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인성 좋은 대표님들이 성공하더라
오늘은 조금 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내가 지금까지 컨설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기업의 대표님들을 꼽자면 다섯 손가락 안에 있다.
엄청 많은 기업들을 10년 동안 컨설팅 했고, 선정도 많이 시켰다. 물론 다 시켜주지는 못했다.
그중에는 포기한 기업도 있고 기업 내부사정도 있고 뭐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다.
하지만 오늘 말하고 싶은 기업들은 전부다 일단 선정이 된 기업이고, 그 과정 들이나 그 기업대표님들의 인성 그리고 나의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이다.
모든 기업은 동등한 조건으로 다 대한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조금씩 기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어차피 내가 붙여주는 결정권자는 아니기 때문에 나는 컨설턴트로서 열심히 서포트하면 된다.
여기에 있어서 기업과 호흡을 맞춰서 일을 하다 보면 기업대표님과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고 어쩌다 보면 사적인 고민도 듣게 되기도 한다.
첫 만남부터 지금에 있기까지 원동력이 되어주신 대표님들이 수없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만난 기업들은 몇백 군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이상이다. 한 달에 거의 60군데를 만난다. 그럼 그 세월만큼 평균적으로 따져봤을 때 얼마나 많은 기업들을 만났을까 기억도 다 안 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다섯 군데의 기업의 대표님은 너무도 좋은 기억이다. 다섯 군데 이야기인 만큼 길어질 거다.
이편에서 만일 다 말 못 한다면 나머지는 다음 편에 이야기하고 마무리할 수도 있다.^^:
첫 번째 대표님.
기업명은 말할 수 없다. 아이템도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대표님과의 스토리는 이야기할 수 있다.
철저히 비즈니스 관계인 것은 확실하다. 불변이다.
이 기업의 대표님은 처음에 나와 만났을 때 자신이 개발한 아이템에 대한 자부심이 아주 많았다.
하지만 매번 떨어지고 대면평가에서 질문을 받으면 대답을 나름대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불신이 많았다. 그래서 평가위원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셨다.
평가위원은 그때그때 과제에 따라서 평가위원자격을 갖춘 (정부에서 평가위원 확인서 발급해 줌/ 조건 맞아야 함) 전문적인 인력들을 그때그때 과제공고의 평가에 따라서 모집한다.
평가위원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평가를 가겠다고 신청한 평가위원들을 추려서 기업의 서면이나 대면평가를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각 분야별로 평가위원을 뽑는다고는 하여도 아주 아주 해박한 지식이 있는 사람들만 오는 게 아니다.
가령 이 사람은 기계 쪽으로 개발하는 아이템인데, 화학 쪽의 전문 평가위원이 평가를 할 수도 있다는 거다.
그래서 가끔은 이해가지 않는 기초적인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그 질문에 대해서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는다. 같은 평가위원 입장에서 존중하기 때문이다. 그 평가위원이 질문을 하면 기업은 어떻게든 답변을 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아니 , 내 아이템 하고 관련도 없는 기본적인 이야기를 왜 묻지?" 하고 생각하거나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하고 "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거를 물어보시냐" 또는 " 그건 아니고요 이렇습니다"라고 말을 한다. 기업입장에서는 당연하다.
하지만 실제 평가르 가서 대면에서 그렇게 하는 순간 탈락은 따놓은 당상이다.
평가위원들의 비위를 맞추라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질문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당황하거나 화를 내거나 무시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거다.
이 기업의 대표님은 차분한 성향이셨다. 하지만 왠지 나도 모르겠지만 계속 대면평가에서 떨어진다고 하신다. 서류에서도 떨어져 본 경험도 있으시다. 혼자서 몇 년을 끙끙대고 하시다가 도저히 안 돼서 컨설팅을 선택하신 케이스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간의 울분을 토로하신다. 평가에 대한 생태계를 조금 이해시켜 드렸다.
이 기업의 대표님의 첫 소망은 소박했다.
"오천만 원이라도 받게 해 주세요" 이거였다.
내가 볼 때는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 아이템인데, 이 대표님도 많이 지쳤나 보다.
그래서 나름대로 내 의견을 드렸다. 이것 말고 조금 더 아이템이 있으신지, 어떤 건지 이거 저거 물어본다.
