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마음의 결

브런치 활동률이 저조한 날의 심리학

마음의 결 | EP.29 좋은 날과 잘 되는 날은 다르다

by 마리엘 로즈


비가 오는 날이면,
글이 더 잘 읽힐 것만 같다.


공기엔 물기 머금은 감정이 떠다니고,
창밖 풍경이 괜히 시처럼 느껴지고,
차 한 잔에 마음이 스르르 열리는 그런 날.


그러니 이런 날에야말로
내 글도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것 같고...


'좋아요'도 '댓글'도
잔잔히 내리는 비처럼
조용히 쌓일 것만 같은데.

그런데 이상하다.


정작 반응은...

조용하다.

좋은 글인데,
오늘 같은 날엔 더 어울리는 글인데.


그런데 왜,
그렇게 조용할까.



감성의 날, 침묵의 날


그건 아마,
‘좋은 날’과 ‘잘 되는 날’

다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비 오는 날은,
감정은 많아도 표현은 적은 날이다.

사람들은 눈을 감고,

음악을 틀고,
그저 자기 안으로 천천히 스며들고 싶어 한다.


말보다는 침묵,
스크롤보다는 생각의 여백.

감정은 풍부하지만,
반응은 조용한 날.


글이 마음에 닿지 않은 게 아니라,
그저 조용히 마음에 안았을 뿐인 날이 있다.



수요일 오후, 가을의 입구


오늘은 수요일.
한 주의 무게가 슬슬 피로로 변하는 날.

그런데 비까지 많이 왔다.


몸도 축축,

마음도 처지는 날씨.

그리고 가을이 시작됐다.


낙엽은 바람에 몸을 맡기고,
마음은 생각에 몸을 기대는 계절.


몰입보다 멍,
행동보다 감정이 흐르는 계절이니까.

글을 쓰는 입장에선 풍요롭고,
글을 읽는 입장에선 잠잠한 날.




작가의 마음은 늘 빠르다


작가는 감정을 느낀 순간,
누군가와 그것을 나누고 싶어진다.

그 순간의 설렘을 기록하고,
그 기록이 공명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독자의 마음은
그보다 한 템포 느리다.

비가 오고,

계절이 바뀌고,

감정이 출렁일 때,


사람들은 읽기보다,
그저 가만히 머물고 싶어진다.


그래서 오늘은
좋은 날일 수는 있어도,
잘 되는 날은 아닐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정리한다


오늘 내 글이 반응이 없다고 해서
감동이 없었다고 착각하지 말자.


어떤 글은 읽고 나서
‘좋아요’를 누르기보다,
‘창을 닫고 창밖을 바라보게’ 만드는 글이니까.

반응은 없지만,
마음은 움직였을지도 모른다.

그게 어떤 글엔,
가장 진한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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