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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회사에서 워크숍을 간다.

산행? 오르막길? 와! 올라가면 다시 또 내려올걸 왜 가는 걸까?

by yeon Mar 11. 2025

회상[ 어느 정도 적응을 하고 나서 일이다.

조금 후에 워크숍을 간다고 한다.

지리산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많은 인원이 움직이기 때문에 버스를 대여해서 단체로 갔었다.


워크숍은 또 처음이다

이곳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참으로 귀찮은 일이다.

나는 회식도 좋아하지 않고  단체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혼자 있는 것이 편했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들부터 아는 사람들 까지 엄청 많은 인력이 모인다.

꽤나 성가신 일이다,

난 그때 회사에서 매월 상을 받았고 그것을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

나는 나를 아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친 구르 사귀기에 좋은 기회일지 모르지만 나는 꽤 그것이 싫었다.

뭔가 새로운 것인지도 모르지만 나는 사람에 대해서는 마음이 닿은 상태이다.


마음을 주면 상처를 받고 돈도 잃고 나 자신도 잃어버린다.

나는 것을 경험했고 두 번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가 않다.

그렇지만 회사에서 단체로 공지가 온 것이고 빠지는 것은 결석이다,.

결석은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억지로 꾸역꾸역 산행 워크숍을 갔다.

가자마자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마땅히 숨어서 있을 곳이 없다.

그렇다 나는 조금 인파에 숨어있다가 산행이 끝나고 사람들이 내려오면 그때서야 나타날 작정이다.

하지만 마땅히 계속 숨어있을 곳이 없다.

버스도 문을 잠가 놓았고 사람들도 왕창 있다.

나하나쯤 빠지는 것이 무슨 대수 인가 싶었지만, 나를 아는 사람들이 나를 찾아대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산을 오르게 되었다.


한발 한발 위로 올라가면서 상쾌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기도 했지만 나는 그 바람이 그냥 땀을 식혀주는 미약한 바람이락 생각했을 뿐 그저 올라가고 있는 나 자신이 한심했다.,

"아오... 산을 왜 올라가는 거야? 어차피 내려올 거 힘들게 왜 올라가"라고 말이다.

구시렁거리면서 계속 산을 올라갔다.

산을 오르고 정상에 오르기까지 엄청 힘들었다. 

두 다리는 풀리고 가쁜 숨을 내쉬어졌다.

아무와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 올라왔으니 내려가면 되겠다 이 생각만 했다.,

다들 경치 구경을 하면서 감탄을 하고 있다.

나는 그것들이 눈에 보이지 않았다. 경치는 무슨... 힘들어 죽겠다.

이때의 나는 감수성이 많을 나이이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그저 숲이고 그저 풍경이고 엽서에서 볼 수 있는 거다. 굳이 굳이 내 눈에 그 풍경을 담으면서 감탄할 그럴 맘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아는 사람들에게 정상에 오르자마자 숨을 고르고 난 내려가겠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조금 더 있다가 함께 가자고 말했지만 나는 그것도 싫다.

잔뜩 찡크린 얼굴로 "올라왔으니 내려갈게요., 내려가는 건 자유죠?"라고 말했다.

내려갈 때는 올라갈 때처럼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았다.

다들 경치 구경 하느라 바빴기 때문인 듯하다.

바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려가는 것은 쉬울 줄 알았는데, 내려가는 것도 힘들었다.

또 후회했다.

애초에 오르지 말았어야 한다라고 말이다.


산행을 마치고 다 내려오니 이것저것 기념품 가게가 보인다.

기념품은 무슨 개뿔,.... 나는 사지 않았다.

그렇게 한 시간을 혼자 구석에 멍하니 앉아서 있었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하여튼 나는 그냥 멍 때리고 있었다.

사람들이 한둘 내려온다. 땀이 흠뻑 젖은 사람들.

이제는  밥을 먹으러 간다고 한다.

밥? 그냥 집에 가면 안 되나?라고 또 생각했다.,

어차피 일도 안 하고 노는 거면 나는 집에서 편하게 누워서 쉬리라 생각했다.

회사의 퇴근시간보다 늦어진다.

회사의 퇴근시간보다 늦어지고 있기 때문에 더 짜증 났다,

다행히도 하룻밤을 자는 워크숍은 아니라서 안심이다.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려 또 밥을 시끌벅적 먹어야 한다.

너무 싫다.


이때의 나는 그런 것들이 싫은 것을 얼굴에 팍팍 티를 냈다.

물론 지금도 싫은 것에는 티가 난다,.

우여곡절 끝에 워크숍이 마무리가 되었고 저녁 아홉 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너무 피곤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산을 한번 오르고 내린 것과 혼자 멍 때린 것 저녁을 먹은 것,

그것이 전부다 하지만 일할 때 보다 더 피곤하다.

이것이 나의 워크숍에 대한 첫 기억이다.



왜 피곤했을까?

물론 산을 타서 피곤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산을 타고나서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낀다고 한다.

나는 그렇지 않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산을 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올라가면 내려올 거 왜 굳이 힘들게 가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과의 싸움일지도 모른다.

얼마 전 절을 가기 위해서 인천의 한 큰절에 갔었다., 그곳의 오르막길은 엄청나고 계단도 수백 개다.

1시간 20분 정확히 그 계단의 맨 윗까지 오르는데 걸리는 시간이었다.

이때는 나의 목표가 있었고 올라가서 부처님에게 빌고 싶은 소원도 있었다.

종교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나는 그랬었다,


아마도 산을 오른다는 것은 인생을 오른다는 것과 같은 것 같다.

정해진 나만의 다짐이 있어야 성취감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두 번 다시 가지는 않았다. 너무 힘들어서이다.


아직 나는 산에 오르는 것에 대해서 깊게 감명하지 않는다.

목적을 위해서만 움직일 뿐 나 자신을 위해서 움직인 것은 단 한번뿐이다.

지금의 나는 성장한 것인가? 아니면 그냥 정체되어 있는 것인가?


예전의 나는 그냥 쉬운 길을 좋아했고,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했고  하기 싫은 것은 하지 않았다.

남들이 뭐라 하든지 안 한다.

하고자 하면 하고 만다

이것이 나의 지금까지의 인생의 철학이라면 철학일 것이다.


이때의 나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저 눈앞에 닥친 현실에 부딪히면서 막아내기 바빴다.

마음의 여유도 눈의 여유도 없다.

이렇게 치열하고 외롭게 나는 어둠을 선택했다. 아무에게도 나의 마을을 알리지 않았다.

그냥 조용히 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더 이상의 워크숍은 사양하고 싶다.

하지만 곧 또 워크숍을 간다고 한다.

배를 타고 다이빙을 하는 곳? 어딘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고 스로 간다고 한다.

벌써부터 한숨이 나오고 어질어질하다.

나는 수영도 못하고 더군다나 물이 온몸에 다 젖는 것도 싫다.


그렇게 모든 것이 부정적으로 보이고 부정적으로 사고하는 나의 모습이 그때는 고스란히 나에게 인식되어 있다. 그것은 나를 차가워 보이게 했고 사람들을 가까이 오지 못하는 이유가 되었다.

나는 그렇게 그때의 나를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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