딱 오천만 원에 적합한 아이템이 있었다. 그걸로 오천만 원을 지원하는 과제에 도전하고 지금 말씀하신 아이템은 1.5억에 지원해 보자고 제안드렸다.
깜짝 놀라신다. 그래도 되냐고 말이다. 당연하다. 일단 우리와 계약을 하게 되면 우리는 가능한 많은 과제에 도전해서 선정을 시켜야 한다. 그렇기에 제안은 끊임없어야 한다. 과제가 안 나오지 않는 한 말이다.
"오천만 원만 받아도 좋겠네요"라고 다시 한번 소박한 맘을 꺼내신다.
그렇게 이 기업과 인연이 시작되었고, 처음부터 운이 좋게도 "오천만 원의 과제"에 선정이 되었다.
"이게 정말 되네요"라고 놀라신다. 너무 행복 한 순간이었다. 대표님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대표님 이거는 플러스 과제이니깐 횟수에 포함이 안 돼요" "그러니 다음 과제로 바로 준비하시죠"라고 웃으며 말했던 기억이다.
이 기업의 경우에는 내가 직접 계획서를 다 썼다. 개요도부터 해서 다 밤새 만들었다. 원래 그러지 않는데 그렇게 했다. 뭐가 내 맘을 움직였을까? 아무튼 직접 나섰다. 그리고 두 번째 과제를 도전했다.
계획서를 전달드리고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계획서를 완성하고 나서 기업의 대표님에게 계획서를 전달드린 후 브리핑을 한다. 틀린 곳이 있는지 생각이 다른 곳이 있는지 추가할 곳이 있는지 수정할 곳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표님의 말 한마디에 내 걱정은 눈 녹듯이 내려앉았다
"계획서가 너무 아름다워요"
이런 표현은 처음 들어본다. 기술계획서가 아름답다니... 참으로 신기한 표현이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기대도 많았다. 다행히 기업은 또 선정이 되었다. 연달아 2개가 되었다,
이후 다음 연도 또 연장을 하셨고, 그때는 단계별 진행을 권장했다.
이미 5천만 원, 1.5억 원을 지원받았으니, 이제는 좀 더 위의 과제를 제안했다.
결론적으로 여기는 총 나와 함께 하면서 4개의 과제를 지원받았다.
5천만 원 (1년 개발) / 1.5억 원( 1년 개발)/ 4억 원 (2년 개발) / 6억 원 (2년 개발) 이렇게 말이다.
운도 어느 정도 따라 줘야 한다. 과제의 시기도 적합했고, 아이템도 괜찮았다. 안될 수도 있었지만 이 기업은 행운이었다. 기업대표님의 간절함이 통한 것이고 나도 간절했다. 이건 기업대표님과의 성향도 맞아서 인 거 같다.
총 2년 동안 12억을 지원받게 해 드렸다. 덕분에 회사는 해외법인까지 성장했고, 투자사도 만나 투자도 많이 받으셨다. 사업계획서를 투자계획서로 잘 활용하셔서 많은 투자를 유치하셨다. 지금도 연락을 하신다.
이번 연도도 준비해서 내년에 꼭 받아보자고 하신다. 지금까지 하고 있는 과제가 거의 다 개발이 완료 수준이며, 시험성적서도 무난히 다 받았다고 하신다. 이제 곧 개발기간이 마무리되니, 슬슬 다시 도전해봐야 하지 않냐고 말이다. 이렇게 나의 첫 번째 소중한 고객사의 대표님이자 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기업이다.
두 번째 기업.
이 기업의 대표님은 지금도 나 와 일하고 있다.
이 대표님은 기업 내부에 직원만 200명이 넘고 노사가 있기까지 한 중소기업이다.
규모가 꽤 되고, 거의 프로그램 개발 쪽인데, 정부기관에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을 하신다.
그래서 요즘은 세종에 자주가 신다고 한다.
이 기업의 대표님과의 만남은 조금 어색했다.
처음 기업설립 시 주주들과 함께 주식회사를 설립하셨다고 한다.
