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보면 빠져드는 '그녀의 소셜미디어'
'도시어부'를 우연히 보기 전까지 낚시는 관심 밖이었다. 훌륭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생각 역시 당연히 해본 적도 없다. 낚시의 세계는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했다.
'Fishing with Luiza'(https://vt.tiktok.com/RnwYDM/). 소셜미디어에서 색다른 낚시 콘텐츠를 찾는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팬은 이미 30만 수준. 틱톡도 10만에 육박한다.
'핵심이 낚시냐? 비키니냐?' 낚시에 복장규정이 있는 것도 아닐테니 그냥 보자. 일부 콘텐츠는 이른바 '후방주의성 경계'를 오갈 수도 있다. 하지만 폐쇄된 공간에서 섹시한 복장에 잡담을 곁들인 영상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녀의 낚시는 대체로 보트와 바다 속에서 이루어진다. '도시어부'처럼 생생하게 월척을 끌어 올리는 영상은 비교적 드물다. 대신 어종탐구를 해야 할만큼 다양한 물고기와의 인증샷이 풍성하다.
어쩌면 잠수에 더 능한지도 모를 일이다. 바다 속을 인어처럼 누비며 랍스터를 손으로 잡아 올린다. 중요한 순간을 촬영하는 일행도 있는 것을 보면 '낚시꾼 유튜버'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실제로 루이자는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channel/UCXP8XoI6xGyMsuwjC-lEePg)에서 자신을 낚시와 다이빙, 새로운 바다 모험을 열정적으로 즐긴다고 소개한다. 이리저리 영상을 하나씩 보다보면 '인생 뭐있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물얕은 해변에서 가오리 때와 놀기, 작은 미끼 생선으로 바다속 거대한 물고기 놀리기. 따뜻한 해변과 신비한 잠수 즐기기. 몰디브, 바하마 등 가본 적도 없지만 노스탤지어 처럼 떠오르는 남국에 대한 상상.
인스타그램을 보면 잡은 생선들을 회로 뜬 장면도 등장한다. 동서양이 즐기는 식문화가 됐음을 증명하는 셈인가. 초고추장과 매운탕 양념만 챙겨 간다면 천국이 따로 없을 터.
낚시가 아니어도 가보고 싶은 마음 간절한. 그러나 '은퇴 후' 라고 말하는 사람치고 상상을 실현한 이는 몇이나 될까. 루이자 같은 유튜버가 된다면 '덕업일치'를 이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팔로워 늘리기와 조회수 그리고 수익극대화는 경제적 독립을 이루지 못하는 유튜버들에게 '고난의 행군'이자 '희망고문'이다. 아이템을 쥐어 짜내야 하는 고통은 번아웃을 불러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결국 자신만의 자유로운 남국을 꿈꾸기 때문 아닐까.
소설가 현진건의 '고향'이라는 작품엔 이런 대목이 있다. 당시 일제의 수탈로 인한 식민지 시대 사회 상황을 그린 것이라고 한다.
볏섬이나 나는 전토는 / 신작로가 되고요
말마디나 하는 친구는 / 감옥소로 가고요
담뱃대나 떠는 노인은 / 공동 묘지 가고요
인물이나 좋은 계집은 / 유곽으로 가고요
누구나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지만 풍요를 누리는 것은 여전히 소수이자 플랫폼이다. 지금 노래한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이런저런 매체 뉴스는 / 포털로 가고요
말마디나 하는 친구는 / 유튜브로 가고요
담배대나 떠는 노인도 / 유튜브로 가고요
인물이나 좋은 계집도 / 유튜브로 가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