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업종은 웬만하면 다 된다고 말한다.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것들을 위주로 정리하면서 기업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가장 많이 묻는 대답 (초기상담 시)
1. 어떤 기업들이 주로 받나요?
2. 얼마까지 받을 수 있나요?
3. 컨설팅 맡겼는데, 기간 안에 선정 안되면 어떻게 되나요?
4. 선정되고 나서 이후 관리는 해주시나요?
가장 많이 듣는 문의 ( 계약 후 )
1. 선정되면 이후에 과정이 어떻게 되나요?
2. 이번에 선정되면 다른 과제가 또 있나요?
3. 다른 아이템도 있는데 이것도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이렇게 계약 전과 계약 이후 질문이 확연히 달라진다. 계약 이후는 우리도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자문하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는 굳이 답을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계약하고 나면 기업들과 허심 탄하게 이야기하기 때문에 모든 질문에 답변을 성실히 해드리기도 하지만 일하다 보면 또 똑같은 질문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아예 이메일로 정리해서 답변을 드리기 때문이다.
그럼. 가장 많이 초기 상담 시 물어보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나서 오늘의 기업이야기를 이어하겠다.
1. 어떤 기업들이 주로 받나요?
여기에 대한 대답이다.
1) 주로 회사내부에 r&d 인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업무의 량이 과다하여 컨설팅이 필요한 기업 / 2)그리고 반대로 R&D를 할 내부 인력이 없는 기업 / 3) 지원해 봤는데 자꾸 떨어지는 기업들 / 4) 과제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와서 시작도 못하고 있는 기업/ 5) 다른 컨설팅 회사에서 사기를 당하고 다시 오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런 대답을 듣고 싶은 건 아닐 것이다.
이것이 현실이고 이에 대한 정확한 질문은 치과도 되고 정신과도 되고 안과도 되고 다 된다. 아이템이 았다면 말이다. 하지만 모든 업종이 다 되지만 되지 않는 업종은 정해져 있다.
유흥업소/ 단순제조/단순유통/도소매/숙박업/도박/대부업체/등 우리가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곳들이 대다수 R&D가 안된다. 어차피 할 연구개발도 없지 않은 업종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경우 사업자 등록증을 미리 확인하고, 가능한 업종으로 등록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도소매라고 하여도 다른 업종이 함께 포함되어 있고, 아이템이 있으면 가능하기도 하다. 기본적인 조건과 결격사유 없음, 직원 있고 회사 있고 그럼 되는 거다.
하지만 정확한 건 유흥 쪽이나 도박 그런 쪽은 안 되는 건 맞다.
이렇듯 어떤 기업들이 주로 받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이 되었을 것이다.
2. 얼마까지 받을 수 있나요?
대출이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우리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올해 기준으로 상담을 하고자 한다면 기업의 컨디션이나 매출규모, 기업의 연혁, 인증여부등을 모두 고려하여 몇 년 개발에 최대 얼마 지원되는 과제에 도전할 수 있다고 자문해 준다.
이것은 오랜 경험으로 기업과 미팅 시 머릿속에서 미팅하면서 기억되는 조각의 퍼즐들로 과제를 머릿속에서는 미팅을 하면서 찾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기업과 미팅 시 올해 기준으로 이런 이런 컨디션이면 최대 이 정도까지 지원되는 과제에 도전은 가능하십니다. 하지만 내년에 어떻게 공고가 변경될지 몰라 올해 기준으로 말씀드립니다. 내년에 이보다 더 금액이 클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습니다. 공고마다 자격요건 및 제외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확인 후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현재기준으로 본다면 이런 이런 목적으로 지원되는 과제로 얼마에 몇 년 개발하셔야 하는 과제에 적합하신 것으로 판단됩니다.라고 말한다. 이것 외에 더 좋은 답변은 없다.
3. 컨설팅 맡겼는데, 기간 안에 선정 안되면 어떻게 되나요?
