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풍'은 젊은 작가도 춤추게 한다
광교 센트럴파크를 걷다 보면, 반지하 콘셉의 예쁜 카페가 하나 있다.
카페 'groovy'
작고, 사랑스러운 느낌이 돋보인다.
요정들과 머글(해리포터 참고)들이 몰래 드나드는 그들만의 아지트인 듯 마냥, 작고 아담하기에 아름다운 감성이 돋보이는 이곳, 카페 '그루비. 나에게는 한 줄기 추억의 소재를 안겨준 인상 깊은 공간이기에, 작게나마 글로써 그 흔적을 남기고자 한다.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질서 있게 끼워져 있는 이곳 책방. 미술, 건축부터 의학까지.. 없는 책이 없다. 이곳에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는다는 하나의 '다양성'의 신호일까?
길고 긴 나무 테이블, 자작나무인지, 느티나무인지 알 수 없지만, 촘촘한 결 사이로 은은하게 흘러져 나오는 나무의 촉감과 향. 자연 속 곰팡이가 나무속으로 침투했을 때 만들어지는 향을 혹시 아는가?
무채색의 모자이크 타일 뒤로 하나의 입구가 있다. 마치 제3의 공간으로 나아가는 기분이랄까,,? 한 평? 정도밖에 되지 않는 좁은 공간이지만, 아늑한 나만의 '비밀 아지트'를 찾고자 했던 과거의 습성이 아직도 나에게는 남아 있는 듯하다.
어릴 적 할머니 다락방에서 느낄 수 있었던 이 다양한 추억의 '오브제'들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내 머릿속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괜히 쳐보고 싶은 때깔 좋은 통기타, 시큼한 담배냄새가 배어 있을 것 같은 카키톤 잠바, 쌓여있는 책,,
괜히 과거가 그리워지는 오묘한 느낌. 이제는 할머니 댁을 방문하지 않지만, 또 한 번 가보고 싶다.
지상보다 20cm 정도 낮은 실내이기에, 살짝 '반지하' 느낌도 난다. '반지하'라는 어감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느낌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지만, '숨겨진', '아늑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이곳 '그루비'에 더욱 정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따뜻한 아이보리색 외벽, 은은한 전등, 빨랫줄처럼 이어진 전선에 반딧불이처럼 듬성듬성 달려 있는 아기 전구들, 자그마한 우산꽂이까지, 길가 대로변에 위치해 있어서,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공간이다.
내부 이곳저곳, 사장님의 손길이 닿은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요소들, 얇은 철제 전등, 제대로 작동하는지의 여부보다 그 자체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작은 전화기, 만물상처럼 어떤 음료든 정성스럽게 만들어 낼 재료들을 가지고 있을 법한 주방
커피가 아닌 '공간'을 판다는 말이 있듯이, 아기자기한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어루만져주는 이곳, 카페 그루비. 나 같은 프리랜서 & 작가에게 중요한 '작업공간'이라는 귀중한 가치를 전달해준 이곳.
cafe. groov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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