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진짜 구미호 맞아...

by 마리엘 로즈

[ 오늘도 꼬리를 숨기지 못했다 ]



오늘 아침 거울 보는데...
아니!!!이건 그냥 사람이 아니야.


피부가 너무 좋다.
광이 난다.


어제 시트팩 한 장 붙였을 뿐인데,
이건 거의 달빛 리터치 수준.
그래서 결론 냈다.



.....나, 사실 구미호다.




카페에 갔더니
누가 내 옆에 앉자마자 갑자기 말이 많아진다.
평소 말도 안 하던 사람이.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그건 꼬리의 파동 때문이었다.
내 꼬리에서 나오는 미세전파가
“나한테 말해봐, 인간~” 하고 속삭였던 거지.



심지어 카페에서 커피를 시켰는데,
바리스타가 자꾸 내 눈을 못 마주치더라.


처음엔 피곤한가 했는데,
잠시 후 깨달았다.
이건 미모의 문제가 아니라 요기의 진동수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쉬이이익-’ 소리낼 때
마치 내 존재에 굴복하는 듯한 그 느낌...


이 정도면 거의 뭐...

라떼 한 잔에 영혼 두 스푼 녹이는 수준이지 뭐.



점심시간엔 친구가 말했다.
“너 요즘 왜 이렇게 여유로워?”


그래서 대답했다.
“응, 사람 피 안 빨아먹은 지 일주일 됐어.”
다들 조용해졌다.
(내 농담은 인간계에서 아직 실험 중이다.

눈치는 저절로 생기는게 아닌가...)



퇴근길엔 고양이 세 마리가 따라왔다.
얘네가 뭘 아는 거지.
묘족끼리는 통한다니까...


한 마리가 내 발목에 부비며 속삭였다.
선배님~ 꼬리 관리 어떻게 하세요?”




오늘의 결론.
나, 진짜 구미호 맞다.진짜다...


요즘은 사람 마음을 홀리는 대신
좋아요 버튼을 홀리고 있을 뿐.
남의 피는 안 빨지만,
조회수는 빨고 산다.



달빛 아래에서 꼬리 빗질하며 다짐했다.
내일은 좀 덜 빛나야지.


근데 또 그게 잘 안 돼.


왜냐면-
태생이 구미호니까.


아...진짜...맞다니까!!!!!!!!




나는 전생에 구미호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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