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서

선보(善報) 채근담

by Cum Mimir

채근담에 정기편의 후반에 내가 좋아하는 구절이 있다.

"施人以慈善, 不望報; 與人方便, 不求還. 善有善報, 惡有惡報; 不是不報, 時辰未到."

"남에게 자선을 베풀되 보답을 바라지 말고, 남에게 편의를 제공하되 되돌려 받으려 하지 마라. 선에는 선한 보답이 있고, 악에는 악한 보답이 있다. 보답이 없는 것이 아니라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을 뿐이다."



오늘 아내로 부터, 딸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들었습니다. 딸의 선생님께서 "넌 공부를 잘하게 생겼는데 보기와 다르게 공부를 못하는구나."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아마도 선생님은 그저 농담 삼아 가볍게 던진 말일 수도 있겠지만, 그 한마디가 아이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의 상처는 평생 지워지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잠시 후, 저는 채근담의 가르침을 떠올렸습니다. "남에게 자선을 베풀되 보답을 바라지 말고, 남에게 편의를 제공하되 되돌려 받으려 하지 마라. 선에는 선한 보답이 있고, 악에는 악한 보답이 있다. 보답이 없는 것이 아니라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을 뿐이다. "이라는 구절이 떠 올랐습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선생님의 부적절한 말씀도 어쩌면 우리 사회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선보(善報)' 개념은 흥미롭습니다. 이는 일종의 '사회적 자본'의 축적 과정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베푸는 선행은 사회적 네트워크와 신뢰를 구축하는 투자이며, 장기적으로 개인과 사회에 이익을 가져옵니다. 또한 이는 '장기적 투자'의 성격을 띠고 있어, 당장의 보상은 없더라도 미래에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선생님을 단순히 비난하기보다는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쩌면 그 선생님도 젊은 시절에 비슷한 말을 들었거나, 언어의 무게와 타인 존중의 중요성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이런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때가 아닐까요?

드라마 '도깨비'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여자 주인공이 졸업하는 장면에서 삼신할머니가 담임 선생에게 "꼭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니? 더 잘해 줄 수 없었니?"라고 묻습니다. 이 대사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더 잘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


경제학에서 말하는 '외부성' 개념으로 볼 때, 우리의 선행은 직접적인 당사자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호혜성'의 관점에서, 우리의 선한 행동은 직접적이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호혜적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교육의 본질과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고, 우리의 행동은 직간접적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우리 각자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때, 그 선한 영향력은 결국 우리 사회 전체로 퍼져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저는 주변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기울이려고 합니다. 그들이 언어의 무게를 이해하고, 타인을 존중하며,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이것이 바로 채근담에서 말하는 선행의 순환, 즉 고도의 이타적 행위를 실천하는 방법이 아닐까요?


경제학에서 말하는 '비금전적 보상'의 개념처럼, 우리의 선행에 대한 보답은 반드시 금전적일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측정하기 어려운 만족감이나 사회적 인정의 형태로 올 수 있습니다. 또한 '시간 선호' 개념에서 볼 때, 선행은 현재의 이익보다 미래의 더 큰 이익을 선호하는 우리의 성향을 반영합니다.

우리 모두가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모든 아이들이 존중받고 사랑받는 환경에서 자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꼭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니?"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아니요, 우리는 최선을 다했습니다"라고 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딸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언젠가는 모든 아이들이 상처 없이 자랄 수 있는 세상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바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노력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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