SK케미칼 모두 신설 회사의 상장 심사 통과 이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지를 물적분할과 관련하여 생각해보면 물적분할을 통한 알짜 사업의 분리로 기존 주식의 매력이 떨어지고 이것이 매도세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추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물적분할만이 주가 하락의 유일한 요인은 아닐 것이다. 물적분할 이외에도 주가 하락과 관련된 수많은 변수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두 사례를 통해 본 물적분할 이후 주가의 추이를 통해 이 둘이 어떤 관계인지를 경험적, 직관적으로는 파악해볼 수 있을 것이다.
7. 물적분할의 보완
이처럼 물적분할이 주주 특히 소액주주에게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물적분할이 외국에 비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기업분할의 대부분은 인적분할을 통해 이루어진다. 또한 분할한 회사를 상장하기 위해서는 국내와는 달리 증권거래위원회에서 이사회의 독립성이 입증되어야 한다. 따라서 알짜 회사만을 분할 후 따로 상장하는 경우도 드물며 실제로 구글, 유튜브와 같은 대형 IT 기업 모두 모회사인 알파벳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11] 물론 그렇다고 물적분할이 완전히 없다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존슨앤드존슨과 같은 사례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이때는 주주들에게 신설 회사의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한다. 가령 보통주 10주당 신주 1주를 주거나 지분율에 따라 신주를 주는 등 주주들도 신설 회사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외국 특히나 미국의 사례를 보았을 때 한국은 상대적으로 주주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취약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를 단순히 시스템의 부재로 볼 수도 있다. 허나 한편으로는 근본적으로 현재 기업과 그 경영진들이 주주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질 수도 있다. 가령 영국과 미국의 회사법에 따르면 화사를 경영하는 이사는 회사와 주주에 대해 선관주의 의무와 충실 의무를 갖는다.[12] 반면 한국의 경우는 회사에 대해서만 위의 두 의무를 갖는다. 즉 이익을 보장하고자 노력해야 하는 대상에 주주는 없는 것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현재 한국에서 주주의 지위가 어떠한지를 가늠할 수 있다. 더군다나 한국에서 소위 재벌이라고 불리는 기업집단에서는 회사법상으로는 구별되는 대표 경영진과 지배주주가 사실상 같은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이때 물적분할로 모회사, 신설 회사, 지배 주주, 소액 주주 등 다양한 입장들 사이의 충돌이 우려될 때 의사결정이 소액 주주의 손익은 배제된 상태로 내려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것이 바로 소액 주주의 손해를 불러온 LG화학 - LG엔솔 물적분할과 같은 일련의 사례들이다.
그렇기에 물적분할로부터 나오는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시장에서 주주의 위치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주주의 의견이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온전히 반영될 수 있고 또 주주가 피해를 입었다면 회사는 그에 대해 온당한 책임을 지고자 하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이렇게 기형적인 주주에 대한 인식과 지위가 우선적으로 제고되어야 이후 물적분할에 따른 문제점들을 해결할 다양한 시스템이 현실에서 온전히 제기능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8. 결론
지금까지 물적분할과 그에 따른 순기능, 역기능, 주가의 흐름 그리고 보완책까지 다양한 내용을 살펴보았다. 어쩌면 물적분할을 매개로 발산되고 있는 여러 갈등과 대립은 현재 시장에서 각 주체들 사이의 신뢰가 탄탄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만약 시장에서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한다면 어떻게 거래를 하고 투자를 할 수 있을까? 시장이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주체들 사이의 신뢰는 필수적이다. 그리고 현재의 물적분할은 분명 이 신뢰에 있어서 긍정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라도 물적분할 또는 그에 준하는 다른 제도들이 시장에서의 신뢰를 해치고 있지 않은가를 감시하고 그에 맞는 인식의 변화와 시스템 마련에 나서는 것이 당장의 시급한 과제이지 않을까.
참고문헌
문헌
신용균, 한만용, 「기업분할 형태와 공시효과」, 경영컨설팅연구, 제16권 제3호, 2016, 99쪽.
박춘광,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금융공학연구, 제1권 제0호, 2002, 2쪽.
김영대, 장하나, “”핵심사업 빼내지 말라” 개미 울리는 물적분할”, 마이더스, 제2022권 제2호, 2022, 83쪽.
이상훈, “물적분할과 지주사 디스카운트 : LG화학의 사례를 소재로”, 법학논고, 제71호, 2020, 13쪽.
신문기사
이상환, 신지아, “LG엔솔 공모 첫날 33조… ‘빈손 청약자’ 속출할 듯”, 동아일보, 2022-01-19.
이태윤, “’물적분할 뒤 반토막’ 개미 울린 LG화학… 껍데기만 남았다”, 중앙일보, 2022-03-06.
김민경, “LG화학 배터리 물적분할, 일반주주 가치하락 불가피”, 서울경제, 2020-10-26.
강수지, “구글이 상장 안하는 이유… 물적분할 논란, 해외는 왜 없을까”, MONEYS, 2022-02-02.
[1] 이상환, 신지아, “LG엔솔 공모 첫날 33조… ‘빈손 청약자’ 속출할 듯”, 동아일보, 2022-01-19.
[2] 이태윤, “’물적분할 뒤 반토막’ 개미 울린 LG화학… 껍데기만 남았다”, 중앙일보, 2022-03-06.
[3] 규모의 경제는 생산요소의 투입량을 늘릴수록 생산량은 증가하고 평균비용은 체감하여 이윤이 극대화된다는 이론이다. 허나 생산요소의 투입량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이때부터는 평균비용이 체증함과 동시에 이윤이 최적수준에 비해 감소하게 된다.
[4] 범위의 경제는 한 기업이 여러 산업에 걸쳐서 생산을 함으로써 별개의 기업이 따로 생산을 할 때에 비해서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이론이다. 가령 은행이 기존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보험을 함께 판매하는 방카슈랑스가 그 예시이다.
[5] 신용균, 한만용, 「기업분할 형태와 공시효과」, 경영컨설팅연구, 제16권 제3호, 2016, 99쪽.
[6] 김민경, “LG화학 배터리 물적분할, 일반주주 가치하락 불가피”, 서울경제, 2020-10-26.
[7] 박춘광,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금융공학연구, 제1권 제0호, 2002, 2쪽.
[8] 실제로 2021년 11월 미국의 헬스케어 기업인 존슨앤드존슨은 소비재 사업과 의료 사업 가운데 의료 사업에 보다 집중하고자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약한 소비재 부문을 떼어내는 방식으로 물적분할을 한 바 있다.
[9] 김영대, 장하나, “”핵심사업 빼내지 말라” 개미 울리는 물적분할”, 마이더스, 제2022권 제2호, 2022, 83쪽.
[10] 이상훈, “물적분할과 지주사 디스카운트 : LG화학의 사례를 소재로”, 법학논고, 제71호, 2020, 13쪽.
[11] 강수지, “구글이 상장 안하는 이유… 물적분할 논란, 해외는 왜 없을까”, MONEYS, 2022-02-02.
[12] 선관주의 의무는 본인의 직업, 지위에 따라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주의를 의미한다. 충실 의무는 이사가 법령과 내부 정관에 따라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할 것을 요구하는 의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