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으로 마음을 입다 | EP.10
겉은 담백했다.
안쪽은 조용히 뜨거웠다.
“나는 지금 조용히,
아주 뜨겁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았다.
말도 아꼈고,
표정도 정돈되어 있었다.
그러나 마음 안에서는
무엇인가를 강하게 원하는 힘이 또렷했다.
누군가일 수도,
이루고 싶은 목표일 수도,
지금을 돌파하려는 본능일 수도 있었다.
오늘의 나는
조용한 열망을 품고 있었다.
와인보다 따뜻하고,
붉음에 보랏빛이 스민 플럼.
욕망과 끌림,
결심과 흔들림
여러 감정이 농축된 색.
플럼은 불처럼 번지지 않는다.
대신 오래 지속되는 심지의 열로
안에서 천천히 타오른다.
오늘의 나는
그 열을 말없이 안고 있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나는, 오늘의 나를
선명히 알고 있었다.
가죽 노트를 펼치고
플럼 잉크로 점 하나를 찍었다.
짧은 리스트를 적고
펜을 덮는 사이,
손목의 맥이 조금 빨라졌다.
바깥은 평온했다.
안쪽에서는
방향이 한 칸 더 또렷해졌다.
플럼은 유혹의 색이면서,
동시에 결심의 색이다.
겉은 조용하지만,
안의 열은 모든 것을 움직일 만큼
깊고 짙다.
오늘의 나는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 감정을 더는 미루지 않겠다.
혼란이 아니라
명확한 끌림.
조용하지만 벗어나지 않는 집중.
그리고
분명한 나의 선택이다.
ㅡ
현이 가라앉을수록,
저음이 안쪽 불처럼 오래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