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청년이었을 때 나는 세상의 본질을 보았다
그래서 전능자에게 물었다
이 망할 세상 이 망할 나라 왜 안 망합니까
전능자는 말없이 한 눈동자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내게 말했다
이 눈동자 때문에 나는 이 나라를 망하게 할 수 없다
나는 피 맺힌 눈동자를 보았다
눈동자와 그 주변이 모두 피가 흐르고 튀어
그 고통과 아픔이 전해졌다
눈에는 핏발이 서 붉었다
흔들리지 않는 그의 눈은 강렬했다
그 열망을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나는 그가 조선의 순교자 중 하나인줄 알았다
나와 같은 성씨의 그 순교자인가
난 오열하며 회개했다
얼마 후 내 마음에 비쳤다
그 암갈색 눈동자의 그는 내가 사랑한 목수였음을
그 눈의 갈망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그래서 그는 살리는 영이다
그런데 나는 죽일 생각을 하다니 심판을 생각하다니
철없는 나는 오늘도 그 눈동자를 보며 살리는 자가 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