10년이 넘게 운영하시면서 대표로 있으면서도 회사 내에서 영업만 열심히 하실 뿐 입지는 내부 주주들이 맘대로 주물렀던 모양이다. 처음에 미팅을 갔을 때도 대표님은 참석을 하지 않으셨다. 아니 참여를 하고자 하셨으나 미팅 시 기술이사가 막아서며 대표님은 그냥 결제만 하시면 된다라고 하면서 대표실로 쫓아내듯 보낸 기억이다. 의아했다.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
아무튼 계약을 진행했으니 업무를 한다.
그런데 업무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너무나도 많이 들었다.
그때부터 이 기업에 대한 진행사항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점검했다. 웬만하면 그러지 않는데 진행이 더뎌도 너무 더디다.
개발내용을 받는데 시간이 너무 걸린다. 기업의 인력이 이렇게나 많고, 직접 미팅을 하였을 때 개발내용의 전달은 걱정마라고 큰소리치던 연구소장고 기술이사는 연락도 잘 안 되고... 결국에는 대표님께 전화를 드리게 된 것이다. 기업의 대표님께 전화를 드리니, 자신은 계획서를 받아본 적도 초안도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럴 리가 없다. 우리는 분명히 명함을 받은 그 기업의 인력들에게 수많은 메일과 계획서 초안을 전달했다.
그런데 막상 대표님은 받아본 적이 없다. 이게 말이 되는가... 사태의 심각성을 나는 인지했다.
"아...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구나"
아주 조심스럽지만 이야기했다.
"대표님. R&D 하는 건 알고 계신 거죠?"
"네, 알고는 있는데, 자기들이 알아서 한다고 해놓고는 다들 바쁘다고 이리 빠지고 저리 빠지고 하네요"
라고 말을 이어하신다.
솔직해야 할 시간이다. 까놓고 말씀드렸다.
"대표님,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궁금한 것도 있고요. 혹시 그때 미팅했던 기술이사님과 연구소장님이 그만 두신 건가요? 자료를 요청드려도 회신이 없으시고, 연락도 안되시는데 이유가 있을 듯해서요"
" 상황을 인지해야 저희도 나름대로 준비하는데 차질이 없을 것 같아요"
"실례되는 말인지 몰라도 그분들 전문적으로 이 부분을 잘 모른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라고 있는 말 없는 말 다 해버렸다. 대표이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책임이 막중할 것이다.
난 대표라는 직함의 무게를 안다. 그렇기에 누군가 직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안다.
비록 계약의 갑을 관계일지라도,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솔직히 말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대표님께서 한숨을 쉬신다.
"좀 부끄럽네요"
순간 멈칫했었다.
"아니에요 괜한 말씀드려서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곧이어 말씀하신다.
"아니에요, 솔직히 누구한테 말할 사람도 없고 저도 너무 힘들었는데, 이렇게 말씀해 주시니, 저도 제 말 좀 해도 될까요?" 이렇게 이 기업의 대표님과 나는 사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사실은 초기멤버들인데, 나는 영업만 열심히 했고 R&D를 해야 성장한다는 걸 난 느껴서 그걸 하자고 했더니 아무도 거부 안 하고 알겠다고 하더니 여기저기 알아보고 한 번은 컨설팅 비용만 떼이고 두 번째에 선택을 하게 된 건데 지금 아무것도 제가 아는 게 없어서 답답하네요"
라고 말씀 하신다.
"대표님, 우선은 지금 상황이 정확히 어떻게 되나요?"
"우선은 그만둔다고 하고 나갔어요. 회사에 소홀한 제 잘못이죠. 정신 차리고 회사 둘러보니 다 친인척들로 하나씩 감투 씌워놓고 월급만 받아가고 일은 안 하고 있었더라고요"
" 다 무지했던, 무심했던 제 잘못이죠, 열심히 영업만 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일이 이렇게 되었네요"
"R&D진행도 무리일 듯해요. 제가 지금 혼자서 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닌 거 같아요"
"노조도 꾸려서 소송도 들어가 있고 복잡하네요"라고 말씀하신다.
예감이 맞았다. 첨 느낌이 이상한 게 맞았다. 이어 내가 말했다.
"대표님, 이거 아이템 대표님이 구성하셨다고 들었는데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제가 톡으로 바로 계획서 전송 드리고 설명 좀 드릴게요"라고 했다.
