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주인공 티타의 어머니인 엘레나는 그야말로 냉혹한 인물이다. 특히 막내딸 티타에게 폭력을 휘두르면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물려주려고 한다.
이 작품을 그저 음식을 통한 감정의 표현과 욕망. 수십년에 걸친 티타와 페드로의 억눌렸던 사랑의 열병과 불꽃같은 사랑 이야기에만 집중해서 보는 것은 뭔가가 아쉽다. 발레 작품을 다 감상하고 나서도 두고두고 생각이 나는 장면이 있어서였다. 마마 엘레나가 집안의 대물림 때문에 큰 딸 로사우라를 페드로와 결혼시키기로 결정하는 장면에서 티타의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좌절된 표정과 절망 그리고 그런 딸의 모습을 바라보는 마마 엘레나의 냉혹한 얼굴이었다. 작품에서 마마 엘레나 역을 맡았던 로얄 발레단의 발레리나 라우라 모레라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왜 네 삶이 더 쉬울 거라고 생각해?” 라우라 모레라의 인터뷰 내용을 보고 솔직히 소름 돋았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에서 매우 다양한 형태로 일어나는 일이다. 단지 언어의 연금술사같은 작가의 마법같은 문체에 작품이 전반적으로 환상적인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결론은 신비로운 색채와 언어의 마술로 인간이 사는 이야기를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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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나름대로 공부하면서 나르시시스트 부모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고, 그 부모로 인해 고통받는 에코이스트 자녀들이 많다는 것에 놀랐다. 특히 한국처럼 유교의 효사상을 비틀어지게 받아들여 자녀들에게 강요하고 경쟁, 서열의식이 강한 민족의 경우 나르시시스트들을 양성하는 국가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나르시시스트들은 세계 어느 나라에나 다 있을것이고 이 작품을 보면서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네라는 생각을 했었다.
나르시시스트 부모들의 특징이 같은 나르시시스트 자녀들은 예뻐하고 자녀들 중 에코이스트 성향이 있는 자녀는 귀신같이 알아보고 착취한다고 한다. 마마 엘레나는 전형적인 나르시시스트 부모이고 작품속의 큰딸 로사우라는 플라잉몽키(나르시시스트 조력자) 또는 같은 나르 유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에코이스트인 주인공 티타의 인생이 가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