컨설팅을 맡겼는데 우리와의 계약기간 이내에 선정이 안되면 우리도 "손해"다.
하지만 기업은 솔직히 그렇게 크게 손해가 아니다. 왜냐하면 기업은 1년 동안 우리와 함께 하면서 어느 정도 프로세스를 익혔을 것이고 그에 따른 업무 역량도 넓어진다.
우리는 선정이 되어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능성 없는 기업을 잡고 1년이라는 시간을 낭비하여서는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기업보다 더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은 1년 동안 사업계획서와 기타 자료들을 많이 받게 된다. 그것이 최소한의 1명의 기본 연봉도 안 되는 비용으로 받는 것으로 기업은 평생 가지고 갈 수 있는 기술계획서와 기타 자료들과 정보들 그리고 지식들을 취득하게 된다.
그래서 이런 경우 나는 말씀드린다.
솔직히 그렇게 되면 저희가 더 "손해"입니다.
이유는 위에 말한 이유를 말하여 드리고, 그러고 나서 꼭 이야기한다. 기업의 협조 없이는 선정이 힘듭니다.
서면평가를 지속적으로 선정되었는데, 대면평가에서 기업이 발표에 밀려 지원제외가되면 다시 대면평가부터 시작이 아니라, 다시 과제를 찾아서 다시 서류를 접수하는 것부터 되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대면평가는 기업이 직접 하셔야 하는 부분이라 그 노력은 함께입니다.
때문에 계약기간 내에 선정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누구의 잘못도 아닌 것이 되며 오히려 기업은 자산을 얻게 되고 저희는 시간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고 마무리한다. 이것이 내가 하고 싶은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이다. 이런 답변을 들으면 기업 대표님들의 대다수가 고개를 끄덕이신다.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
4. 선정되고 나서 이후 관리는 해주시나요?
선정이 되고 나면 정부와의 협약이 진행되고 협약진행 시 사업비검수도 받고 여러 가지 계획서에 대한 검토를 다시 받아. 수정사업계획서와 수정 사업비등 많은 것들을 손보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검수를 받고 최종적으로 정부기관과의 협약이 진행되는 것이다.
이것은 국민의 혈세이기 때문에 정부가 주체이고 , 그런 정부기관의 과제공고 주체 부처와 협약을 하게 된다. 그때 기업마다 담당하는 공무원 (담당간사)가 배정된다. 이 담당간사는 한 명의 기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백 개의 기업을 관리한다. 그렇기 때문에 별다른 일이 없으면 기업에게 먼저 연락을 하거나 하지 않는다. 추후 문제가 생길 만한 부분이 발생하거나 한다면 기업이 먼저 연락을 하는 것이 맞다.
자. 우리는 정부협약이 원만히 잘되기까지의 서포트를 해준다. 그럼 협약 이후? 사업비 관리? 연구개발 관리? 그것은 우리의 영역이 아니다. 하지만 최종 협약 이후 어떻게 사업비를 써야 하는지, 연구노트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은 전달해 준다. 우리의 서비스 중 하나이다. 그 외에 선정된 기업들에게는 우리 기업만의 선물을 전달한다.
결론은 기업이 직접 수행하여야 하는 것이다.
기업의 공인인증서로 기업이 사업비내역대로 하나하나 증빙 서류를 제출하고 사업비 승인을 받고 승인된 사업비가 집행되는 형식이고, 개발은 기업내부에서 개발을 하면서 논의하는 것들 이루어진 회의내용, 진행사항을 연구노트에 기록한다. 그것을 어찌 우리가 한다는 말인가? 애초에 말이 안 된다.
따로 돈을 주고 맡기면 안 되냐고 하는 기업도 있다. 그건 절대 불가하다.
겁먹을 거 없다. 그로 인해 불법을 자행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 부분 설명드리면 기업대표님들은 아~ 그렇겠네요라고 말씀하신다.
