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pacemaker
낭만. 로맨스라고도 하는 이 말은 들을 때마다 사람들을 두근거리게 하는 힘이 있다. 내 마음에 깊이 잠들어 있는 열정과 감성을 깨우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편안함과 여유를 주기도 한다. 이러한 낭만은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삶을 사는데 있어서 최종적인 목표이다. 한창 젊을 때는 열심히 일하고 이후에 나이가 들었을 때 소중한 사람과 자연에 묻혀 살면서 낭만적인 삶을 사는 것, 이것이 어떻게 보면 많은 사람들의 스테레오타입한 소망이자 이상적인 라이프 스타일이다.
그런데 낭만이 과연 나이가 들었을 때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일까? 당연히 사람들은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리고 낭만과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냐고 반문할 것이다. 허나 당장 한창 공부해야 하는 학생, 구직을 해야 하는 취준생 또 바쁘게 업무를 해야 하는 직장인이 낭만을 외치면 어떻게 될까? 아마 당장 주변에서 무슨 낭만 타령이냐는 비아냥과 잔소리가 날아올지도 모른다. 이것은 분명 앞에서 한 질문과 상충된다.
사람에게 있어서 낭만은 휴식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젊을 때 열심히 달리고 지친 노년의 사람들이 낭만을 통해 남은 인생을 휴식 속에서 살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꼭 나이가 들어서 쉬라는 법은 없다. 더군다나 오늘날처럼 미친듯이 바뀌고 달리는 세상을 살면서 휴식이 없다면 삶의 질은 그야말로 바닥을 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낭만은 젊은 사람들도 당연히 누려야 하는 삶 속의 휴식이자 쉼표이다. 즉 열심히 현재를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도 낭만이 쓸데없는 허상, 공상은 아닌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인생을 장거리 마라톤 혹은 단거리 달리기에 비유한다. 만약 인생이 장거리 마라톤이라면 당연히 휴식이란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고 설령 인생이 단거리 달리기라 할지라도 다음 라운드를 위한 휴식은 필수적이다. 우린 멈추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나아가기 위해서는 멈추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간혹 어떤 이들은 이 휴식을 낭비, 비효율로 치부하곤 한다. 허나 우리는 삶에서 휴식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단계로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그러한 의미에서 휴식으로서의 낭만은 메마른 땅에 내리는 비처럼 스스로를 위한 보상, 위로와 같은 의미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