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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 서연 Mar 21. 2024

로열 발레단의 잔망미 넘치는 발레리노들

개성 만점의 연기력으로 웃음을 안겨주는 무용수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주연이 아닌데도 출연자들과 환상의 케미를  보여주면서 시청자나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거나 큰 웃음을 안겨주는 등 작품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조연 배우들이 있다. 이들은 주연 배우의 연기를 뒷받침하고 작품을 살아숨쉬게 하면서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들이고 있으니 베테랑 연기자라고 할 수 있다.


발레 작품에서도 그러한 조연 무용수들이 있다. 특히 자체적으로 드라마 발레를 계속 제작하면서 안무가들의 생각과 연출을 중요시하는 로열발레단에서는 조연 무용수들의 약방의 감초같은 연기력을 매우 중요시한다.


보통은 조연 무용수들을 '솔리스트'라고 부르나 로열 발레단의 무용수들 직급 체계는 다른 발레단과는 달라 '퍼스트 솔리스트'들이나 '수석 캐릭터 아티스트'들이 조연 역할을 한다. 이들은 각종 드라마 발레에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기도 하고, 비극적인 드라마발레에서 의외의 웃음 포인트를 줘서 잠시나마 관객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기도 한다.


그럼 현재 로열 발레단에서 잔망스러운 연기력으로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주는 대표적인 발레리노 두 분을 소개합니다.


제일 먼저 소개할 발레리노는 현재 로열발레단의 '퍼스트 솔로이스트'이자 '안무가' 이기도 한 발렌티노 주케티 이다.

발렌티노 주케티라는 발레리노를 알게 된 작품은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로열발레단이 자랑하는 케네스 맥밀란의 비극발레<로미오와 줄리엣>은 의외로 유머 코드가 있다. 매번 진지하고 심각하다고 생각했던 맥밀란의 작품에서 예상치 못했던 안무가의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 장면들이 있는데, 안무가가 의도한 바를 자신만의 개성과 함께 풀어나가 관객들에게 웃음을 전달했던 발레리노가 있다. 바로 발렌티노 주케티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의 친구 머큐쇼역을 맡았던 발렌티노 주케티의 능청스러운 연기력은 웃음을 터지게 만들기도, 오히려 감상자의 마음을 아프게도 했다. 아쉽게도 발렌티노 주케티의 머쿠쇼  관련 사진이나 유튜브 영상이 없다. 대신에 다른 작품들에서 잔망스러운 매력을 발산한 사진들을 모아보았다.

크리스토퍼 휠든 안무의 <겨울 이야기>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만돌린 댄스'를 추는 발렌티노 주케티
프레데릭 애쉬튼의 <고집쟁이 딸>에서 최유희 발레리나와 함께
<한 여름밤의 꿈>에서 스티븐 맥레이(뒤)와 함께
케네스 맥밀란의 <엘리트 싱코페이션>에서
로열발레단 연습실에서

발렌티노 주케티는 영화 <댄서>에서 세르게이 폴루닌의 친구로서 인터뷰를 한 바 있다.



다음으로 소개할 발레리노는 알렉산더 캠벨이다. 사실 알렉산더 캠벨은 '프린시펄(수석무용수)'이다. 그럼에도 키가 작아 때로는 주연이 아닌 조연을 맡아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하기도 한다.


*로열발레단은 무용수들의 키에 집착하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비주얼이 가장 좋은 무용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발레단은 러시아의 발레단들과 파리 오페라 발레단이다. 우리나라 발레단들도 대체로 체급이 좋은 무용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로열발레단은 다르다. 의외로 키가 작은 무용수들이 많고, 키가 작아도 수석 무용수를 시켜주는 발레단이다. 군무가 중요한 <지젤>이나 <백조의 호수> 때문에라도 각 발레단들은 무용수들의 큰 키를 중요시하는데, 로열발레단이 제작한 이들 작품을 보면 키가 균일하지 않은 군무를 보고 당황하게 된다. 그러나 로열발레단의 큰 무기인 연기력과 연출을 보게 되면 어느새 무용수들의 키를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된다.


알렉산더 캠벨은 <호두까기 인형>에서 한스 피터/호두까기 왕자 1인 2역을 맡아 큰 웃음을 안겨주었다. *로열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역시 다른 발레단과 많이 다르며 호두까기 왕자 역을 맡은 발레리노가 한스 피터역(클라라 오빠)까지 맡는다. 최근에 로열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에서 같은 역할을 맡은 다른 발레리노는 같은 연기에도 오히려 우아하게 보였다. 그래서 로열발레단은 무용수들의 평소 개성을 작품 속에 살리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보았다.

한스 피터/호두까기 왕자 역의 알렉산더 캠벨


알렉산더 캠벨의 호두까기 왕자. 지금까지 우리가 봐왔던 우아한 호두까기 왕자와 전혀 다른 호두 왕자님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https://youtu.be/hpHjMf7q7o4?si=ZEyDXmMCiEsCPXlA

<돈키호테>에서 바질역의 알렉산더 캠벨
제롬 로빈스 안무의 <모임에서의 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머쿠쇼 역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토끼역의 알렉산더 캠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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