그럼에 도 어떤 분은 "그래도 방법이 있으실 거잖아요"라고 때를 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럼 나도 자신 있게 말한다 " 대표님 그러면 공인인증서랑 다 저한테 주세요! 단, 제가 어떻게 돈을 쓰고 어떻게 하는지는 관여하시면 안 돼요. 저는 대표님 기업에 취직을 한 사람도 아니고 연구원등록도 대표님 사업계획서에 안된 사람인데 제가 관리하길 원하시면 제가 어떻게 써도 관여하지 않겠다, 하는 각서 써주시고 저한테 맡기시면 법적 분쟁도 하지 않겠다. 기타 등등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하시면 제가 관리해 드릴게요"라고 말해버린다.
이 말은 곧, 안 된다는 말을 다소 거칠게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알아들으시는 분들이 조금 많은 것도 슬픈 현실이기도 한다. 그러면 멋쩍은 표정으로 " 아~ 하하하 아이고 알겠어요"라고 말하고 현실을 인정하신다.
"이렇게 말해야 어디 다른 데 가서도 사기 안 당한다."
절대 안 되는 것을 된다고 하는 것에 대한 물리적 정신적 피해를 입기 때문에 아예 단호하게 말해드려야 피해가 없다. 추후 기간이 지나면 기업 대표님들이 스스로 내가 왜 이렇게 말했는지 느끼신다.
그렇게 일 년, 이년 지속적인 인연으로 이어지는 것이다."신뢰"를 바탕으로 말이다.
서술이 길었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하고 다들 궁금해해서 말해봤다.
이제 오늘은 기업에 대해서 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오늘 이야기할 기업은 두 군데이다. 두 군데 다 치과 관련된 곳이다
한 곳은 진짜 치과이고, 한 곳은 치과 관련 제품 생산 업체이다.
두 곳도 다른 년도에 선정이 되었으며, 과정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망설이는 분들을 위해서 도전정신을 이야기하고 싶어서이다. 오늘 글은 많이 길지도 모르겠다.
첫 번째 치과 관련 업체
이곳은 나와 거의 3년을 일했고 두 번의 선정을 했다.
아이템 중에서 생각나는 하나를 말해주려 한다.
이 기업은 젊은 피가 흐르는 청년인력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사무실로 들어가니 포장하고 있는 직원도 보이고 컴퓨터로 하루종일 뭘 하는지 앉아서 키보드만 치는 사람도 보이고, 바쁘게 전화받는 사람도 보인다. 생동감 있는 사무실이었던 기억이다. 인천 기업이었다.
인천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 지자체 과제가 좀 많이 안 나오는 편이다. 나온다고 해도 바이오 쪽으로 좀 나오는 편이기는 하나, 자유공고로 해서 자유롭게 아이템을 넣을 수 있는 과제는 조금 제한적인 불편함이 있다. 이런 것들을 조금 다음 연도에는 정부에서도 골고루 예산을 배분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은 지금도 있다.
아무튼 이 기업은 아이템이 아주 많았다.
치과에 납품하는 부자재 들이나 제품을 치과의사들의 요구사항에 맞게 만들어서 납품을 하는 곳이다.
직접 생산도 하고 납품도 하는 곳이다. 사업자에는 도. 소매도 적혀있고 또 다른 업종도 몇 개 더 있다.
이 업체의 아이템을 듣자니 추가해야 할 업태가 보인다. 그것을 자문해 드렸다. 사업자 등록증에 업체 하나쯤 추가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에 그 부분은 기업이 일사천리로 진행하셨다.
당연히 이 기업은 계약을 전재로 만났고 R&D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지만 1차 미팅을 나와 이미 진행하고 다시 일정을 잡아서 만난 곳이기도 하다.
어떤 기업은 1차 미팅 때 계약을 하는 기업도 있다.
나의 경우는 거의 대다수가 1차 미팅 때 계약이 "70% 이상" 이루어졌다.
이 기업의 아이템 중에 여러 가지가 많았는데 거기서 기업들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어떤 것이 더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어떤 것이 더 선정되기 좋은지 그런 것들을 묻는다.
