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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90호 시작 24화

[오아시스] 통계학과 3년차 학생의 일기

익명이나 익명이 아닌

by 상경논총

어느덧 통계학과 3학년 2학기를 곧 마치는 학생이 되었습니다. 분명 엊그제 응용통계학과에 입학하여 통계학입문을 배우고 RC프로그램 중 하나로 ‘응용통계학과 1학년 학생이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만화를 그려 제출했던 기억이 너무나 생생한데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나 봅니다.


저는 그동안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통계 전공생으로서 통계에 대해 많이 접해보려고 노력해왔습니다. 통계 교과목을 학습하면서 통계 방법론의 이론적인 측면만 공부하는 것에 끝내지 않고 항상 실제 데이터에 적용해보고자 했습니다. 데이터를 수집해오고, 데이터 전처리 및 시각화를 진행해보기도 하고, 가설을 세운 후 검증을 해보고, 모델을 만들어 성능평가를 진행해보는 등 다양한 경험을 시도해본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통계학이 어떤 분야에든 응용 가능한 ‘도구’로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대부분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사고와 의사결정을 도출해 내기 위해서는 통계학이 이용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저는 6학기에 걸쳐 통계학이 이론적인 부분들만 학습하는 학문이 아닌 실제 상황에 적용해볼 수 있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끼고, 제가 가장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학문이라는 점에 확신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이쯤 되면 제가 왜 이 글을 쓰고 있는지 궁금하실 것 같기도 합니다. 저도 다름 아닌 제 새로운 시작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저는 잠시 눈을 감았다 떴을 뿐인데 벌써 3학년 끝자락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과연 내가 얼마큼 발전했는지도 잘 모르겠고, 얼마나 많이 전공지식을 기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통계가 좋아서 전공을 살리고 싶은 것은 확실하나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너무나 막막하기만 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는 마지막 4학년을 앞두고 잠시 멈춰갈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휴학이 저에게 첫 시작인 것이죠.


휴학을 하며 무엇을 해보면 좋을지는 정하지 못했습니다. 기업 인턴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대학원 학부 인턴 생활도 해보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여러 통계 관련 공부나 이외에도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 살펴보며 하고 싶은 일을 차차 정리해 나가며, 대학원에 진학한 이유 혹은 진로 방향을 설정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단순히 ‘통계가 좋아서요’가 아닌 조금 더 합당한 이유를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휴학하겠다는 아주 간단한 이야기를 너무 길게 이야기 한 것 같네요. 휴학하는 기간 동안 일어날 저는 저의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며, 이 글을 읽어 주시는 모든 분들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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