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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아안 Jun 06. 2022

존경받는 삶

존경은 품격 있는 삶을 통해서

1. 품격 있는 태도

  칸트의 일화 중 특별히 가슴을 울리는 것이 있다. 그는 평생 특별한 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살았다. 당시 남성의 평균수명이 40세 중후반이었는데 칸트는 80세까지 살았다. 보통사람의 두배 정도 긴 시간을 산 셈이다. 그런데 세월에 장사 없다고 말년에 이르러 쇠약해진 몸은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주치의가 왕진을 왔는데 기력이 거의 없던 그는 침대에서 겨우 일어나 예를 갖추고자 한다. 주치의가 몸 둘 바를 몰라 어서 눕기를 청하지만 그는 대답 없이 버티며 서있다. 아직 인사의 예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지켜보던 하인이 주치의에게 말한다. “주인님은 선생님께 예를 갖춰 인사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다. 인사하시면 곧 누우실 것입니다.” 주치의는 그의 품격 있는 태도에 감격하고 눈물 흘리며 고개 숙인다.


2.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인간성

  사람들은 막연하게 친절하거나 호의를 베풀면 좋은 관계가 유지되고 모든 일이 협력해서 잘 흘러갈 거라 믿는다.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사람을 “목적 그 자체,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인간성”으로 보지 않는다. 한낱 수단으로 대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세 번 참으면 호구된다”라는 말이 있다. 호구되는 상황을 만드는 사람이 어리석다. 스스로 자존감을 갖고 무례를 좌시하지 않으며 단호하면서도 떳떳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품격 있는 자세다. 우리는 누군가의 수단이 아니다. 목적 그 자체, 신성한 인격을 갖고 자유의지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품격 있게 존재하는 주체자인 것이다.

자존감으로 무례를 좌시하지 않는 단호한 태도


3. 타인과 나와의 관계성

  칸트에게 배우는 삶의 태도에 대한 담론은 지금의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의 시각은 지금, 여기 존재하는 나 자신의 존재 목적에 삶의 가치를 집중하게 하기 때문이다. 칸트는 인간을 한낱 수단으로만 대하지 말라고 한다. 대상(사람)에 대해 내 의지대로 하려 하지 말고 간섭하지 말라고 한다. 동시에 간섭받지도 말라고 한다. 단지 내가 대상에 대해 할 수 있는 행위는 “우리는 모두 완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 존재하고 향상성을 갖고 살아야 하는데, 그때 내가 뭔가 도울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도와야 한다”는 것이 칸트가 말하는 타인과 나와의 관계성이다. 오로지 “나”는 존엄한 인격체로서 내가 정한 도덕 법칙을 누가 보든 안보든 스스로 지키고 자유의지와 자율에 기초하여 행복함과 최고선을 향해 품격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남 신경 쓰지 말고 너나 똑바로, 최선을 다해서 살라”는 것이 칸트의 가르침이다.  

완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 서로 도와주는 존재로서의 관계성


4. 존경받는 삶

  칸트는 그저 누가 시키는 대로, 누군가 정해주는 일을 열심히 하려 하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하고 싶은 시간에 내가 하고 싶은 장소에서  주관을 갖고 주체자로서 해내가라고 말한다. 주변인으로 여러 사람  하나가 아니라 나를 중심으로 상황과 대상을 바라보고 지금 내가 여기에 존재하는 이유와 목적, 의미를 정의하며 내가 정한 행복, 내가 정한 성공, 내가 정한 윤리, 내가 정한 최고선에 따라 품위 있고 당당하게 살라는 것이다. 그렇게 오로지 “완전한 인간 되기 위해 노력하다가, 최선을 다해서  만큼 하다가 ‘ 하늘의 빛나는  되라는 것이다. 그것이 품격 있는, 위대한 삶이라는 것이다. 그런 사람만이 존경을 받을  있다. 어려운 일이다. 그게 어려운 일이라서,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칸트는 남들보다 두배를 살면서 노력한 것일까. 어려운 일이지만 못할 것도 없다. 덤으로 장수  수도 있다.


사람들이 선행을 통해 사랑을 받을 수는
있을지라도,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결코
존경을 받을 수는 없다. 그렇기에 최대의
선행도 그럴만한 품격에 따라 행해졌을 때만 사람들을 영광되게 하는 것이다.
[칸트, 실천이성비판,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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