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불안

왜 항상 불길한 예감은..

by 삐리빠라뽀

뭔가 불안했다.

임신한 것치곤 너무 증상이 없었다.

입덧도 없었고 그저 느껴지는 건 가슴통증 정도..


내가 뜻밖의 행운아 일까 생각하고 싶다가도

병원에서 2주 뒤에 보자고 할 때마다

너무 불안했다.


불안감을 안고 병원에 가서 심장소리를 들어야 됐는데

결국.. 유산이라는 결과를 받았다.


아기는 2주 전보다 큰 차이가 없었고

심장소리도 없었다.


불안했지만 막상 그런 소리를 들으니 너무 얼떨떨했다.

그 와중에 임신바우처 사용은 가능하다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다.

담주 중으로 소파술을 예약하고

집에 가서 당근 택배 보낼걸 챙겨서 가는 중에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명 알리진 않았지만.

가족들에게는 알렸던 터라 일단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좀 밀려왔다.

동생은 엄마 아빠한테는 자기가 얘기해 주겠다고 했다.

원래는 내가 하려고 했는데 동생에게 전화만 걸어도 생각지도 못하게 눈물 나는데

엄마한테는 정말 자신이 없었다. 엄마가 정말 좋아했는데..

왜인지 모르게 죄송하고 불효하는 기분이 들었다.


실감은 나지 않았지만

정말 마음의 준비는 매일 하고 있었는데..

소파도 바꾸고

침대로 어떻게 해아 될지 생각해 보고

맨날 고민하고 그랬는데..


뭔가 좀 허무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내 탓 같기도 하고 그러고 싶지 않지만 계속 부정적인 생각만 났다.


내년이면 노산 아닌가 싶고

다시 걱정이 앞서면서 이제 또 시험관 다시 해야 되는 건지

그것도 갑자기 막막하고

남들은 쉽다는데 왜 나만 이렇게 힘든지

근데 막상 낳으면 더 힘들겠지 싶다가도

불쌍한 아기.. 아직 내 안에 있는데

기분이 이상하다.


정말 임신 실감 안 났는데

실감도 잘 못하고 있었는데 유산이라고..?

억울하다가도

12주에 유산하는 사람들 후기를 보면

차라리 다행이다 싶다가도.

갑자기 괜찮다가도 눈물이 울컥하다가도


미안하다. 엄마가 잘 지켜주지 못한 거 같아서..

우리 다시 만나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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