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살구빛 위에, 페일 로즈 에프리콧

색으로 마음을 입다 | EP.19

by 마리엘 로즈


새벽 장밋빛이 살구를 스치면,

마음은 한 톤 풀린다.


“빛이 한 번 스치자-
나도 부드러워지는 쪽을 택했다.”



프리루드



긴 연휴를 하루 앞둔 오전.


발걸음이 반 박자 느려지고,

공기는 부드럽게 기울었다.


일상도 잠시 숨을 고른다.



페일 로즈 에프리콧의 숨 #F7D8CC



장밋빛 한 방울에 살구빛 한 방울.


빛이 책상 가장자리에 얇게 눕고,

어제의 말들은 햇살에 한 번 헹궈진다.


분홍과 살구 사이의 연한 온도에서

마음은 새 종이처럼 반듯해진다.



창가의 프레임



창밖 잎은 여름이라 하기엔 옅고

가을이라 하기엔 아직 이르다.


머그 가장자리에 미지근함이 남고,

커튼 끝에 걸린 빛이

분홍빛 띠로 조용히 흔들린다.


그 애매한 경계가 이상하게 가장 편하다.

지금의 나처럼.



잔향



달력 위의 큰 쉼표.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좋은 일이 예고된 듯 마음이 풀린다.


기대와 여유 사이를 천천히 걷는다.


오늘은

조금 느슨해도 괜찮은 날.


그리고 그 느슨함이,

내일의 리듬을 가볍게 예열한다.



여운



이 연한 온기가

내일의 나까지 천천히 스며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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