난 대답한다. "이 중에서 제일 먼저 개발하고 싶으신 게 뭔가요?"
두 번째 질문 "이 중에서 사업화가 가장 빨리 일어날 수 있는 아이템은 뭔가요?"
이 두 가지 질문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기업이 가장 먼저 하고 싶으면서 잘 팔 수 있는 아이템을 묻는 거다.
각각의 질문이 하나의 대답에 도달하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개발을 먼저 하고 싶은 것은 사업화가 고민이고 사업화가 빨리 일어날 수 있는 아이템은 개발할 자신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방법은 "이 두 가지를 적절히 비교해서 우선순위를 선정해 주는 것"이다.
난 많은 아이템 중에서 "치과기구 세척용 제조 장치 개발"을 선택했다.
아이템의 명칭은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다 언급하지는 못한다. 항상 말하지만 이해 바란다.
아이템의 제목 즉, 과제명은 그 기업이 어떤 것을 어떤 성능으로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포인트이다. 비록 개발내용이 따로 작성될지라도 제목에서 거의 평가위원들은 감을 잡는다.
우선 이 기업은 컨디션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인증서들도 많지 않았고 연구소도 당장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런 것들을 자문하고 연구소설립도 우리에게 의뢰하여 연구소 설립도 인정서를 진행하고, 과제를 위한 자료들을 취합하였던 기억이다.
여기 본부장님이 아주 친절하고 열정적이셨다. 이 기업은 매출이 많은 기업이라서 하루종일 일에 치여서 자료를 받는 일자가 그리 원만하지 않았다. 도저히 안 돼서 직접 가서 자료를 요청하고 받은 기억도 있다.
이 기업이 원하는 최종 목표에 도달하려는 것, 개발을 꼭 해야 하는 이유를 듣는다.
- 일반적인 복합이온교환수지를 이용한 정제장치는 세 가지 한계점으로 인하여 치과분야에서 사용이 제한적
이며, 해외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 염소(Cl) 제거능 부족에 의한 염소 잔류현상 발생
· 혼합이온교환수지를 직렬로 배열 시, 필터 수명 단축
· 원수(수돗물)의 석회질이 많은 유럽이나 동남아 등에서는 석회질 제거를 위해 필터의 잦은 교체로 인한
고비용 저효율로 적용의 어려움이 있다고 말이다.
이러한 사유로 이 기업은 기술적, 경제적 측면에서 해당 제조장치를 통해 해소하고자 한다고 했다.
성능지표가 문제였다. 이 기업은 그냥 필터가 아닌 어떠한 기술이 적용된 필터이기 때문에 이 필터에 대한 성능에 대한 목표치를 구성하여야 한다. 성능지표는 최종 연구개발의 성공판정 및 실패판정에 거의 좌지 우지 할 정도로 중요한 포인트이다. 이것을 잘못 작성하면 연구개발 실패라는 오명을 쓰게 되고 과제 실패로 인한 책임연구원은 물론이며 참여연구원도 참여제한을 받는 결과를 초래한다.
성능지표는 8개로 구성했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소로 공인인증 기관을 측정기관으로 작성한 거로 기억한다.
아무래도 관련된 부분의 기술이 화학적인 부분이 성능지표에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그렇게 구성한 것으로 안다. 그렇게 계획서가 작성되었고, 이 기업은 최종 선정이 되었다. 이후 다른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를 또 하였고 그렇게 두 번째 아이템도 진행을 하게 되었다.
이 기업은 1년에 한 개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너무 기업이 바빠서 과제를 접수 못한 적도 있고, 성능지표를 잡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뿐 아니라 대면평가에서도 2번 탈락한 터라 3번째에 협약이 되어서 계약기간도 임박한 상태였다. 이후 재계약으로 계약을 갱신하고 또 도전해서 그때도 하나의 과제를 선정받았던 기억이다.
