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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 서연 Dec 15. 2023

지난 8월 대관령 국제 음악제

신박 듀오, 봄의 제전

상당히 망설이면서 예매했던 공연이었다.

몇해전에 대관령 음악제를 관람했던 적이 있던 나는 올 8월에 발레 <봄의 제전>의 공연이 예정되어있다는 것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대관령 음악제가 열리는 공연장들은 발레 공연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은 양인모의 공연을 보고 싶었으나 신랑이 휴가를 낼 수 있는 날짜와 맞춰야했기 때문에 신박 듀오, 봄의 제전 공연을 예매할 수 밖에 없었다. 1부는 신박 듀오가 연주하는 슈베르트의 환상곡 F단조 D. 940과 라벨의 라 발스 그리고 중간의 인터미션 후 2부는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봄의 제전의 반주에 맞춰 추는 발레 작품이었다.


신박듀오의 연주는 유튜브에서 감상했을 때보다 훨씬 좋았다. 신박듀오는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환상곡 F단조 D. 940>의 코다 부분을 단조보다는 삶에 대한 희망의 메세지가 담긴 장조의 느낌으로 해석을 했다. 라벨의 라발스는 왈츠의 시작과 전개 그리고 종결부분을 섬세하게 잘 펼쳤다. 여린박에서 트레몰로로 시작한 왈츠곡이 우아하고 환상적으로 전개되었고, 점차 폭팔적인 크레센도와 격렬하게 치닫는 아첼레란도, 현란한 글리산도에서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끝없는 리듬처럼 들렸다.


발레 <봄의 제전>은 여러모로 아쉽다. 공연 전 발레리나가 무대 공포증을 이겨내며 무대에 오른다는 내용의 발레였는데, 안무에서 설득력을 못 느꼈다. 대관령 음악제는 음악회에 적합한 공연장인만큼 무용수들이 자유롭게 표현하고 도약하기에 비좁은 곳이다. 댄스 플로어는 깔았지만 조명, 무대 등 모든 면에서 발레를 하기에 준비가 안 되어 있었고 이렇게 산만한 발레 작품을 관람하는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사실 이 날 공연은 모든 면에서 아쉬운 프로그램이었다. 신박듀오의 연주는 훌륭했으나 연주된 곡들은 너무나 대중적으로 알려진 곡들이었으니 다른 곡들로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야 했다. 또한 '발레'라는 예술분야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기획이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공연 예매는 매우 신중하게 선택해야겠다는 것을 깨달은 공연이었다.

신박듀오
발레 <봄의 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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