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거트

by 김삼일

아침 식사로 요거트를 먹는다.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지만 또 무언가 먹고 싶은, 요상 야릇 허전한 오전에 딸기잼 견과류 요거트와 커피는 내게 최고의 아침식사다. 매 아침마다 요거트를 먹기위해 요거트 기계를 샀다. 1000ml 팩우유를 뜯어 우유를 살짝 따라내고 불가리스를 넣어 섞는다. 밀봉한 채로 요거트 기계에 넣고 24시간 정도를 기다리면 요거트가 완성된다.


언제부터인가 마법처럼 요거트가 만들어진 채로 냉장고에 들어있다. 아침 일찍 출근하여 모두 잠든 사이 퇴근하는, 요즘 코빼기도 보기 힘든 남편의 마법이다. 별 것 아닌, 단순한 요거트 만들기의 과정이지만 또 은근 귀찮은, 그래서 매번 까먹고 요거트가 없으면 아쉬워하는 이 자잘한 임무를 해주는 남편에게 사랑을 느끼며 오늘도 요거트를 아침으로 먹었다.


연애시절 남편은 영원히 나만 사랑할거라 말했다. 나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결혼한 지 10년이 넘은 지금, 남편은 영원히 나만 사랑할거라는 말 따윈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나만 먹는 요거트를 만들어 놓고 조용히 출근한 남편이 더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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