대표님께서는 "네 알겠습니다"라고 하였고 그렇게 계획서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덧 대표님은 부족한 부분에 대한 설명을 아주 열정적으로 내게 하고 계셨다.
"대표님, 이렇게 다 아시는데 당연히 하셔야죠" " 다른 직원들로 연구원 변경하고 아직 접수전이니 시작하는 거 이왕 대표님이 과제책임자로 해서 한번 도전해 보시죠" " 잘 될 겁니다" 나는 그렇게 인사를 건넸다.
"네! 그럼 한번 해보시죠!"라고 대표님께 대답을 들었다.
일을 하는 중간중간 전화를 자주 드렸고 안부를 물어가면서 일했다.
그러면서 서로 협조와 공감이라는 것을 했다. 계획서에는 개요도가 참 중요하다.
이 시스템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개념도를 통해 보여주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한 팁이다.
이것을 그려줄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밤새 또 나는 개요도를 만들었다. 공부를 해가면서 기술이사와 함께 만들어 갔다. 아이템에 대한 공부, 이해, 그 모든 것을 해야만 했다. 대표님을 어떻게든 진심으로 돕고 싶었다.
일을 하던 중에 이메일로 이런 이런 부분을 빨리 전달 부탁드린다고 한 적이 있다.
어떤 부분이었는지 기억은 하지 못하겠지만 답변 메일이 너무나도 기가 막힌 건 기억한다.
그때 대표님 말고 다른 주주 중에 한 명 (그 회사)에게도 메일을 보냈었다. 대표님이 요청하셔서이다.
내 이메일을 받자마자 그 주주라는 사람은 계획서를 하나부터 열까지 다 빨간펜을 했다.
지적만 잔뜩 하고 틀린 글자는 나중에 검사해서 다 수정할 것인데, 봐달라는 기술내용이나 방법론과 기타 추가 필요자료는 주지도 않으면서 글자가 틀린 거, 레이아웃이 비켜나간 거 그런 아주 기초적인 부분들에 대해서 말도 안 되는 꼬투리를 잡아 메일에 적어 보냈다.
너무 기분이 나빴다.
대표님과 우리가 함께 고생해서 작성된 계획서에 우리는 수정할 기술 사항을 보완할 기술사항을, 요청한 것인데 빨간펜이나 하고 있다.
바로 이메일을 썼다.
틀린 글자 같은 오타수정은 추후에 마지막에 한꺼번에 다 할 예정이니,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자료를 추가해 달라. 어떤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의견이 없으시냐? 성능지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는 왜 의견이 없으시냐?라는 문의 사항 같은 메일을 보냈다.
이후 메일이 바로 왔다.
나에게는 참조를 걸고 그 기업의 대표님에게 보내는 메일로 해서 (수신자: 자신의 기업 대표님/ 참조 나)
"0000 회사의 000과는 함께 R&D 업무를 진행하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님이 독단적으로 000과 함께 과제진행을 원하신다면 저는 빠지겠습니다"라고 기업의 대표에게 직설적인 메일을 주주이자 직원인 한 명이 보내면서 나를 참조 건 거다. 엿 먹어 보라고 한 거다 이거는 분명하다.
그 이메일을 본 즉시 나는 기업의 대표님에게 연락을 드렸다.
"대표님 이거 저랑 일하면 안 한다고 하는 거 같은데, 이게 가능한 일인가요? 대표자가 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이고 열심히 하고 있는 프로젝트인데 갑자기 끼어들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적만 하다가 이제 뭐 좀 달라고 하니깐 발 빼는 거 아니에요? 전 이런 경우는 처음 보네요" 너무 흥분해 버렸었다.
그때 대표님의 따스함이 나의 맘을 녹여주셨다. "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에구.. 어쩌면 좋을까요?"
"최대한 의견을 존중하겠습니다. 저도 이런 직원과는 프로젝트를 못할 거 같네요."
"대표님 제 의견을 따라 오 실 건가요?"라고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하셨고, 난 이어 말했다.
어느새 나는 대표님의 멘토가 되어있었던 것 같다.