지금도 가끔 연락이 오신다. 지금은 수출을 많이 하신다고 한다. 이제는 R&D에 대한 부분을 너무 잘 아시기 때문에 어떤 자료가 필요하고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알고 있어서 그것들을 어느 정도 준비하고 자신들도 서포트할 시간이 있을 때 다시 나와 일을 하고자 한다고 안부인사를 하시곤 한다. 서로 잊지 않기 위해서 계약 이후에도 이렇게 인연은 이어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두 번째 기업
여기는 진짜 치과다.
치과의사 선생님이다. 아주 바쁜 치과이지만 치과 원장님은 개발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
특허도 나름대로 내셨고, 그것을 시제품을 제작하여 본격적으로 납품도 하고 새로운 사업군을 하나 더 만들기 원하신다. 치과에서 빠질 수 없는 과정 중에 하나에 대해서 말씀 주셨다.
솔직히 나는 치과를 자주 가지 않는다. 어릴 때 너무 자주 가서 그 소리와 촉감들... 너무 아픈 기억이 많고 겁이 나서이다. 주사는 잘 맞는데, 치과는 왠지 안 가게 된다. 나이가 드니 치과를 자주 가야 하는데도 그렇게 잘 안 되는 나였다.
아무튼 치과를 갔다. 많은 병원들에 가봤다. R&D를 하고자 하는 의사 대표님들이 많았다.
정신과도 있었고, 피부과도 있었고, 정형외과도 있었고, 성형외과도 있었고, 이제는 치과다.
여기 대표님이 자신이 개발한 제품이 있었는데 그것을 특허로 내려고 하다가 동료 치과의사 선배에게 말했더니 너무 좋다고 하면서 결국에는 특허를 뺏겼다고 하시면서 원통해하신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무한테도 안보여주고 R&D를 하면서 특허를 내고 싶다고 방법을 알려달라고 말씀하신다.
이미 우리를 만날 때 계약금 따위는 상관없었다. 진짜 자신의 아이템을 선정시켜 줄 컨설팅 회사가 자문을 받을 컨설팅 회사가 필요하신 거였다. 아주 많은 컨설팅 사들을 만나보셨다고 한다.
나를 만나고 나서 이제 그간 만나왔던 회사들과 비교해서 선택하시려고 했다고 솔직히 말해주셨다.
당연한 것이다. 여기저기 알아보는 것은 말이다. 근데 굳이 말을 안 해도 되는 건데 말해주신다. 솔직히 나도 사람인지라 비교당한다는 걸 대놓고 들으면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다.
기업 대표님의 아이템에 대해서 물었다.
하고자 하는 것이 명확했다. 치아의 중요성등 여러 가지 말들을 많이 해주셨다.
귀담아 들어야 하는 것도 있고 상관없는 것도 있었다. 한 시간 가까이 진료 볼 생각도 안 하시고 이것저것 보여주시면서 말하신다. 내가 더 미안할 정도로 손님들은 몰려오는데도 꿈쩍도 안 하신다.
말을 끊어서라도 결론과 키워드를 잡아내야 한다. 집중 모드.
결론은 "디지털 측정기! 융합형 근관장 측정장치"를 개발하고 자 한다고 하신다.
치과에서는 근관치료 시 정확한 근관 작업장의 측정은 근관의 기구조작과 성공적인 근관 충전을 위해 필수 불가결 하다고 한다. 치과를 자주 다니지 않는 나는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게 중요하다고 하니 더 들어본다. 근관치료가 성공을 높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부분이 안되고 있다고 하고, 근관장 측정은 근과 치료의 매우 중요한 첫 단계라고 하신다. 이것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신다.
대략 대표님의 생각을 들었고 특허를 내기 전이시기 때문에 일단 특허 출원을 먼저 하기를 권장드려 내가 믿고 보는 특허법인의 대표 변리사님에게 소개해드리고, 자료를 특허법인에서 전달받아 기술개발의 발명개요부터 나름의 방법론들도 기술이사가 작성을 하였다.
