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들을 높게 생각하며 살아왔다. 아주 어렸을 적부터 꿈꾸던 작가, 성공한 CEO, 하물며 운전하는 것마저. 귀찮거나 싫어서라기보다 그것들을 너무나 대단하게 여겼던 것 같다. 은연중에 우러러보며 나의 가능성을 제한했다. 시도하지도 않고 부러워하고, 가끔은 일부러 무관심을 택했던 지난날이 아까워서 글을 쓴다.
얼마 전 심리에 관해서 쓴 글이 갑작스럽게 조회수가 오르면서 전에 없던 날 선 댓글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무플보다는 악플이라지만 막상 경험하니 생소하기는 하다. 하지만 블로그에서 브런치로 넘어온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진심으로 글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 그래서 균형 잡힌 글보다 나의 생각을 선명하게 남기려고 한다. 양쪽의 입장을 모두 대변하는 글, 그저 착하기만 한 글을 쓸 생각은 없다. 언젠가 변할지도 모르지만 현재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고 싶다. 그것은 한 편으로는 어렵고, 또 한 편으로는 부끄럽다. 그러나 두려움에 사로잡히면 아무것도 쓸 수 없을 것이다. 나심 탈레브의 '블랙 스완'을 읽으면서 작가의 논조에 거북함을 느끼면서도 확고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만은 대단하다고 여겼다.
여전히 '내가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성공한 CEO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은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다. 그런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나를 회장님이라고 부르는 엄마와, 경영에 도움이 되는 책을 꾸준히 보내주는 친구, 진심으로 나를 응원해 주는 반려인을 떠올린다.
그러나 벌레를 잡을 때조차 계획과 결단력이 필요하다. 손으로 잡을 거라면 이 놈을 없애겠다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손바닥을 제대로 마주쳐야 하고, 도구를 쓸 거라면 벌레의 움직임을 파악해서 한 수 앞을 내다보아야 한다. 확고함과 계획 없는 시도는 언제나 적중율이 낮았다.
성공적인 계획, 그것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아직은 감이 오지 않아서 앞으로 더 많은 시도를 해 보려고 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난주의 감정 소모가 글을 쓰는 것에 있어서만큼은 생산성을 높여주었다. 오랫동안 해 온 생각인데, 무조건 나쁘기만 한 것도 좋기만 한 것도 없다. 우러러봤던 것들을 나의 현재로 만들기 위해나는 계속해서 읽고, 쓰고, 시도할 것이다. 나의 가능성을 내가 제한하지 않기 위하여. 남들이 하는 웬만한 것들은 나도, 당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