"이번 과제에 저 직원분은 일단 연구원으로 서류상으로만 넣어 두시고요. 최종 선정되고 정부 협약할 때 연구원은 변경가능하니 그때 빼버리시고 변경하시죠" " 아마 그러면 반항이 있거나 그만둔다고 할 겁니다"
"저분 그만둬도 되는 거죠?"라고 물었다. 무시무시한 말이다.
그런데 대표님께서 의외로 말씀하신다.
"네. 안 그래도 정리해야 하는데 방법을 모르겠었거든요" "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결심을 나름대로 하신 모양이고 내가 그 결심에 어쩌다 보니 불을 붙인 거 같긴 했다. 하지만 나는 말했다.
"네 대표님 파이팅 하시죠" " 어차피 혼자만의 싸움이신 거 같은데 제가 함께 하겠습니다" 이렇게 밤낮없이 일했고 난 거의 에너지를 여기에 몰빵 했을 정도였다. 쉬는 시간은 거의 이 기업에 할애를 했다.
대면평가 연습 때도 많이 힘들어하셨다. 집에서까지 줌으로 연습을 시켜드렸다.
발표스크립트도 짜서 대표님의 말투에 맞게 구성해서 보내드리고 주말에도 연습을 했다.
정해진 시간에 약속해서 줌을 켜고 영상으로 연습을 했다. 평일도 집에 가면 줌을 켜고 이 기업의 대표님과 그렇게 연습을 했다. 그 결과 대면평가가 최종선정이 된 것이다.
스토리가 더 길지만 이게 요약한 것이다.
이 기업은 큰 중소기업이다. 거래처도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이다. 너무나 자랑스러운 나의 고객사.
올해 하반기 초반에 과제를 들어갔다. 내가 독립하자마자 나와 업무를 해주셨다. "능력 있는 회사와 계약을 하게 돼서 영광이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나를 믿어 주시는 그 마음을 담아 선정시켜드리고 싶었다. 구매조건부과제를 들어가고자 하였다. 그런데 수요처장의 도장을 받지 못해 결국 접수할 수가 없었다. 매우 미안해하셨다. 준비도 많이 헸고 가능성이 있었는데 기업이 받아와야 하는 수요처와의 거래공급계약서와 구매동의서를 받지 못해 기본자격이 미달되어 접수되어도 탈락이다. 지원자격미달이기 때문이다. 굉장히 미안해하셨다.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하지만 내년이 있지 않은가! 내년에는 꼭 선정시켜드리고 말 것이다. 결과로 보답해 드릴 것이다.
비록 이번에 들어간 과제가 기업의 실수이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대표님께서 매우 미안해하시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이미 지난 일이다. 또다시 시작하면 된다. 그렇게 난 내년에 기대를 하고 있다.
대표님! 내년에 파이팅! 우리는 미리 준비하니까 잘 될 거예요!라고 항상 말하고 있다.^^
세 번째 기업.
이 기업은 제조기업이다.
특히 자동차 쪽이다.
벤츠에 들어가는 "엠비언트 라이트" 도 이 기업이 개발한 것이다.
이 아이템은 우리와 함께 R&D로 해서 지원금을 타서 개발하신 거다
이 기업의 대표님과 관리자님은 굉장히 좋으신 분이다. 성품도 업무도 너무나도 잘하신다.
떨어져도 미안해하시고, 붙으면 고마워하신다.
오히려 우리의 마음을 더 잘 헤아려 주신다.
이 기업과도 인연은 지금은 아니어도 일하는 동안 3년 동안 지속되었다.
매년 매년 선정을 시켜드렸고 할 때마다 연습을 엄청 많이 했다.
이렇게 기업과 많이 일을 하다 보면 기업에 대한 상황을 누구보다도 더 많이 알게 된다.
그러면서 거꾸로 우리가 기업에게 이런 거 있지 않나요? 이거도 사업화하실 생각 없으세요?라고 되묻기도 한다. 이 기업이 그런 기업이다. 특이한 사항이 있다면 이 기업의 대표님은 아이템이 많다.
하지만 아이템을 잘 숨겨두시는 성향이 있다. 말하면 마술주머니처럼 다 나오는데, 말하기 전에는 자료를 보여주지 않으신다.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 굳이 우리를 귀찮게 하기 싫어서 그러시는 것 같다.