미팅을 하고 나서 꼭 기술미팅을 하기 때문에 나는 나와 상담한 내용모두를 기술이사들에게 각 배정된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이야기한다. 그래야 기술미팅이 원활하다. 간혹 처음부터 다시 설명을 요하는 부분도 있다. 내가 들었어도 빠져먹은 이야기가 있거나 추가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 몇 마디만 듣고 계획서를 쓸 수는 없다. 잦은 소통과 자료들. 그리고 대표님의 생각들, 향후 계획 등을 세밀히 들어야 한다.
그냥 그저 그런 계획서를 원한다면 그냥 그저 그런 싸고 기계처럼 뽑아내는 계획서를 그저 그렇게 흉내 내는 곳에 컨설팅을 맡기시는 게 싸게 치고 속도 편할 수도 있다.
이것은 기업의 선택이다. 하지만 진짜로 하고자 한다면 제대로 된 곳과 하여야 한다.
일단. 디지털이 기본으로 되어야 하기 때문에 디지털 시장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시장조사를 해야 한다.
이런 것부터 하나하나 우리는 준비해서 조사하고 작성하고 기업과 논의한다.
선행연구부터 차별성, 독창성등 여러 가지를 적어야 하며, 가장 중요한 성능지표 또한 논의해야 한다.
솔직히 이 치과 대표님과 나는 그리 썩 사이가 좋지 않았다.
기술이사와는 아주 사이가 좋았다. 중간에 약간의 이벤트가 있었다.
내가 잘못한 것인지 그 대표님이 잘못한 것인지 아직도 난잘 모르겠다.
이 대표님은 항상 치과가 마치고 나서 저녁 10시가 넘어서 전화하거나 아니면 본인이 시간이 될 때 마구잡이로 전화를 주신다. 물론 서비스 업종이기 때문에 전화를 성심껏 받아야 한다.
하지만 나도 업무시간 외에 전화는 그것도 늦은 시간전화라던 지, 미팅 시 전화를 받을 수는 없다.
그래서 문자를 남기면 그냥 문자에 답 하지 않으시고 회사로 전화를 하거나 아니면 계속 전화를 독촉하신다. 이런 부분으로 조금 스트레스를 받기는 했다.
대놓고 "밤 10시이고, 11시이고, 심하면 새벽 1시에도 " 전화하시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하고 싶으나 고객사이기 때문에 그렇게 대놓고 말을 하지도 못했다.
그러다가 나도 폭발 아닌 폭발을 한 거 같다.
항상 전화하시면 똑같은 걸 물어보신다. 분명히 물어보신 내용을 전부 다 메모하여서 메일을 전달드렸는데,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또물어보신다. 밤이고 낮이고 본인 시간에 맞춰서만 전화하신다.
그래서 하루는 메일에 이렇게 썼다.
"대표님 많이 바쁘셔서 메일 확인이 잘 안 되셔서 유선으로 전화 주시는 것은 무관하시나, 같은 질문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어, 그 부분은 상세히 읽어보시고 도무지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성실히 답변드릴 수 있으니, 같은 질문에 대해서는 조금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서 지양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라고 말이다. 그러자 마자 그날 저녁에 전화가 온다.
"내가 당신 제자야?"
"어디서 지양이고 뭐고 이 따위 소리를 해?"
"당신이 가르치는 사람이고 내가 배우는 입장이야?"
나도 물러나지 않았다.
"아니요 대표님 제뜻을 그런 뜻이 아니라, 아시다시피 지금도 시간이 10시가 넘었는데 전화제가 다 받고 있고 한 번도 이런 부분으로 말씀드린 적은 없었는데, 자꾸 전화하셔서 다른 질문도 아니고 같은 질문만 수차례 하시니까 제가 일일이 지속적으로 메일로 답변을 드리는데도 자꾸 물어보시는 것 같아서 그 부분에 대해서 저도 말씀드린 겁니다"라고 딱딱하게 대처해 버렸다.
