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케이크와 바꾼 여유

구름이랑 얘기해 본 적 있니 | EP.05

by 마리엘 로즈


기념일에는 남들처럼 밖에서

특별하게 보내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괜히 그날만큼은
평소와 다른 걸 해줘야 할 것 같잖아요.


하지만 그런 날은
다른 사람들도 다 똑같이 생각하는 날이었죠.


차를 타고 나가는 순간부터
식당에 앉기까지
기다림 또 기다림의 연속이었어요.


평소라면 짜증을
비교적 잘 받아주던 저였지만
그날만큼은 달랐어요.


끝이 보이지 않는 기다림 위에
상대의 짜증이 더해지면
그건 늘 충분하다 여긴

저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일이 되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과연 이건
누구를 위한 특별한 이벤트일까.


나를 위한 것도 아니고,
“좋은 날인데 그것도 못 참아?”

라는 말을 들어야 했던
상대를 위한 것도 아니니까요.



그 이후로
크리스마스와 연말은
밖이 아니라 집에서 보내요.


누군가를 위한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적어도 그날만큼은
나를 지치게 하지 않는 방식으로요


가끔은 조금 특별하게 보내도 괜찮잖아요


여전히
저희의 1순위 장소는 집이에요.


누구도 굳이 애쓰지 않아도 되는 하루.


괜히 잘 보내야 한다는 부담 없이
편안하게 웃을 수 있는 시간.



그래서 요즘은
그렇게 생각해요.


특별한 날을
특별하게 만들려고 애쓰지 않아도
편안한 방식으로 보내는 게
우리에게는 가장 좋은 선택일지도 모른다고요.


케이크도 없고
특별한 것도 없지만,
그 덕분에
간만에 느긋해질 수 있어서
저는 그게 더 좋아요.


적어도
저희 집은 그렇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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