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야 예측가능하고 상황에 맞게 우산을 준비하고 재난에 대비할 수 있지만 1분 1초를 오락가락 오르락내리락하는 마음은 어찌 대비해야 하나. 종잡을 수 없는 천하의 망나니 같은 녀석. 오늘도 밴댕이 소갈딱지 같은 아량으로 아이마음에 빗금하나 기어이 치고 말았다. 머리 싸잡고 가슴 부여잡으며 반성하고 있다. 나는 이토록 미욱하고 미숙하며 경솔한가.
성품과 관대함은 나이에 비례하지 않는다. 인성과 됨됨이는 세월의 깊이와 무관하게 개인 수양에 따른 차이이지 않을까. 어리더라도 그릇도량 자체가 남다른 성품이 있고 반백년을 살아도 아이 발 끝하나 따라가지 못하는 그릇도 있다.
사투리를 자제하고 나름 세련된(?) 표준어를 구사한다고 자부했는데 여기저기 사투리 흔적이 보인다. 조사, 부사, 형용사 곳곳에 달라붙은 사투리가 승리의 V를 내밀어 보인다. 사투리는 어쩔 수 없이 달고 가야 할 동반자인가. 강산에 노래 '니 와그라노, 와 그래 샀노' 노랫말이 쟁쟁하게 들리는 것 같다. 이왕 이리된 거 속도 시끄러운데 시원하게 토종사투리로 한번 써볼까. 과연 몇 사람이나 이해할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일본어인 줄 착각한다던데.
<아이와 투닥거렸던 오늘 오전 상황극>
1. 사투리 버전
"엄마, 버터 무쳐서 토스트 해죠. 또 까묵었제? 에이 C..."
"이노무 자슥이 오데서! 똑띠해라 캤다이가. 아, 쫌! 삐끼가꼬 들어가삐나.
동생 팔은 와저리 쎄게 땡기샀노? 빼 뽈라지모 우짤라꼬,칵 고마!단디 해라.
날도 더븐데 달라붙어가꼬 그래샀노. 거실은 이기 머이고, 어지르피지 말라캤제. 재작 지지 말고 쫌. 치아가면서 해라캤다이가.
뭐, 테이프 찾아주라꼬?인자 말하모 우짜노. 빼다지에 있다 안하드나? 쓰고 나모 바로바로 치아삐라캤제? 까묵지말고 퍼뜩 챙기라이.
손은 또 와글로? 싸웠나? 맞고 오지 말라캤제? 한대 치모 니도 한대 치삐라 안하드나.( 유사표현으로 '지박아라 안하드나' 도 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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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표준어 버전
" 엄마, 버터발라서 토스트 만들어줘. 또 깜빡했어? 에이 C~"
"항상 예의바르게 말하라 했잖니? 화났니? 동생 팔은 살짝 잡아야지 다치지 않게 조심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