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 소개
독일 철학자 칸트는 통일 독일 이전 프로이센의 수도 쾨니히스베르크에서 나고 자랐다. 쾨니히스베르크는 지금의 러시아 영토이고 ‘칼리닌그라드’로 불리며, 폴란드 북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다. 칸트는 평생 그 도시를 떠나지 않았다. 그곳에서 나고 자랐으며 자신이 재학한 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하면서 서양철학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쌓았고, 그곳에서 영면하였다. 그의 주요 저서인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 비판은 근대철학의 토대를 굳건히 하였고 현대철학의 시발점이 되었다. 쾨니히스베르크 인근에는 작은 항구가 있다. 하지만 그는 그 항구를 통해 멀리 여행하지 않았다. 그저 그 도시에 머물고, 도시를 사랑했으며, 그곳에서 세계 곳곳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매일 오후 4시에 산책을 시작했으며 2시간가량 운동과 사색을 겸한 루틴은 철학자 칸트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일화다. 칸트는 그 도시에서 완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 평생을 정진했고, 그 도시는 그런 칸트를 따뜻하게 품어 주었다. 그리고 결국 영면에 이른 그를 감싸 안아주었으며 지금까지, 앞으로 영원히 품고 있을 것이다.
필자는 여행하는 삶을 지향한다. 존재함을 만끽하고 현재를 사랑하는 충실한 삶을 지향한다. 소유하기 위해, 손해보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살아가는 삶을 지양한다. 삶이 덧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후회하는 삶을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11년을 부대끼며 살았다. 이후 강원도 양구, 춘천 그리고 대구 등을 돌며 여행하듯 살아보았다. 모두 나름의 만족, 보람, 값진 경험을 안겨 주었다. 대구에서 3년을 살고 이제는 어딘가에 정착하고픈 욕망의 소리를 가슴속 깊은 곳에서 어렴풋이 들었다. 그때 지도를 펴고 몇 달을 고민해서 찾은 도시가 “군산”이다. 나의 심사숙고가 왜 스스로를 군산으로 이끌었는지 알 수 없으나 언제나처럼 직관을 믿었다. 나는 군산에서 칸트와 같이 완전하고 성숙한 인간이 되기 위하여 노력하며 살아갈 운명이 있음을 직관적으로 느꼈다.
군산은 칸트가 살던 쾨니히스베르크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해안을 품은 항구가 있고 그곳을 통해 동유럽의 무역 산업을 이끌 듯 미래 대중국 무역의 핵심기지가 군산이라는 점이 같다. 또한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품고 있는 도시라는 점도 같다. 쾨니히스베르크는 프로이센의 수도였다. 역사와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한 유서 깊은 문화도시였다. 군산도 그렇다. 쾨니히스베르크 대학은 국립대학교로써 지역의 인재를 양성하고 그 후학을 키우는데 제 역할을 묵묵히 해내었다. 칸트가 정교수로 재직하였을 때는 전국에서 칸트의 강의를 듣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숙박시설이 연일 매진이었다고 한다. 군산대학교도 비슷하다. 군산은 각종 호텔과 유스호스텔 등 숙박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는 관광도시다. 앞으로 인재들 뿐만 아니라 품격 있는 여행자들의 성지가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군산이 매력적이었던 점은 22세기와 4차 산업혁명을 향한 미래 지향성에 있다. 세계의 패권이 미국과 중국으로 양분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 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군산’이라는 도시는 핵심 지역이 될 것이 자명하다. 나와 내 자녀, 그리고 내 자녀의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 군산은 매력적인 도시가 아닐 수 없다. 군산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동시에 상상하게 하는 도시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품고 있기에 입체적으로 존재하는 도시이다. 칸트의 도시가 그를 품어주고 영원히 감싸 안아 준 것처럼 나의 군산도 나를 품어 성장시켜주고 먼 훗날 영원히 감싸 안아 주리라 믿는다. 군산은 그런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