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랑 얘기해 본 적 있니 | EP.06
나에게 1월 1일은
달력에 적힌 숫자가 아니에요.
누군가가
“이 날은 중요해”라고 말해줘서
비로소 시작되는 하루도 아니죠.
대신,
아무도 보지 않는 순간에
내 몸이 먼저 움직이고
마음이 조금 먼저 깨어나는 날이 있어요.
나는 그런 날을
나만의 1월 1일이라고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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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해진 규칙에 맞춰 움직이는 편은 아니에요.
다짐하라 해서 다짐하지 않고
새해니까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말에도
고개를 끄덕이지 못할 때가 많아요.
그게 단순히 반항심 때문은 아니고
아직 마음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걸,
몸이 먼저 알고 있어서 그래요.
아무 일도 없는 날,
조용한 오후에
문득 책상 위가 눈에 들어오고,
괜히 운동복을 꺼내 입어보는 순간이 있어요.
딱히 이유는 없는데
그냥...
지금이면 될 것 같다는 느낌.
그 ‘갑자기’가
나에게는 시작을 알리는 신호예요.
ㅡ
그래서 나는
계획은 달력 앞에서 세우는 게 아니라
마음 안쪽에서
열기가 슬슬 올라올 때,
세워야 한다고 믿어요.
그리고 마음이 움직였으면
너무 오래 생각하지 않아요.
“언젠가”라고 미뤄두기엔
그 온기가 금방 식어버리거든요.
조금 서툴러도
지금,
손을 뻗는 쪽을 택해요.
생각보다 몸이 먼저 나서고
말은 떠오른 순간 바로 꺼내고
실행은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시작해보는 쪽으로요.
그게 늘 옳은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나한테는 솔직한 방식이에요.
칭찬도 마찬가지예요.
마음이 올라왔는데
기다렸다가 건네면
그 말은 어딘가 달라져 있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좋다는 마음이 들면
조금 어색해도 바로 말해요.
그 순간이
마음이 가장 따뜻할 때니까요.
ㅡ
그래서인지
나에게는
한 해에 1월 1일이 여러 번 찾아와요.
세 번일 때도 있고,
그보다 더 많을 때도 있어요.
마음이 깨어날 때마다
또 한 번의 새해가 시작돼요.
그리고 그런 삶을 살기 위해
요즘 나는 이런 생각을 자주 해요.
마음보다
몸이 조금 먼저 움직여줘야 한다고.
생각이 모든 걸 설명하기 전에
몸이 먼저 나서야
삶이 너무 멀어지지 않는다고.
내 삶에서
몸은 늘
가장 솔직한 나의 신호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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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에게는 1월 1일이
몇 번쯤 찾아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