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넘긴 루비, 샴페인 새벽의 색

색으로 마음을 입다 | EP.13

by 마리엘 로즈


찰나의 눈부심과 뒤돌아선 고요


찬란함이 한 칸 넘치자,
마음은 조용히 뒤로 물러섰다.




프리루드



낮게 깔린 조명이

길게 드리웠다.


기억이라는 잔에

작은 거품이 올랐다.

모두가 빛을 쥐려는 순간,
나는 반짝임의 이면에 앉아 있었다.




루비의 숨 #9B1B30



루비빛은 따뜻하지만

경계가 흐려지기 쉽다.


달콤함이 지나치면 중심이 흔들리고,
화려함은 종종 침묵의 무게를 감춘다.

말간 샴페인처럼 부풀어 오른 감정은
터지기 전까지 조용히 떨린다.




창가의 프레임



창밖은 새벽빛으로

서서히 옅어지고,


방 안에는

밤의 붉은 잔광만 남아 있었다.

거울 속 웃는 얼굴이
조금은 버티는 표정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지탱하지 않아도 괜찮은 순간은
언제쯤 올까.


문득 그렇게 생각했다.




잔향



빛은 꺼지기 직전에
한 번 더 조용해진다.

나는 그 고요를 지나
샴페인 같은 새벽으로 걸어 나왔다.

가장 붉었던 그 밤을,
오래도록 기억하기로 했다.



여운



불빛이 마지막으로 흔들리면,

루비의 밤은 조용히 샴페인 새벽으로 녹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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