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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1. 2024
미키마우스가 싫어진 이유
물건을 팔 때 꼭 염두해야 할 상표권
자영업을 하다 보면 알지 못했던 일들에 부딪히고 그로 인해 금전적인 비용까지 부담해야 되는 경우가 있다. 저작권, 상표권 등등 법과 관련한 일들이 그렇다. 자영업자의 수는 총 658만 8천 명, 국내 근로자 중에 23.5%의 비율로 OECD에 가입한 국가 중에서도 7위로 상위권에 있지만 사전에 관련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무작정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그랬다.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쯤 되었을 때 아마도 부가세 신고가 밀려서 세무서에서 몇 번 울고 난 이후였다. 여느 날처럼 일을 하고 있던 어느 오후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헬로우 조조죠?"
"네, 그렇습니다."
"여기는 xx 경찰서인데요, 상표권 위반으로 신고되었습니다. 한 번 나와주셔야겠어요."
이건 또 무슨 소리..
나도 모르는 사이에 법을 어기고 있었던 일이 또 발생했다. 누구라도 그렇겠지만 경찰서에서 전화를 받으면 덜컥 겁부터 먹게 마련이다. 전화를 받고부터 심장이 빠르게 뛰고 팔과 다리가 벌벌 떨렸다. 들어보니 사이트에서 판매하던 미키마우스 티셔츠가 상표권 위반으로 신고가 되었단다. 증거도 있었다. 누군가 고객인 것처럼 물건을 산 뒤에 경찰서에 신고를 한 것. 명백한 증거가 있으니 발뺌을 할 수도 없었고 몰랐다고 해도 법은 봐주지 않는다. 무지는 변명의 여지없이 죄가 된다. 그리고 그 벌은 그 당시 나에게는 너무 가혹했다. 이미 판매한 물건들 -몇 벌 되지 않았던- 의 판매금액에 더해 벌금 100만 원 형이 내려졌다.
* 상표권: 자신의 상품을 다른 업자의 상품과 구별하기 위해서 갖는 독점적인 권리, 무기한 생성 가능
* 저작권: 창작자의 권리, 워작자가 사망 후 70년 이후에 만료
* 산업재산권: 산업 상 이용 가치를 갖는 특허권, 실용신안권, 상표권, 의장권의 총칭
* 지적재산권: 산업재산권과 저작권의 통칭
미키마우스는 저작권 법에 있어서는 2024년 1월에 초기 버전에 대해서만 만료가 되었으나, 상표권에 있어서는 여전히 디즈니에 속해 있다. 그러니 미키마우스처럼 잘 알려진 캐릭처가 그려진 옷이나 소품을 팔 때에는 꼭 미리 찾아보고 상품을 등록해야 한다. 미키마우스뿐 아니라 다른 유명한 캐릭터를 사용할 때도 그렇다. 심지어 이름을 사용할 때도 주의해야 하는데 한 번은 판매하는 옷에 좋아하는 책의 이름을 붙였다가 작가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은 적도 있다. 좋아하는 책의 작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책 제목을 판매하는 상품에 붙여보라. 그렇다면 아주 차가운 목소리의 작가와 통화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저작물에 대한 권리 침해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기인할 수 있고 입장을 바꿔 보았을 때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그렇기에 물건을 판다는 것은 생각만큼 단순한 일이 아니라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는 일이다.
그나저나 나는 미키마우스를 참 좋아했는데 이제는 그 어떤 캐릭터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이것은 경험 탓인지 나이 탓인지 모르겠지만 미키마우스를 떠올릴 때마다 혀에 쓴 맛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