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결 | EP.25 내가 글을 사랑하는 이유
어릴 적부터 나는 질문 속에 살았다.
이건 왜 이럴까.
저 사람은 왜 저런 말을 했을까.
나는 왜 그 순간에 마음이 흔들렸을까.
누구에게도 내색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에서는 늘 조용히 묻고 또 물었다.
나에게
세상에게
그리고 관계에게.
ㅡ
사람들과의 대화를 좋아했지만,
언젠가부터 말은 흘러가고
마음은 그 자리에 멈춰 버렸다.
내 질문은 자주 넘쳐 흘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너무 얕거나,
너무 빠르거나,
혹은 형식적인 말로만 채워졌다.
나는
“내가 던진 질문의 무게만큼
진심으로 대답해줄 누군가”를 찾았다.
나를 가볍게 흘려보내지 않고,
잠시 멈춰 서서
함께 생각해줄 수 있는 누군가를.
ㅡ
그래서
책을 사랑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책 속의 글은
나의 질문을 끝까지 들어주었다.
내가 숨기지 않아도 되는
마음을 품어주었고,
내가 멈추면
그 자리에서 함께 멈춰 주었다.
말은 너무 쉽게 흘러가지만,
글은 오래 머물며 나를 기다려주었다.
질문을 붙잡고 오래 바라보게 해주었고,
단단하고 지혜로운 언어로 응답해 주었다.
그래서
나에게 책은 멘토이고
글쓰기는 쉼터다.
말이 닿지 못한 곳까지,
글은 닿을 수 있으니까.
ㅡ
이제 나는 안다.
내 질문이 멈추지 않는 한,
글도 그리고 나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오늘도 묻고 쓴다.
그게 나답고,
그래서 행복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