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스민 계절 |EP.07
가을이 떠나고 있다는 걸
우리는 온도계가 아니라
마음의 결로 먼저 알아차린다.
햇빛은 여전히 따스하고,
하늘도 여전히 높지만-
어느 날 문득,
코끝을 스치는 공기에서
익숙하지 않은 쓸쓸함이 묻어난다.
아직은 초록이 남아 있지만
마음 한쪽에선 이미
낙엽 하나가 소리 없이 져 있다.
계절은 눈에 보이기 전부터
아주 작은 떨림과 숨결로
공기 사이로 천천히 다가오고
감정은 말이 되기도 전에
먼저 흐르고 있다.
삶은 그렇게
계절과 감정이 겹쳐지는 순간들 속에서,
조용히 방향을 틀고
말없이 변화를 시작한다.
우리가 놓치지 않아야 할 건,
모두가 지나친 뒤에야
비로소 따뜻했다는 걸 알게 되는-
그 사라지기 직전의 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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