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는 아이를 국제학교에 어떻게 적응시킬까?
국제학교 학습적응기(수학, IPC 편)
학교 적응한 지 한 달쯤 됐을 때 어두운 아이의 얼굴을 느꼈다
어느 정도 학교 적응도 했고 텀브레이크를 앞두고 이제 괜찮겠거니 했는데!!
무슨 일 있냐고 계속 묻고 해도 다 괜찮다고만 하다가..
이 얘기 저 얘기로 돌고 돌다 엄마의 레이다망에 포착!!!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하는 말이. 어려워... 특히 단어가 어려워요."
Literacy 시간에 학급도서로 읽는 Holes라는 책은 내가 봐도어렵긴 했다.
아이학교는 영어는 영국식 커리큘럼이라 독서와 쓰기를 강조한다.
더구나 8월에 새 학년이 시작하는 학제라 우리 아이는 여기서 한 학년 업그레이드 되어 있다. 수학 역시 용어를 모르겠다는 말까지 듣고는 집에서 케어가 당장 필요하다는 판단에 싱가포르 서점 Popular에 가서 아이와 함께 문제집을 골라보았다.
그전에 간단히 싱가포르 학제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싱가포르는 6세부터-15세까지 의무교육이다. 초등 6년 후 PSLE라는 졸업시험을 보는데 대학이 이때 결정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시험이다. Secondary부터 직업학교에 가는 아이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 싱가포르 아이들의 교육 수준은 매우 높고 초등학교부터 영어를 공용어로 배우며 자신의 모국어를 따로 배운다. 동네 중고생들은 길거리에서 눈 풀려 있거나 배회하는 걸 본 적이 없다! 거주하고 있는 단지 안 청소년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벤치에서 공부를 한다. 맥도널드에서 단어 외우는 아이들도 꽤 많이 봤다. 아이의 문제집을 보니 비로소 이해가 갔다!!
아이가 배우는 4학년 수학은 싱가포르 수학인 Numeracy이다. 4학년 교육과정 내용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부분이 많지만 일단 영어로 모든 설명이 되어 있어 아이가 더 어려워하는 것 같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수학용어가 정리되어 있는 책과 영어 서술형 수학문제집이었다.
Casco라는 브랜드의 문제집들을 픽했다!
그중 수학 핸드북을 고른 이유는 아이가 영어자체를 이해를 못 해 수학문제를 못 푸는 경우가 있었다. 수학 용어 설명을 미리 예습해서 보내기에 너무 좋은 책이었다.
단원 구성을 보면 4학년 국가 수학 교육과정이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하다. 큰 수로 시작해서 각도, 분수 등을 배운다. 자료해석이나 시간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각도 단원을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일단 각도에 대하여 Naming을 해준다. 그 예시를 보여주고 직각, 예각, 둔각 용어 설명을 해준다. 이 용어를 못 알아들어서 문제를 못 푸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각도재는 법을 설명하고 예시를 보여준다. 용어를 그림과 함께 설명해 줘서 아이가 이해를 더 잘할 수 있었고 예시 문제를 함께 연습할 수 있어 더 유용했다.
실전문제풀이용 문제집은 같은 브랜드인 CASCO에서 나온 위의 것으로 골랐다
문제집의 구성은 아래 순서로 되어있다.
-기초 수준을 위한 Drill
-중간 수준을 위한 Perform
-상급 수준을 위한 Achieve
-심화 수준을 위한 Challenge
쉬운 단계부터 높은 단계 순으로 문제를 풀게 된다.
각도 단원에서 예시를 훑어 보자면
-Drill에서는 기본적인 각도 연습을 하게 된다.
-Perform에서는 문제를 이해하고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을 풀어본다.
-Achieve에서는 응용문제를 풀게 되는데 여기서 영어독해가 안되면 수학문제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
-Challenge에서는 심화문제를 푸는데 영어로 그 과정을 설명하도록 되어 있다
참고로 이때만 해도 우리 아이는 Challenge문제를 힘들어해서 수학을 싫은 과목 중 하나로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어실력이 상승하고 수학문제의 패턴을 파악하게 된 지금은 이 문제집들의 도움을 받아 수학시간에 수준별 시험지 중 항상 심화문제를 푸는 아이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용어설명 핸드북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IPC란?
국제 초등커리큘럼으로 우리나라의 창의적 체험활동과 비슷하다. 주제별로 다양한 과목을 통합하여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게 되는데 아이의 학교에서는 학기에 2-3가지의 주제를 정해서 한 가지 주제 아래 다양한 과목을 통합해서 학습하고 현쟁체험학습까지 다녀온다.
이번 주제는 'Full Power'였다. 이미 과학 및 미술 수업에서 에너지에 대하여 배웠고 주말 숙제로 자신이 조사한 에너지 종류를 프레젠테이션으로 정리해서 발표까지 한 상태였다. 나는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서 가서 IPC주제에 맞는 책들을 골라보았다.
동네 어린이도서관 서가는 장르별 뿐만 아니라 연령별로 구획되어 있어 영어책을 고르기가 너무 편했다. 전기는 530번 대의 Physics에 정리되어 있었다.
먼저 고른 책은 표지부터 인상적인 책이었다.
얼마 전 아이가 테이저건 만드는 영상에 꽂혔었는데 그때 만들던 불꽃과 똑같아서 아이가 표지부터 반응이 왔다. 초등아이가 알아야 할 내용이 차례대로 잘 배치되어 있다.
또 글밥도 많지 않고 내용 전개가 체계적이라서 첫 번째로 픽! 하였다.
이 책은 아이가 가장 좋아할 듯한 책이었다. 실험이 함께 들어 있기 때문이다.
남자아이들은 논픽션을 고를 때 만들기 책으로 시작하면 보통 실패하지 않는다.
설명에 엄청 집중하게 된다~~
오리가미(종이접기), 드로잉, 하다못해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같은 게임설명서도 괜찮다!! 아이들의 집중력은 쑥쑥 올라갈 것이다.
이 책은 아이의 레벨과 상관없이 전기와 관련된 위인들을 함께 언급해주고 있어
픽!! 하였다.
암페어, 볼트, 에디슨까지~~
다 읽지는 못하더라도 전기와 연결해서 함께 설명해 주면 나중에 물리시간에 고생하지 않으리라 하고 고른 책이었다.
학기 초에는 멘탈이 탈탈 털리기도 했지만 아이를 믿고 아이가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기로 하였다!
아이는 점점 편안하게 학교생활을 하게 되었고 외동이다 보니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던
습관도 많이 유연해지고 주변을 살펴보는 여유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국제학교 적응이 만만치 않지만 아이에게 저녁에 맛난 밥을 해주고 아이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한참 들어주고 안아주고! 믿는 마음을 표현해 주고!!
정서적 지원이 중요한 것 같다!!
아이가 잘할 것이라고 믿고 아이의 성장을 응원하기로 다짐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