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는 아이를 어떻게 국제학교에 적응시킬까?
국제학교 인터내셔널 데이
준비과정
싱가포르의 매력은 각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고자 하고 다른 나라의 소중한 전통을 함께 지키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즈음 열렸던 인도의 힌두교축제인 Deepavali도 싱가포르 곳곳에서 축하하기 위해 데코를 많이 해놓았었다. 싱가포르의 많은 국제학교에서도 중요한 연례 이벤트로 진행하는 인터내셔널 데이 준비를 위해 아이 학교도 분주하기 움직이고 있었다. 아이의 학교는 전교생이 300명이 넘는 국제학교인데 30개 국가 이상의 다양한 국적이 아이들이 함께 공부를 하고 있어서 더더욱 의미 있는 행사인 듯하다. 어렸을 때부터 이러한 다문화 행사를 많이 경험하는 싱가포르 아이들이 부럽기도 하였다.
올해부터 아이들 Assemly만 하는 것이 아닌 나라별 학부모 부스활동을 추가한다고 Volunteering 지원자에 대한 이메일이 왔다. 그런데 첫 해라 지원자가 많이 없었는지 교장선생님께서 이메일로 3개국만 자원봉사를 신청했다며 신청을 독려했다!
그 3개국은 바로 이탈리아, 스웨덴 그리고 대! 한! 민! 국!!
우리 한국 엄마들은 평소에 커뮤니티가 따로 있지는 않았으나 알음알음으로 몇 분께 적극적으로 의사를 여쭙고 이왕 하는 것 빨리 신청하자고 추진을 하게 되었다. 그때의 추진력으로 그 3개국 안에 들었던 게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그 이후 많은 국가에서 더 신청하셔서 부스활동이 진행될 수 있었다!
텀브레이크 동안 온라인 채팅을 수시로 하며 의견을 교환하고 그것도 모자라 오프라인 사전모임도 2회나 가졌다.
사실 우리들은 사전모임을 가장한 서로의 해외생활 어려움에 대한 넋두리 타임을 가졌었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못다 한 이야기는 채팅으로 해결하고 회의를 했다. 필요 물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각자 소장하고 있는 한국전통 아이템들을 공유했다.
그리고는 학교에서 부스 설치를 허락한 행사 전날 학교와 가까운 한 분이 집으로 초대해 주셔서 본격적인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우리는 방금 구워진 따끈한 에그타르트를 사들고 방문했다. 아침부터 집을 내어주시고 각종 문구류를 제공해 주시는 것도 모자라 저리 멋진 스파클링와인과 안주까지 제공!!! 더운 날씨에 시원한 모스카토로제 너무 행복해졌다!
인터내셔널데이의 부스에서 제공되는 테이블 2개이고 시간도 한 시간이라 크게 부담이 없었다. 그래서 책갈피에 아이들 한글이름 써주기, 딱지 등 전통체험하기 등의 체험존과 다양한 한국물건, 한복 등 전시하는 전시존으로 꾸미기로 하였다.
우리가 당일 날 해야 하는 미션은 3가지였다. 그 미션은 다음과 같다!
미션 1. 책갈피에 끈 끼우기!!
아이들에게 한글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알릴까 고민하다가 책갈피에 붓펜으로 아이들 이름을 한글로 써주기로 했다. 검색능력자 어머님께서 싱가포르 인터넷 쇼핑몰 쇼피에서 너무나 예쁜 책갈피를 주문해 주셨다. 우리는 책갈피에 끈만 끼우면 더더욱 아름다워지는 수작업을 시작했다. 어쩜 수다를 떨면서 책갈피들을 그리 잘 끼우는지!!! 감탄이 나왔다.
다음날 이렇게 예쁘게 끼워진 책갈피에 붓펜으로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써줄 생각을 하니 은근 긴장이 되었다.
미션 2. 미리 접은 300개의 딱지 태극기 스티커 붙이기!!
각 집에서 가족까지 동원하여 50개씩 접은 딱지에 역시 쇼피에서 주문한 태극기 스티커를 가운데 붙이기로 했다. 총 300개에 달하는 알록달록한 딱지에 태극기스티커를 붙이니 화룡점정~너무 예뻤다~
300개도 넘는 딱지에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이었지만 우리는 또 뚝딱뚝딱해 내었다!! 딱지 체험하는 친구들에게 선물로 나눠줄 예정이었다.
미션 3. 종이컵과 단청으로 기왓장 만들기!!
미대나 오신 능력자분이 기왓장은 꼭 하셔야겠다며 종이컵까지 챙겨 오셨다!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뚝딱뚝딱 만들어내시는 도깨비방망이 같은 분이셨다. 단톡방에 이미지를 공유하시길래 그냥 말씀만 하시는 것인 줄 알았는데 추진을 해내셨고 우리도 함께 그분의 열정에 따라 만들기 시작했다.
급 핀터레스트에서 단청이미지를 검색하고 프린트한 후 색칠했다. 그리고 박스에 검은색 종이컵을 글루건으로 하나하나 붙이며 기왓장을 재현하였다. 다 붙이고 나니 정말 아름다운 단청느낌이 났다. 이동이 어려웠지만 안 되는 게 없는 한국 엄마들은 학교까지 덜렁대며 들고 이동하였다.
역시나 학교부스에 기와를 직접 가져와 이젤에 얹으니 전통느낌이 물씬 나와 너무 뿌듯했다! 이젤에 한국 전통 엽서들을 붙이니 더 전통 분위기가 물씬 났다. 싱가포르 들어갈 때 다이소 엽서를 잔뜩 공수해 왔는데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부스테이블에 선물로 줄 딱지 300개와 전통놀이도구를 비치하였다. 제기, 팽이, 공기도 있고 윷놀이, 서예도구, 단소도 함께 비치하였다.
이사마다 한국 전통 제품들은 버리지 않으시고 소중히 간직하신 드림팀 멤버의 귀한 전통물건들!!! 돌하르방, 장독대, 복주머니 등등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하루 전에 부스를 꾸미기 시작한 나라는 한국, 브라질, 인도, 프랑스, 일본, 이스라엘이었다. Deepavali를 맞아 더더욱 축제분위기가 물씬 나던 인도부스 옆이라서 우리는 조바심이 났다. 귀한 전통물건들을 잔뜩 가지고 오신 우리 K-엄마들은 다른 나라의 기세에 눌릴세라 다음날 더 물건을 공수해 오겠노라고 열을 올렸다.
각자 소장하고 계신 아이 한복도 걸고 태극기 풍선도 붙이고 하교 시간이 된 아이들도 각자의 엄마를 찾아와서 한국 South Korea팻말을 만들어 줬다. 아이들까지 지원군이 되니 더더욱 든든해졌다.
우리가 미리 소피에서 주문한 단체티셔츠를 개봉했다. 가운데 꽃무늬처럼 태극마크가 있어서 더 맘에 쏙 들었고 심지어는 깔끔하고 원단도 좋았다. 한복을 입으시는 멤버 외에 나머지 3명은 아래 티셔츠를 입을 예정이었다. 저 티셔츠를 빨아 미리 입어보니 더더욱 애국심이 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부스의 다른 나라 엄마들과 은근한 신경전을 펼치며 물건 정리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한 우리들은 쉬지 않고 아직 집에 더 있었던 물건들을 보여주면서 이게 어떠냐 저게 어떠냐 회의를 거듭했다. 국제학교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싶은 4명의 한국엄마들은 늦은 밤까지 단톡방에서 온라인회의를 계속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인터내셔널 데이에서 활약하는 한국팀이야기가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