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서 날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해봤다.
나의 어린시절, 상처받았던 기억들, 컴플렉스, 가족과의 관계 등.
이런 것들을 빼고 글을 쓰니 글 속에 항상 뭔가 부족했다.
내 과거 이야기, 특히 가족들의 이야기를 드러내는게 두려웠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기도 했고 글 하나로 날 판단받는게 싫었다.
부모님에게 상처받았던 기억을 썼다가 나중에 부모님이 그 글을 읽고 상처받는 것도 염려되었다.
(이제는 부모님에게 원망이 없다. 지금의 부모님은 완벽하진 않지만 나에게 좋은 분들이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자신들의 과거 이야기를 글로 쓴다면...
나는 과연 아이들에게 상처 하나 주지 않은 완벽한 부모일까?
나에게 받았던 상처, 아픔이 있다면 나는 어떤 마음이 들까?
난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런 고민에 생각이 닿았다.
먼 훗날의 나는 아이들이 어린 시절 받은 상처에 대해서 사과할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딸들이 그래서 힘들었구나. 미안해.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서툴렀어."
우리 부모님도 나와 같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마음을 먹자 글 쓰는게 조금 편해졌다.
우리 부모님도 그랬겠지.
우리 부모님도 엄마, 아빠가 처음이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