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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공백. 나 자신을 잃어버린 기억

한참 힘들어하던 시절. 한순간의 실수로 난 자신을 잃어버렸다.

by yeon

핸드폰 매장에서 열심히 일해서 지속적으로 상환을 하고 여전히 엄마의 관리하에 일을 했다.

마치면 집 회사 집 회사였던 시절.

이것이 난 너무나도 불행했다.

집에 간다고 해도 이왕 다 끝나서 해결되고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은 계속 같은 소리만 한다.

이와 이렇게 된 거 열심히 한번 다시 해보자 라는 말이 아니라. 이제 그냥 잊어버리고 너만 행복하면 돼. 이런 소리가 아니라 밥을 먹을 때나 눈을 마주치면 항상 이런 말을 하셨다.\

"똑똑한 척은 다 하면서 아이고 바보같이 고생 다하네.." 물론 내가 걱정되고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속상해서 하는 말일수도 있지만. 나는 이때 슬픔의 무게를 혼자 감당하는 것이 어찌 보면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항상 생각했다.

"아... 집에서 벗어나고 싶다" "숨이라도 쉬고 살고 싶다"라고 말이다.

청소년기에 사춘기를 크게 겪지 않았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서 나는 사춘기인가 보다.

좋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람들의 말에 동감한다.

하지만 난 밖에서가 아니라 내 가족들에게 인정받는 좋은 말을 듣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열심히 일했고 나 자신을 돌보기 위해 나 혼자 고군분투 했다.

몸무게는 날이 갈수록 빠지고 키 168에 몸무게가 겨우 41킬로 밖에 나가지 않았다.

맘고생이 너무 심해서 그 아래로 가본 적도 있다.


사람의 마음이 힘들면 자연 다이어트가 된다고 하더니, 지금 생각하면 그 말이 아닌가 싶다.

그 말은 웃긴 소리이기도 하지만 정말 당사자는 힘들다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이때 집에서 떠나기로 결심했다.

어떠한 계기가 생겼고, 그 계기로 인해 집에서 나가기로 했다.

계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라서 책에서 다 닮지는 못한다.

하지만 나에게 어떠한 제안이 왔고 나는 그제 안을 단지 집을 나나기 위한 수단으로 받아 드였다.

그래서 집을 나가는 이유에 대해서 부모님에게 말했고 역시나 반대였다.

하지만 난 그 반대를 어쩌면 거부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다른 말로 나를 회유했다면 아마도 집에 남아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이유를 들으시고는 부모님은 결사반대를 했고, 나는 그것에 대한 이유를 물었다.

부모님은 또 똑같은 소리이다.

나는 그것이 어떠한 것이든지 그 말이 싫어서 나가는 거다.

집이 지긋지긋하다.

그래서 나는 올바른 길이 아님에도 그것을 선택했고 어쩌면 그것이 현실이 될 수도 잇닿는 믿음을 가지고 과감히 집을 나섰다.


집을 나서서 제안을 받은 상황에 놓였다.

오해는 하지 말자. 난 술집을 다닌 적이 없다 (술집에서 일하는 거 아님)

제안에 대해서 제안한 사람은 내용을 알고 있고 돕겠다고 했다.

나는이겠을 조속히 처리하고 싶었을 뿐이고 어떠한 다른 이유도 없고 집도 싫었다.

그러나 그 부분은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부모님과의 연락도 받지 않았고 오롯이 홀로 고립된 생활을 택했다.

고립된 생활을 하면서 혼자울기도 많이 하고 먹지도 자지도 않는 날이 많아졌다.

건강은 날이 갈수록 좋아지지 않았고, 밤에 힘들면 바닷가에 가서 혼자 멍하니 앉아 바다 파다의 파도소리를 들으며 멍 때리기 일쑤이다.


이런 생활이 이어지고, 나에게 약속되었던 말들이 다 허상임을 알게 됨을 직감한 것이 1년이 되어서야 스스로 알아챘다. 나에게 물질적인 풍요나 자본적인 풍요를 가져다주지도 않았고, 나에게 뭐 별다른 일도 시킨 것은 아니다. 다만, 나는 이번일로 인해서 트라우마가 남았을 뿐이다.


조금만 이야기하자면 누군가게 나에게 자신이 나를 돕겠다고 손을 뻗었고 난 그 손을 잡았다.

하지만 그 누군가는 그냥 내가 맘에 들었을 뿐, 나에게 어떠한 행위는 하지 않았지만 인형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항상 그냥 멍하니 한 장소에 있기만 했고, 나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나의 목적은 하나다. 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그때는 그랬다. 그래야 가족들에게 더는 이상한 소리를 듣지도 않을 것이고,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것은 다 거짓이었고 나는 항상 울고 있고 상처받고 있었다.

화가 나면 생명의 위협을 가하는 일까지 행하는 사람에게서 탈출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울기만 혼자 엄청 울었다. 그러던 중에 하나의 사건이 생겼다.



이 기회를 빌미 삼아 나는 이곳을 떠날 준비를 한다.

이렇게 나는 준비를 했고 그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진 않았다.

지금까지 내가 피해자로 당해온 일들과 상황을 다 정리해 놨고, 그것들을 다 확인하는 작업과 정리하는 작업은 한두 달 이내에 막을 내렸다.

