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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두막 Jul 22. 2022

나는 금방 죽는다.

  최진석 교수님은 아침에 일어나면 ‘나는 금방 죽는다’를 몇 번 되내인다고 하신다. 그러면 그 날 하루는 덜 쩨쩨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생의 유한성을 인식해야 비로소 인간이 되기 시작한다. 영원히 살 것처럼 죽음에 대한 인식이 없는 사람은 철부지일 뿐이다.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 즉 내가 나로 존재하는 것, 문명의 힘을 기르는 것, 몸을 귀하게 여기고 닦는 것은 모두 죽음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가능해진다. 삶과 죽음은 서로 의존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비를 통해 관심을 갖고 이해를 얻게 된다. 죽음에 대한 인식이 없이는 삶에 대한 열정과 타인에 대한 마음을 가질 수 없다.      


 제이 셰티는 수도자처럼 생각하기에서 말한다.

 “수도자들은 현재에 집중하면서도 늘 미래를 의식한다. 수도자들은 내 영향력의 크기로 생을 판단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어떤 느낌을 주었느냐로 삶을 판단한다. 수도자들은 우리가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현재를 사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죽음을 인식할수록 섬세해진다. 목소리를 높이고 주먹을 휘두르며 영향력을 키우려 애쓰기 보다는 차분한 눈빛과 우아한 몸짓으로 수용하고 존중하는 느낌을 전달한다. 

 우리는 음악을 산다. 음악은 반드시 끝이 있다. 인간이 된다는 것은 음악의 끝을 인식하고 최선을 다해 연주하고 노래 부르며 춤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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