하지만 대놓고 이거 저거 막 헷갈리게 하는 것보다 이편이 훨씬 뭐라도 더 해주고 싶은 기업이 되곤 한다.
이 기업이 그렇다. 말도 이쁘게 하시고 존중해 주신다.
우리의 피드백을 귀담아들으시고 고민하신 뒤 의견을 전달 주신다.
티키타카라고 하나? 요즘말로 치면 그게 되는 기업이다.
"대표님 이번에 이런 이런 과제가 나왔는데, 혹시 대표님 기업에서 이런 과제에 적합한 아이템이 있을까요?"
"공장 환경이나 대표님 기업 컨디션을 봐서는 아이템만 있으면 도전할 만 할거 같아 보여서요"
라고 말을 하면 그때서야 아이템이 튀어나오는 그런 기업이다.
굳이 이렇게 까지 피곤하게 일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여기는 그렇게 해야지 아이템이 나온다.
그걸 같이 오래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을 기업의 스텝에 맞춰하게 되었다.
각각의 기업의 특성에 맞춰 진도를 나가야지 기업이 지치지 않는다. 이걸 이 기업이 알게 해 주었다.
기업의 대표님은 매우 파이팅 넘치시는 분이셨다. 언제나 하시는 말씀이 " 덕분에 잘됬어요"
"만나고 나서 하는 일이 다 잘되는 거 같아요" "항상 감사드려요" " 언제든 우리는 끝까지 가야죠"
이런 말씀을 자주 해주셨다. 그래서 그만큼 더 신중했다. 믿어주시는 만큼 더 신뢰를 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말을 들으니 기분도 당연히 좋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여기 대표님은 언어의 마술사이다. 사람을 기분 좋게 해 주시는 선한 에너지가 있다.
이 기업과 이야기도 아주 많지만 다른 편에서 이 기업만의 이야기를 따로 풀 수도 있을 거 같다. 아직 세 번째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내가 맘이 급한가 보다.
여기는 최종적으로 우리와 함께 하는 시간 동안 2년 개발 3억 / 1년 5천 / 2년 6억/ 1년 2억/ 등의 총 4번의 과제를 선정시켜 드렸다. 3년이라는 세월 동안 말이다.
지금은 연구과제를 하고 싶어도 참여율이 꽉 차서 못하신다.
지금 선정된 과제에 최선을 다해서 몰두하셔야 하는 과정에 있으시다. 어떤 과제는 마무리 잘하셨고 어떤 것은 지금도 진행 중이시다. 그렇게 계속 R&D를 하고 계신다.
너무나 나한테는 고마운 말을 많이 해주신 대표님이다. 인연이 되면 다시 만나겠지만 지금 독립한 나는 기업의 대표님과 아직 인연이 닿지 않았다. 아마 내가 독립한 것도 모르실 수도 있다. 좀 있으면 어떤 경로든 알게 될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알지 못하시는 듯하다. 내가 아는 한 말이다.
이 기업의 대표님이 잘됐으면 좋겠다. 언젠가 다시 인연이 된다면 다시 웃으면서 함께 일하기를 나름대로 기대하고 있다. 사람의 인연은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일이든 사람관계든 말이다.
잘 지내시고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항상 나의 건강을 염려해 주셨다. 일할 때 내가 많이 아팠던 적이 있는데 그걸 알고 계신다. 그래서 항상 전화 오시면 몸은 어떠세요? 가 인사말이시다. 너무 감사한 대표님이다.
대표님께도 항상 건강과 행운만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나머지 두 군데 기업도 이야기하고 싶은데, 너무 이야기가 길어지는 것 같다.
나머지 두 군데 기업도 물론 할 이야기가 많다. 이 두 군데 기업은 다음 편에서 한꺼번에 다루면서 마무리하는 게 좋을 거 같다. 안 그러면 이야기가 마무리가 안 되고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사실 저 세 군데 기업도 이야기 풀스토리로 하자면 한편으로 장편을 해도 부족한데 요약을 해서 매우 아쉽다.
오늘은 여기까지~ 독자들의 눈의 피로를 위해서 마무리하려고 한다.
다음 편에서 나머지 두 군데 이야기를 해주려고 한다. 기대해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