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간이다. 인간은 문명 안에 사는 존재다. 자연도 인간의 눈을 통하면 이미 문명이다. 문명 속에 편입되지 못한 자연은 적어도 인간에게는 의미가 없다. 따라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문명의 힘을 가져야 한다.
인간은 문명을 이해해야 하고, 문명의 경험을 쌓아야 하고, 자신의 문명을 창조해야 한다. 이것이 문명의 힘이다. 문명을 빼고는 인간을 설명할 수 없다. 내가 기본학교에서 갈고 닦은 것이 바로 문명의 힘이었다.
“우리가 인문학을 배우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바로 ‘인간이 그리는 무늬’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지요. 인간이 그리는 무늬의 정체를 독립적으로 알아내기 위해서 인문학을 배우는 것입니다. 그럼 도대체 인문적 통찰을 하는 관건은 뭐냐? ‘자기가 자기로 존재하는 일’입니다. 이념이나 가치관이나 신념을 뚫고 이 세계에 자기 스스로 우뚝 서는 일, 이것이 바로 인문학적 통찰을 얻는 중요한 기반입니다.”
최진석 교수님이 인간이 그리는 무늬에서 하신 말씀이다. 인문이란 ‘인간의 문명’을 말한다. 문명을 이해하고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인문학이다. 문명의 힘이란 인문학적 통찰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