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한살의 이야기

by 강수지

어느새 또 봄이 왔다

어젯밤 달을 구경하던

하이얀 봉오리들은

봄이 밝아오자 햇볕과의

오랜 재회를 시작한다


바람에 꽃비가 흩날리고

사계절을 견디고 피어난

아름다운 인내의 결정들은

속절없이 흩뿌려진다


창밖으로 뻗은 손바닥에

꽃잎 하나 내려앉는다

수많은 꽃잎들 중 네가 내게 온 이유가 있으리라

연분홍 꽃잎 하나에

‘슬픈 그리움’이라 꽃말을 붙이었다.


이토록 아름다운 날들 가운데서

난 사랑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기에

슬픔과 함께 봄을 맞는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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