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원'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소중한 대화
'뭔가 새로운 곳을 자꾸 가고 싶어.,,'
'어디 갈까?'
누구보다 열심히, 그리고 빨리 네이버 지도를 통해 데이트 코스를 검색할 수 있다고 자신하던 나는, 우연히 추천 페이지 마지막의 '월화원'이라는 글자가 나를 끌어당기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여긴 뭐야.? 위치를 보니 수원이네?'
'아 거기 효원공원!~ 거기 엄청 시끄러울 거 같은데.. 바로 옆이 도로라..'
'가보자 한번~'
우연찮게 생긴 월요일의 휴식. 자연이 주는 치유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월화원'을 가기로 했다. 여러 종류의 해시태그를 보니, #자연 속 힐링 #산책 #이색 데이트 등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상 깊은 경험을 안긴 곳이기에 더욱 기대가 되었다.
공원에 들어오기 전, 커피를 들고뛰는 사람들. 시계를 봤더니 12시 15분.
포만감을 잠재울 카페인을 찾아 이리저리 급하게 뛰어다닐 시기이기도 하다.
승리자가 된 이 기분.
남들이 바쁘기에 오늘의 여유는 더욱 값진 느낌이다.
바로 앞이 큰길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입구로 들어가니 도심 속 소음이 차단된다. 깊고 울창한 이 나무들이 쏟아져 나오는 소음을 다 흡수하는 곳 월화원.
말 그대로 꿈같은 자연 동산이 이곳 수원에 위치해 있다.
나무가 비벼지는 소리를 혹시 아는가? 바람과 춤추는 이 나뭇가지들의 소리의 향연.
'보스륵, 보스륵'
바람의 흐름에 온몸을 맡기고 이리저리 리듬을 타는 생기 있는 나뭇가지들의 모습이 보인다. 위로는 따스한 햇빛, 아래로는 시원한 연못이 나무의 체온을 조절하는 과정이 어지간히 기분 좋았나 보다. 하긴 한여름의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내 몸에 땀이 잘 나지 않는 신기한 공간이었기 때문일까?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 물줄기는 덩달아 내 마음도 시원하게 만든다.
마치 저 '삼우정'이라는 정자에 누워서 잠깐 낮잠을 자면 어떨까 하는 설레는 상상을 해본다.
직장인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이 월요일에, 느긋한 낮잠 계획을 세우다니, 생각만 해도 즐거운 오늘.
조금만 시선을 돌려보니 저 멀리 '징검다리'가 있었다. 돌 하나씩, 균형을 살려 천천히 건너가는 것이 포인트인 이 징검다리. 한 발자국씩 내 발걸음을 천천히 조심스레 내밀어 본다. 언뜻 보이기에는 얕아 보이는 연못이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30~40센티 정도로 깊은 곳이었다.
내 속마음은 의외로 긴장되고, 매우 조심스러웠지만, 이 좁은 다리를 건너가는 경험 자체가 내 마음속에 작은 깨달음을 주었다.
뭐든지 급한 내 성격을 잠재워주는 하나의 작은 불씨가 된 것일까? 어떤 일처리를 하든, 징검다리처럼 한번, 두 번 생각해 보고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참 놀랍다. 그저 '존재'하는 자연물 속에 삶의 지혜가 고스란히 녹아 있으니 말이다.
산책을 하면서 지인과 느긋한 전화를 하는 한 중년 남성, 순수한 눈망울을 가진 남동생을 데리고 놀러 나온 어린 소녀, 나이가 지긋하지만, 눈 속의 총명함이 돋보이는 어르신 등, 이곳 월화원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자연과의 끊임없는 합일을 추구해 간다.
매일 가는 산책도, 작지만 새로운 경험과 깨달음이 전달된다면 그게 바로 '이색'의 참된 의미가 아닐까? 나는
이곳 '월화원'에서 이색 데이트를 한다.
또다른 전통문화공간의 '힐링스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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