이때다 싶어서인지 호통을 치신다.
"내가 그래도 클라이언트인데! 어떻게 이렇게 무례하지?"
"내가 돈을 안 줬어? 뭐 몇 마디 물어본 거 가지고 똑같은 걸 물어보면 대답하면 되지 그게 그렇게 힘드나?"
"얻다 대고 선생질이야"라고 하면서 뚝하고 끊어버리신다.
솔직히 목구멍까지 욕이 차올랐다.
하지만 이미 끊어버린 전화를 다시 걸기도 싫고, 아직 계약기간도 남아있으니 참아야만 한다. 그간 많은 사람을 상대해 온 나 아닌가...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거지...라고 그냥 그렇게 넘어갔고, 그 이후 나는 전적으로 모든 대화를 기술이사에게 맡겼다. 이 기업만큼은 말이다.
이런 식의 대화로는 제대로 된 업무가 불가하다고 판단해서이다.
다행히도 기술이사와는 스무스했던 모양이다. 어떻게 했는지 신기하지만 나중에 물어보니 그냥 늦게 전화 오면 안 받았다고 했고, 뭐 물어보면 이메일로 보내드린다고 하고, 나름대로 처신을 한 것 같다.
내가 너무 일일이 다 대답해 줘서 이런 일이 발생한 건가? 싶기도 하였던 순간이었다. 그래서 잊히지 않는다.
이때 또 든 생각이 "여기 진짜 선정 안되면 얼마나 괴롭힘을 당할까" 이 생각뿐이었다.
한 번의 미선정도 인정하지 않을 분위기. 하지만 이 기업도 첨부터 선정되지는 않았다.
미선정에 대한 피드백이 나온다. 그러면 수정해야 할부분을 수정해서 다시 지원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탈락사유에 대해서 피드백을 검토하고 기업에게 직접 기술이사가 이러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기업에서 줘야 하는데 주지 않으셔서 작성이 많이 미비했고, 이런 부분은 이렇게 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라는 식으로 아예 준비를 다 해서 서면제외에 대한 향후 필요서류 및 대처 방안에 대한 리포트를 써서 이 치과 대표님에게 전달하였던 모양이다.
아무튼 다행히도 이 기업은 2번째 과제에서 최종적으로 선정되었고 정부와의 협약도 진행되었다.
이후로 이 기업은 재계약을 원했지만 난 원치 않았다.
더 이상 새벽에 전화도, 밤늦게 전화도, 같은 말의 반복도 하기 싫었다. 다른 컨설팅 회사를 한번 경험해 보시기를 바랐던 맘도 있다. 이후에 우리 기술이사에게 전화가 왔다고 한다. 다른 곳에 맡겨봤는데 이상하다고 말이다. 다시 해줄 수 없냐고 말이다.
하지만 이미 회사에 소문이 퍼졌다. 이 기업은 절대로 재계약은 하지 말자로 말이다.
사람은 상호 작용에 의해서 일을 하는 것이다.
뭐가 되든 상대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상대가 나보다 어리다고 해도 배울 점은 배워야 한다.
그리고 컨설팅을 맡았고 맡겼으면 상호 존중이 필수다.
난 이 기업에게 단 한 번도 내가 존중받는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기업의 입장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 기업에게 우리는 성과물을 내주었고 결론적으로 로 기업이 재계약을 원했다. 하지만 우리는 하지 않았다.
이후 들려오는 소식은 나는 들은 바가 없다. 듣고 싶지 않아서 묻지 않은 것도 있을 것이다.
내면이 성숙된 사람들과도 많이 일해봤다. 굳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수고를 아는 대표님들이 참 많다.
난 그런 대표님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렇지 않은 대표님이 있다고 하여도 버틸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맘이다.
이렇게 오늘은 두 가지 기업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내 속맘도 이야기하고 질문들에 대한 답변도 나름 준비해서 적었다. 이야기가 한참 길었다. 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