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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 서연 Jan 10. 2024

두 개의 심장이 만나 사랑하는 과정

프렐조카주의 <Le Parc, 공원>

안무가 : 앙줄렝 프렐조카주

원작 : 17세기의 소설 <클레브 공작부인>

발레작품 : 공원(르 파르크)

1994년 프렐조카주가 파리 오페라 발레단을 위해 만든 작품으로 특히 3막에서 주인공들의 강렬한 파드되가 유명한 컨템포러리 발레 작품이다. 프렐조카주는 이 작품으로 브누아 드 라당스의 안무가상을 수상했다.

형식 : 3막 구성

미니멀한 무대 디자인을 배경으로 남녀 주역 무용수와 코르 드 발레(군무)는 로코코 의상을 입고 독특한 움직임으로 스토리를 전개하면서 모차르트의 선율을 춘다. 모던한 복장을 입은 4명의 정원사들은 추상적인 분위기로 남녀 주인공들의 사랑을 이어준다.

음악 :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1막 : 모차르트 교향곡 36번 C장조 K. 425 “린츠” 1악장이 흘러나옴과 동시에 귀족들이 의자를 들고 등장한다. 귀족들의 유희는 모차르트 6개의 독일무곡 K. 600 중 4번 G장조, 5번 B플랫 장조, 6번 D장조의 선율로 묘사한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4번 K. 449 E플랫 장조 2악장 안단티노의 선율을 배경으로 운명적으로 마주친 남녀 주인공이 첫 번째 파드되를 춘다.

2막 : 로코코 시대의 빠니에 드레스를 입은 여인들이 등장해 춤을 추기 시작하면 모차르트의 세레나데 13번 G장조 “아이네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 중에서 론도 알레그로가 흘러나온다. 발레리노들의 구애는 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 11번 D장조 K. 251중 3악장 안단티노로 묘사를 한다. 모차르트의 “음악적 농담 K. 522”을 재해석한 안무가의 어질어질한 장난도 재미있다.

3막 : 남녀 주인공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5번 K. 450 B플랫 장조 2악장 안단테의 선율로 그려나간다.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의 두 번째 파드되가 시작된다. 귀족들의 유희와 코르 드 발레의 디베르티스망은 모차르트 현악 3중주를 위한 6개의 전주곡과 푸가 K. 404a 중 3번 아다지오, 디베르티멘토 K.137 B플랫장조, 세레나데 7번 D장조 K. 250 “하프너” 중 8악장 아다지오 – 알레그로 아사이로 묘사한다. 남녀 주인공의 마지막 파드되는 피아노 협주곡 23번 A장조 K. 488 2악장 아다지오로 사랑이라는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로코코 시대의 복식인 '빠니에 드레스'
빠니에 드레스는 애초부터 발레 의상이었다. 발레를 위해 최초로 제작되었던 무대 의상이 왕족, 귀족들 사이에까지 퍼져 발레복이 로코코 시대를 대표하는 의상이 된 것이다.


그 동안에 사랑에 관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미술작품, 오페라와 발레 작품들을 봐왔지만 이 작품만큼 열정적이면서도 순수하고 관능적이면서도 애틋한 여운을 남긴 작품을 본 적이 없다. 운명적으로 마주친 두 남녀가 본능적으로 이끌리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사랑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악장들은 주인공들의 설레임과 사랑을 표현하는 로망스가 되고 있다. 모차르트의 애틋한 아리아들은 오히려 사랑이라는 주제를 강렬하게 인상을 남긴다. 모차르트의 애잔한 선율을 배경으로 여자 무용수가 남자 무용수에게 격정적으로 키스하며 매달린 채 허공을 빙글빙글 도는 장면은 이 작품 중에서 가장 강렬한 색채를 남기는 아름다운 순간이다.      

흔히들 사랑은 열정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사랑에는 용기도 중요하다. 서로에게 이끌려 설레이는 두근거림으로 시작한 사랑은 열정이지만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용기이다. 나중의 결과가 어찌되든간에 인생의 한 순간을 함께 하고자 선택하는 용기와 순수하게 서로를 마주보는 두 사람의 신뢰와 애착이 곧 사랑이라는 안무가의 통찰력이 매우 돋보이는 수작이다.

이 작품 중에서 가장 강렬하게 빛나는 순간인 '허공의 키스' 장면



https://youtu.be/ooYw0mh5f_M?si=QcKYao-V20cgCP38

주연 : 알리스 르나뱅, 마티유 가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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