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무게로 걷는 날의 색, 묵직한 샌드 그레이

색으로 마음을 입다 | EP.12

by 마리엘 로즈


빛이 환한데도,

마음은 모래결로 눌린다.


“오늘은 조금 무거워도 괜찮다고 해줘.”



£ 프리루드



오늘 하루는

‘괜찮다’로는 채 안 되는 날이었다.


딱히 슬픈 일은 없었지만,


몸이 조금 무거웠고
마음은 그보다 더 무거웠다.


£ 샌드 그레이의 숨 #D7D2CA



샌드 그레이

회색에 베이지가 한 톤 스민 색.


슬픔이라기보다

체온 있는 무게에 가깝다.


울음 대신 낮게 깔린 모래,
기분은 흐리지도 환하지도 않은 중간.


멈춰 있는 듯한 공기 속에서
나는 조용히 가라앉았다.




£ 창가의 프레임



커튼을 걷었는데
햇살도 비도 아니었다.

확산된 빛이

유리 표면에 얇게 퍼지고,
창문은 투명한 회색으로 채워졌다.

그 틈으로 나오는 숨은
말 대신 한숨이었다.




£ 잔향



가볍게 웃는 일도,
누군가를 위로하는 일도
오늘은 조금 버겁다.

그래서 나는,

이 샌드 그레이 안에서
잠깐 쉬어 가기로 한다.


무거워도 괜찮은 하루가
때론 필요하니까.



£ 여운



마지막 음이 식으면,

모래빛 숨이 한 칸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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