그렇게 나의 1년 -2년 사이 핸드폰 매장을 그만둔 이후의 공백기 (일을 하지 못한)가 생겼고 난 그 공백기를 슬픔과 분노, 그리고 아픔과 트라우마로 남겨둔 채 마무리 지었다.


결국에는 부모님에게 사실을 알릴 수밖에 없었다.

sticker sticker

사실 공백기인 중간시기쯤 어떠한 경로인지 알 수 없으나 언니가 날 찾아왔고 언니를 통해 부모님의 귀에 소식이 전달되고 그때 부모님이 나를 꺼내주었다.

여기서 마무리가 되면 참 좋겠지만. 나는 그 사건 이후로 또 다른 곳에 갇혔다.

엄마 아빠 동생 언니가 있는 집이 아닌 별장이라고 봐도 좋을 마산의 할 어비지네 집이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아빠는 마산으로 귀농하여 농사를 짓고 엄마와 일주일에 한두 번씩 보는 그런 라이프 스타일로 바뀌어있었다. 이것도 내가 가진 공백기 동안 생긴 것인지도 모른다.

아빠는 나를 마산의 농장의 집으로 데리고 갔고, 나는 그곳에서 매일 방에 박혀 울었다.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때 부모님이 따뜻한 말이라도 해주길 바랐던 걸까?

아니다. 나를 그곳에서 꺼내준 것은 맞지만 그것은 단 1원도 필요 없는 부모로서 자식을 챙긴 것뿐.

말은 " 엄마 아빠한테 죽을죄를 진거나 마찬가지이니까 넌 평생 그냥 누구도 만나지 말고 혼자 살아"

"너 때문에 쪽팔려서 어디 동네 다니지도 못해. 그니까 당분간 집에 오지 말고 마산에 있어"

이런 말이다.


이책을 읽으면서 나의 부모님이나 가족을 욕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나는그런 맘으로 책을 쓰는것이 아니다.

나의인생에 대한, 나의그때의그 상황을 그냥 주저리 주저리 말하는것이고, 부모님에게도 나름의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금은 믿고 싶기 때문이다. 묻지 않았지만 그냥 나이가 든 지금 난 그렇게 믿고 살고있기때문에.


내가 부끄러운 것,.

나를 부끄러워하는 부모님.

나 자신은 누구인가?

나는 왜 살아서 숨을 쉬고 있지?

숨 쉴 수 있는 자유마저 빼앗기는 건가?

아니면 나는 지금 없어져버리는 것이 도움이 될까?

많은 생각을 하면서 결단을 내렸다.

그리곤 딱한 명 나의 가족 중에 남동생애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누나가 없어도 부모님이랑 행복하게 잘 살고 너는 아들이 하나밖에 없는 귀한 자손이니 꼭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누나가 지금껏 못해준 게 있다면 미안하다., 행복해라"라고 말이다.


난 그때 그렇다. 그것을 결심했다.

한참 동안 도구를 찾았다. 미쳐 날카로운 것으로는 하기가 겁나서 그러지 않았고 가장 간단하고 고통스러운 방법을 선택하려 했다. 끈을 찾았고 그것을 시도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러면 나는 이제 평온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있는 힘껏 계속 환경의 구성에 맞게 시도를 했다.


나중에 헐레벌떡 아빠가 와서 그것을 보았고 실패로 끝났다.

그 이후 나는 더 심한 감시 감독을 받았고 가족들은 나에게 더 따가운 눈초리로 쳐다봤다.

가족이 나에게 그런 맘이 아니었다고 해도 나의 시선에서는 그렇게 느꼈던 시절이다.

이건 나만의 생각이고 감정이기 때문에 나의 시선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때 단순히 죽고 싶다 사라지고 싶다는 마음은 귀여울 만큼 나는 지금은 어른이고 방법을 여럿 알고 있고 항상 생각하며 살아왔던 터라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지금도 크게 없다.

사람은 언제 죽어도 죽는다. 그것은 아마 내 맘속에 항상 잠들어 있는 마음이다.

이때의 내가 사라졌다면 나는 아마도 지금 이 글을 적지 않고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나의 인생을 여럿 오픈하는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에서라도 나의 심정과 그때의 나의 마음을 아리고자 하는 것이며, 나의 행동이 옳거나 틀림을 논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때 나의 공백기에 나는 나를 찾지 못했다. 나를 잃어버렸다.

그렇게 긴 나의 공백기가 2년 가까이 지나고 있다.

이제는 먹을 생각도 잘 생각도 무엇에 대한 희망도 절망도 다 내려놨다.

그때의 나는 그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고 마치 누가 건드리면 탁 하고 터질 만큼 부풀어 있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픔의 무게가 나를 짓눌렀다.


그런 하루가 또 시작되고 있고 이 글을 쓰는 나는 그때의 나로 돌아갔기 때문에 그 감정이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있어 글을 나름대로 정리해서 작성하고 있다.

그때의 나는 어떠한 행복이 있었을까? 모든블행의 시작은 나였을까?

나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나 자신이 억울하기도 하고 나 자신이 답답하기도 하고 나 자신이 너무 미치게 싫다. 이런 맘을 계속 되새김 질 하면서 살아가고 있던 나의 공백기.


그렇게 나는 그때 나의 삶을 잃어버렸고 나의 존재의 가치를 잃은 채로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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