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으로 마음을 입다 | EP.11
입술 끝에서 멈춘 감정의 색.
오늘,
말은 입술에서 멈추고
마음은 페리윙클로 얇아졌다.
전하지 못한 말이 하나쯤은 있다.
타이밍일 수도,
용기일 수도.
꺼내는 순간 너무 진심이 될까 봐
입을 다무는 말.
괜찮다고 웃었지만,
속에서는 다른 문장이 자랐다.
없어서가 아니라,
하지 않기로 한 말이 많았기 때문이다.
푸른빛과 라일락이 섞인 더스티 톤.
차갑지 않게 얇고,
가볍지 않게 깊다.
소리 대신 여백으로 남는 감정.
입술 끝에서 멈춘 마음의 밀도.
ㅡ
그날 너는 웃었고,
나는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저녁빛이 유리컵 수면 위로
얇게 번졌다.
나는 마음속에서만
몇 번이고 대답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그 자리를 떠났다.
어떤 감정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빛을 잃는다.
그래서 오늘도
페리윙클처럼 얇고 깊은 침묵을
그대로 품는다.
전하지 못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더 오래 남는다.
ㅡ
마지막 음이 옅어지면,
말은 페리윙클 한 줄로 길게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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