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면서 눈물이 많아졌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강인해질거라 생각했는데, 경험이 많이지면서 단단해질거라 생각했는데..이것저것 경험하다보니 이것저것 다 내 얘기 같아 시도때도 없이 주책맞게 눈물이 난다.
얼마전에는 요즘 빠져있는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보다 눈물이 났다. 별거 아닌 지나가는 장면이었는데도 툭 눈물이 터졌다.
유림이 아빠가 연애한다는 걸 안 둘째 고모는 신경질을 낸다. 조카를 보느라 자신은 결혼도 못하고 희생했는데 유림이 아빠가 연애하고 결혼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샘이 나면서 분통이 터졌나보다. 그런데 유림이 큰 고모가 이런 말을 한다. 연애해도 결혼해도 괜찮다고 유림이만 데리고 안가면 좋겠다고. 유림이가 없는 삶은 껍데기 같았을 거라고.
그 고모의 말에 눈물이 났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너무너무너무 힘이 든다. 해도해도 끝이 없고 허점만 보이고 아이는 내 뜻대로 안된다. 내 처지가 가끔은 눈물나게 안쓰럽고, 이런 일상 속 투덜거림을 입에 달고 살았다. 애들한테도 계속 ‘얘들아, 엄마 힘들다.’라는 말을 해왔다.
그런데 퍼뜩 ‘아이들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많이 여유롭겠지. 나도 할일을 자유로이 할 수 있겠지. 그런데…지금 느끼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을까?
엄마가 된 이후 충만하다는 감정을 알게 된 것 같다. 밥 안먹어도 배부르다는 말을 알게되었다. 나를 보고 씩 웃어주는 보드라운 얼굴에 입맞추는 포근함을 알게되었다.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들을 알게되었다.
나는 과연 불평만 할 수 있을것인가? 불평불만을 내려놓고 지금의 행복을 감사하자는 또다시 이런 판에 박힌 결론에 도달했다.
이 다짐을 또 잊고 돌아서면 아이들에게 잔소리하고 때로는 꽥꽥 소리치는 마녀엄마로 돌변한다 해도, 이 기분을 잊지말자고 조금은 너그러운 엄마, 조금은 더 감사할 줄 아는 엄마가 되기로 또 만천 일곱번째로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